제51회 국가조찬기도회
▲참석한 성도들이 통성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먼저 하나님의 나라와 의를 구하라(마 6:33)’는 주제로 제51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가 17일 오전 서울 삼성동 코엑스C홀에서 3천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개최됐다.

이날 천주교인인 문재인 대통령은 불참했으며, 기독교인인 이낙연 국무총리가 대신 참석했다. 기독교인인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도 불참했다.

이날 기도회는 제51회 대한민국 국가조찬기도회 준비위원장 두상달 장로 사회로 대회장이자 국회조찬기도회 회장인 김진표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개회사를 전했다.

김 의원은 “1948년 대한민국 제헌 국회는 각자의 종교와 사상을 떠나 모든 의원들이 목사 인도로 하나님께 감사 기도를 올리면서 시작됐다”며 “이러한 역사적 전통을 이어받은 국가조찬기도회는 지난 5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국가 지도자를 위해 매년 기도해 왔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100여년 동안 한국교회는 세계 선교 역사상 유례 없이 빠르게 부흥했다. 경제 성장과 민주화를 가장 빠르게 이뤄낼 수 있었던 것도 우리 믿음의 선배들이 눈물 어린 기도를 드렸고 하나님이 응답해 주셨기 때문”이라며 “그러나 지금 우리나라를 둘러싼 안팎의 상황이 녹록치 않다.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뚜렷한 결과를 내지 못하면서 남북간 교착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고, 경제는 지난 20년간 장기 저성장의 늪에서 헤어나지 못한 채 저출산 고령화 문제에 직면해 있다”고 전했다.

김진표 의원은 “굶주림과 억압 속에 신음하고 있는 북한을 위해 한국교회가 다각적인 협력으로 도와줄 수 있도록 기도해 달라”며 “특히 기도회에 모인 전 세계 기독교 지도자들께서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반도 비핵화를 통한 대한민국 평화와 번영, 사회 문제 해결을 위해 한 목소리로 기도해 달라”고 부탁했다.

제51회 국가조찬기도회
▲이영훈 목사가 설교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부회장 안상수 의원(자유한국당)의 개회기도, 부회장 이혜훈 의원(바른미래당)과 이봉관 장로의 성경봉독, 여의도순복음교회 예루살렘 찬양대의 특별찬양 후 이영훈 목사(여의도순복음교회)가 ‘하나님의 나라(미 6:6-8, 롬 14:16-17)’를 제목으로 설교했다.

이영훈 목사는 “사람들마다 경제적 어려움, 안보불안, 심각한 저출산 문제, 청소년 탈선, 육신의 질병과 장애 등 각종 고통으로 절망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하지만 우리 크리스천들은 그렇지 않다. 예수 그리스도께서 온 인류의 절대 희망이 되시기 때문이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꿈과 희망을 선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목사는 “예수 그리스도를 믿으면 우리 마음에 하나님 나라가 임한다. 모든 절망을 물리치고 희망을 외칠 수 있다”며 “사도 바울은 하나님 나라에 대해 먹고 마시는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의와 평강과 희락이 넘치는 하나님이 다스리는 나라라고 정의했다”고 전했다.

그는 “이 땅에 참된 의의 나라가 임해, 하나님 앞에서 모든 인간이 평등하고 행복하게 살아가야 한다. 이 의의 나라는 인권의 평등을 이야기조차 하지 못하고 있는 북녘 땅에도 임해야 한다”며 “북녘 땅에도 의의 나라가 임하도록, 모든 사람이 하나님 앞에서 평등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그리하여 참된 평화가 임하도록 우리는 기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영훈 목사는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인 우리 대한민국에 참된 평화가 임해야 한다. 북한이 핵무기를 완전히 포기하고 모든 전쟁무기들을 내려놓아, 남북 평화의 장을 열어가야 한다”며 “독일 같이 총 한방 쏘지 않고 참된 평화통일이 와야 한다. 이를 위해 진보와 보수를 뛰어넘어 그리스도의 사랑으로 한 마음 되어 기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목사는 “이제 마음 속 불안과 염려, 근심을 몰아내고 기쁨을 회복하여 꿈과 희망을 얘기할 때”라며 “당장 통일을 이루지 못하지만, 모두 손에 손 잡고 하나 되어 통일 시대를 열어가야 한다. 거룩과 꿈과 희망을 갖고 믿음으로 전진할 때,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때에 반드시 하나님 나라를 이루셔서 통일의 날이 다가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제51회 국가조찬기도회
▲이낙연 국무총리가 축사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축사한 이낙연 총리는 “하나님 나라는 평화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이고, 하나님의 의는 이슬비처럼 내리는 사랑이라고 생각한다”며 “우리는 안으로는 국민 대화합을, 남북 사이에는 민족 대화해를 이뤄, 하나님 나라와 의를 실천할 수 있도록 교회가 한 마음으로 기도해 주시길 바란다. 정부는 하나님과 역사와 국민이 내준 소명을 완수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하나님께서 이 땅에 복음이 전파되게 하시고 그리스도인들이 각 시대의 가장 시급한 과제에 몸을 던져 주신 것에 감사하다”며 “기독교는 지난 130년 동안 대한민국의 해방과 근대화, 민주화의 뜨거운 동력으로 기여해 왔다. 대한민국이 숱한 환란을 이기고 경제적·정치적으로 발전한 것은 그리스도인들의 수고와 기도가 있었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그는 “그러나 우리는 하나님께서 명령하신 평화와 정의와 사랑의 사명을 아직 온전히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 이 땅에는 가난하고 소외받고 차별받는 사람이 여전히 있다. 계층과 지역, 이념과 세대에 따른 갈등과 분열을 극복하지 못했다”며 “마지막 냉전을 해소할 수 있는 남북의 화해와 협력도 아직 이뤄지지 못했다. 하지만 저는 기도의 힘을 믿는다. 오늘 우리에게 맡겨진 하나님의 사명을 완수할 수 있도록 하나님께 함께 간구하자”고 당부했다.

이낙연 총리는 “먼저 국민 대화합을 이루자.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못하고 동과 서, 부자와 빈자, 노인과 청년, 여자와 남자의 갈등이 커지고 있다. 극단의 주장의 충돌은 나와 다른 생각을 거친 말로 매도한다”며 “그리스도인들은 이리와 어린 양이 함께 살고 표범과 어린 염소가 함께 뛰노는 세상을 꿈꾸며,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성숙한 민주 사회로 나아가는데 앞장서자”고 제안했다.

또 “둘째로 민족 대화해에 앞장서자. 한반도 평화 정착의 기회를 어렵게 얻었지만, 두 번째 북미 정상회담이 합의 없이 끝나고 대화가 교착됐다. 그러나 물밑 대화가 다시 이뤄지고 있다. 머지않아 수면 위 대화도 재개될 것”이라며 “우리 민족은 분단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렀다. 대결의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 하나님 뜻에 맞게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를 반드시 이뤄야 한다. 하나님의 축복과 은총 속에 국민과 민족 모두 행복하시길 바란다”고 했다.

제51회 국가조찬기도회
▲이낙연 총리(맨 오른쪽) 등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이후 ‘국가 지도자들과 대한민국의 발전 및 부흥을 위해(정경두 국방부 장관)’,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을 위해(부회장 조배숙 의원)’, ‘국가 안보와 세계 평화를 위해(박한기 합참의장)’ 각각 특별기도했다.

소강석 목사(새에덴교회)는 ‘조국을 향한 그대의 눈물 젖은 눈동자여!’라는 제목의 축시를 전했고, 찬양과 주서택 목사(전 CCC 총무)의 구호 제창, 장종현 목사(백석대 총장)의 축도로 마무리됐다.

이어 도우나 에드워드 전 美 하원의원의 조찬기도와 사무총장 정균양 목사의 광고 후 조찬이 진행됐다.

앞선 1부 ‘찬양과 기도’에서는 부회장 주대준 장로 사회로 경배와 찬양, 특별찬양, 합심기도, 특송 등의 순서가 마련됐다.

제51회 국가조찬기도회
▲해외 지도자들이 기도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현직 대통령의 국가조찬기도회 불참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난 2004년 탄핵 심판 과정에서 한 차례 있었다. 2017년 3월에 열린 제49회 국가조찬기도회에는 탄핵 사태로 황교안 당시 대통령 권한대행이 참석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국가조찬기도회에 참석해 순교자 문준경 전도사 등을 거론하며 “교회는 나라가 위기에 처할 때 꺼지지 않는 촛불이 되어 공의를 선포하고 실천했으며, 지치고 힘든 국민들을 생명과 사랑으로 품어주었다”고 인사했다.

하루 전날인 16일 북유럽 3개국 순방을 마치고 귀국한 문 대통령은 이날 귀국하자마자 故 이희호 여사 영정을 방문했으며, 17일 검찰총장 발표 보고 외에는 첫 공식 ‘연차’를 사용해 관저에서 휴식을 취할 것이라고 각 언론에 보도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