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해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도 용인 구성지구에 '구성감리교회'를 개척한 김요환 전도사의 '나의 교회 개척기'를 매우 한 차례 소개합니다. 주님만을 바라보며 교회를 개척한 젊은 목회자를 응원해 주세요!

김요환
▲구성감리교회 김요환 전도사
용인 구성감리교회에서 개척교회 담임전도사로 부르심을 받아 섬기게 된지 어느 덧 6개월이 되었다. 하나님과 함께 동행하고 즐거워하는 목회의 길이기에 늘 행복하다.

어제는 주일학교 초등학교 6학년 학생을 심방하였다. 한 영혼 한 영혼을 만나서 기도하고 식사하고 대화하는 시간도 넘치는 기쁨의 시간이다. 하지만 심방은 동시에 성도들의 아픔과 어려움을 듣는 시간이기도 하다. 초등학생들조차도 나름의 고민들이 있다.

특히 오늘날 청소년들과 청년들은 많은 고민을 가지고 살아간다. 나 역시 담임전도사이지만 나이로는 청년이다. 그렇기에 성도들의 무거운 고민들을 들을 때 함께 마음이 무거워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동시에 안타까움을 느낀다. 왜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으면서 고민하며 살아가는가?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요14:1)라는 말씀이 생각나지 않는 것일까?

오늘날 교회를 다니는 수많은 크리스천들이 하나님이 나와 함께하신다는 강력한 확신과 경험 없이 세상을 살아가는 경우가 많다. 그렇기에 나에게 있어서 사명은 그들에 확신을 가지고 복음을 전하는 것에 있다.
 
작은 개척교회의 담임자로 살아가는 교역자로 있어서 좋은 점은 성도들의 고통의 문제와 삶의 어려움에 대해서 답변하기가 훨씬 수월하다는 점이다. 개척의 상황에 놓여있기에 오늘날 청년들이 직장생활, 학교생활, 가정생활 등 여러 가지 고통의 문제들을 가지고 왔다가 도리어 교역자를 위로하고 돌아가는 경우도 있다.

자신의 처지와 상황에 공감해주지 못하는 사역자들을 향해서는 "전도사님이 뭘 알아요?"라고 쏘아 붙이던 영혼들도 개척교회 담임사역을 한다고 하면 거꾸로 위로하려고 한다. 사실 나는 위로 받을 만한 입장이 아니다. 왜냐하면 이미 하나님께서 공급해주시는 무한한 은혜의 샘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성도들의 지친 삶에 내가 지금 누리고 있는 무한한 은혜의 샘이신 예수님을 소개하고 전하는 일은 매우 의미있는 일이다.

그런데 지난 주 심방은 기존의 심방과 다른 점이 있었다. 그 다른 점은 다름이 아니라, 심방일정 속에 영화 관람을 추가한 것이다. 그 영화는 6월 13일에 개봉한 '천로역정'이다. 기독교 고전 중에 최고로 꼽히는 작품이 애니메이션 영화로 만들어 졌으니 학생들과 보기에 더 나 할 것 없는 좋은 영화였다.

천로역정
ⓒ<천로역정> 포스터
'천로역정'은 아시다시피 존 번연의 작품으로 성경 다음으로 가장 많이 읽힌 책이다. 그 내용은 순례자가 각종 유혹과 어려움을 거쳐서 마침내 천국에 입성하는 내용이다.

주일학교 학생들은 어둠과 절망과 싸우다가 마침내 천국에 들어가는 어드밴처 영화를 통해 즐거움과 재미를 느꼈다. 그러나 그 영화가 끝난 후 흘러나오는 "예수를 나의 구주 삼고"라는 찬양의 의미까지는 잘 모르는 듯 했다. 그래서 영화 이후에 이어서 바로 설교가 시작되었다.

"애들아 지금 너희가 본 영화는 앞으로 너희가 신앙인으로 살아가야 할 인생이란다."

영화 곳곳에서 온갖 어려움과 험한 돌풍들을 주인공이 힘겹게 해쳐나간 모습을 본 아이들의 표정은 어두워졌다. 그러나 최후 승리가 보장된 싸움이 바로 신자의 삶이라는 사실 또한 '천로역정'의 영화를 통해 봤기에, 학생들은 금방 깨달았다. 이윽고 희망의 표정으로 바뀌었다.

개척의 상황과 성도들이 삶 속에서 겪는 상황은 매우 흡사하다. 그 길은 고통과 험한 길일 수 있으나 승리하는 삶이다. 세상의 영광이 안보여도 주님만이 소망이 되는 인생을 살아갈 때 개척교회의 상황도, 인생에서 겪게 될 험한 풍파도, 기쁨으로 춤추며 나아가는 것이 가능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