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본지는 이정순 박사(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 중동연구원 수석연구원)의 논문 '이슬람 상징의 의미에 관한 고찰'을 매주 한 차례 연재합니다. 이 논문은 아세아연합신학대학교의 '중동연구' 논총 제3호(2019)에서 발췌한 것입니다.

이정순
▲이정순 박사
III. 이슬람 상징과 의미

이슬람의 특징은 공동체의 삶이며, 전 세계 무슬림이 공통으로 사용하는 상징은 많지 않다. 이슬람에서는 알라와 인간의 형상을 만드는 것을 금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 장에서는 이슬람권 지역에 따라 무슬림들은 각각 특이한 상징을 가지고 있으므로 다음과 같이 몇 가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알라(Allha, 신 또는 하나님)

아랍어에서의 '알라'는 영어의 'God(하나님)'에 해당한다. 무함마드 당시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의 카바 신전에는 360개의 우상이 존재했었으며 여러 신과 여신들의 신상으로 가득 차 있었다. 이슬람의 알라도 카바 신전에서 모시던 신 중 하나였으며, 그중 가장 유명한 신을 '알라'라고 불렀으며, 이 호칭은 후에 이슬람의 핵심 용어가 되었다.

이슬람에서의 알라는 '영원하시며 성자와 성부도 두지 않았으며 그분과 대등한 것은 세상에 없다'라고 믿는다. 알라는 전지전능한 유일한 존재이며, 이슬람에서 무함마드를 '신의 아들'로 보는 신앙적, 신학적 개념은 발견되지 않는다. 이슬람에서의 알라는 가브리엘을 통해 무함마드에게 꾸란을 계시한 신이며, 절대적인 영향력을 갖고 있으며, 인간과 수직적 관계를 가지고 있으며, 인간이 접근할 수 없는 곳에 존재하는 절대 초월자(꾸란 42:11)이다.

이슬람에서는 특정 이미지를 사용하는 것을 우상숭배로 간주하여, 알라를 나타내는 그림이나 조각 등을 남기는 것을 허락하지 않는다.

2. 무함마드(Muhammad)

무함마드는 570년 4월 20일(쉬아파에 의하면 4월 26일) 메카에서 태어났다. 무함마드는 당시 메카를 통치하던 강력한 권력을 가진 꾸라이쉬 부족의 바누 하심(Banu Hashim) 가문의 아버지 압둘라(Abdullah)와 어머니 아미나(Aminah) 사이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는 무함마드가 태어나기 6개월 전에 죽고, 그가 여섯 살 되던 해에 어머니도 사망했다. 그는 삼촌 아부 탈립(Abu Talib)의 돌봄을 받으면서 상인으로 성장했다.

무함마드는 25세에 거부이면서 과부인 카디자(Khadijah)와 첫 번째 결혼을 하였다. 무함마드가 40세 때에 라마단 월(이슬람 달력으로 제9월) 27일(610년 8월 6일)에 히라산에서 천사 가브리엘을 통해 알라의 계시를 처음으로 들었다고 전한다. 그 후 그는 자신이 알라의 선지자라고 확신하고 알라 한 분만이 신이라고 선포하고, 메카의 모든 우상숭배를 거부했다.

이렇듯 이슬람에서는 무함마드의 종교적인 경험이 핵심으로 자리 잡게 되었다. 그러나, 이슬람 초기에는 무함마드가 우상숭배를 거부하므로 메카의 주민들은 그의 메시지와 가르침에 별로 관심이 없었고, 오히려 조롱과 박해하였다.

무함마드와 그의 추종자들이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한 622년을 이슬람력의 원년(Hijra)으로 정하고 있다. 630년, 무함마드와 그의 추종 세력들이 역사적인 메카 재입성에 성공하였으며 다시 메디나로 돌아와 632년 6월 8일에 병에 걸려 사망하였다. 무함마드가 사망한 후 2년 만에 아라비아반도 전체가 이슬람화되었다.

3. 꾸란(Quran)

꾸란은 '까라아(낭송하다)'라는 동사에서 파생된 명사로 '낭송, 낭독'이라는 뜻이다. 4세기에 최종 정경(Canon) 작업이 완성된 성경보다 600년 이상 이후에 쓰인 꾸란은 무함마드가 610년 이후 23년간 알라(하나님)에게 받은 계시를 구전으로 전하였으며, 그의 생전에 책의 형태로 만들어지지는 않았다.

무함마드가 그의 계시를 제자들에게 가르치면 그것을 낙타의 뼈, 야자수 나뭇잎, 양피지 등에 여러 장소와 여러 시대를 걸쳐 기록한 기록물들을 수집하여 집대성한 책이 꾸란이다. 무함마드는 꾸란의 존재로부터 자신의 사도성에 대한 타당성을 주장했다(꾸란 10:37-39).

이슬람에서는 유대교와 기독교의 교리가 인위적으로 변경되어 알라가 가브리엘 천사를 보내어 무함마드에게 말한 내용이 꾸란이라고 주장한다. 무슬림들은, '알라는 그 자신을 계시하지 않고 단지 그의 뜻과 명령들이 꾸란에 나타난다.'라고 믿는다.

꾸란이 현재의 형태가 된 것은 무함마드의 사후이다. 제1대 칼리프 아부 바크르(Abu Bakr)가 꾸란을 한 권으로 집대성하였다. 제3대 칼리프 우스만 이븐 아판(Uthman Ibn Affan 재위 기간 644-656년)이 최종 집대성하여 꾸란을 완성했다. 이것이 오늘날 사용하는 꾸란의 원본이 되었다. 꾸란은 전체 114개의 장(수라)이며, 각 장에는 독특한 이름이 붙어 있다. 꾸란의 각 장은 메카와 메디나에서 계시가 되었는지를 확인할 수 있지만, 연대기 순으로 나열되지는 않았다.

무슬림들은 꾸란을 정확하게 번역하는 것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한다. 꾸란을 아랍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번역하면 원래의 완전성이 변질되어, 일반적인 의미만 전달한다고 생각한다. 그러므로 무슬림들은 자기 모국어와 관계없이 아랍어로 꾸란을 읽는다. 아랍어가 아닌 다른 언어로 된 꾸란 번역은 '꾸란 주석 또는 해석'으로 생각한다. 예를 들어, 한국어 꾸란은 "성 꾸란 의미의 한국어 번역"이라는 이름으로 적혀 있다.

4. 모스크(Mosque, 이슬람사원)

오늘날 모스크는 이슬람이 발생한 아라비아반도뿐만 아니라 거의 전 세계에 걸쳐 존재한다. 문자적으로 이슬람 모스크(아랍어 Masjid 마스지드)는 엎드리는 장소라는 의미가 있으며, '이마를 땅에 대고 절하는 곳', '엎드림(prostration)'라는 뜻의 '사자드(sajd)'에서 나온 단어이다.

모스크는 무슬림들에게 가장 중요하고 필수적인 건물로서, 이슬람의 핵심이며 이슬람 전파의 강력한 도구로서 상징적 건축물이다. 모스크는 이슬람의 예배 장소뿐만 아니라 종교 생활의 중심이자 정치적, 사회적 모임의 장소이다. 이슬람 신앙의 '다섯 기둥'은 신앙고백, 기도(예배), 성지순례, 단식, 희사이다. 이것 중에 모스크는 기도와 예배와 관계가 있어 중요하다. 꾸란에서는 모스크란 단어가 총 28번 언급되고 있다.

이슬람의 상징 중 하나인 모스크는 초기에는 매우 단순했지만, 곧, 비잔틴의 건축 전통과 접촉함으로써 변화하기 시작했다. 꾸란은 사우디아라비아 메카에 있는 이슬람교 최고의 성지 카바가 인류 최초의 모스크라고 말한다(꾸란 3:96).

무함마드는 622년 메카에서 메디나로 이주했을 당시 모스크의 절대적인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메디나에 도착하자마자 모스크를 세웠다. 그것이 현재 세계 각지에 있는 모스크의 원형이다. 초기 모스크는 무함마드가 예배를 지휘하고, 알라의 말을 전하고, 정치적인 토론이나 결정을 내리고, 제자들을 교육하는 곳이었으며, 신자들의 정보를 교환하고 교제하며, 그들 사이의 다툼을 조정하는 장이기도 했다. 지난 1400년 동안 모스크는 지역에 따라 시대적 상황과 지도자들에 따라 종교성을 강조하거나 사회적 그리고 정치적 이유로 다양하게 변하여 오고 있다.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