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럭비 선수
▲이스라엘 폴라우(Israel Folau) 선수(왼쪽)와 동료들. ⓒ이스라엘 폴라우 인스타그램

호주의 유명 럭비 선수 이스라엘 폴라우(Israel Folau)가 징계를 받아 해고됐지만 여전히 팀원들은 그 슬픔과 혼란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스라엘 폴라우는 호주의 가장 재능 있는 럭비 선수 중 한 명으로 평소 자신의 소셜미디어(SNS)에 성경 구절을 올리고 신앙을 가감없이 표출해오던 선수다.

그는 지난 4월 ‘불의한 자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할 줄을 알지 못하느냐 미혹을 받지 말라 음란하는 자나 우상 숭배하는 자나 간음하는 자나 탐색하는 자나 남색하는 자나, 도적이나 탐람하는 자나 술 취하는 자나 후욕하는 자나 토색하는 자들은 하나님의 나라를 유업으로 받지 못하리라’라는 성경구절을 게시했다.

이스라엘 폴라우
▲호주럭비협회가 문제 삼은 이스라엘 폴라우(Israel Folau)의 글. 대부분이 성경 구절의 공유 내용이다. ⓒ이스라엘 폴라우 인스타그램

이어 고린도전서 6장 9~10절과 갈라디아서 5장 19-21절, 사도행전 2장 38절, 사도행전 17장 30절을 올리면서 “회개치 않으면 지옥에 간다. 예수님은 당신을 사랑하시고, 죄로부터 돌이켜 당신께로 돌아올 때까지 시간을 주고 기다리고 계신다”는 글을 덧붙였다.

그러자 호주럭비협회 랄렌 캐슬(Raelene Castle) CEO는 폴라우 선수에게 “성적 취향과 무관하게 모든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다는 선수 규정을 위반했다. 지난해 비슷한 소셜미디어 행동과 관련, 경고를 했지만 이를 무시하고 무책임하게 심각한 위반 행위를 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언론인 뉴질랜드 헤럴드부터 BBC, CNN, ABC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호주럭비협회는 폴라우 선수에 대한 징계에 착수했다. 이러한 가운데 지난 5월, 스포츠용품 회사인 아식스는 “폴라우가 표명한 개인적 견해는 아식스와 일치하지 않는다”며 2014년부터 이어왔던 폴라우 선수에 대한 후원을 중단했고, 랜드로버도 폴라우와의 후원계약을 철회했다.

그러나 평소 자신의 신앙을 표현하던 동료 선수 사무 케레비(Samu Kerevi)는 지난 5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사람들이 특정 사건과 연계해서 문맥에서 벗어나 나를 공격하는 걸 느꼈다”며 “나는 나의 형제와 관련해 일어나는 일들 때문에 사람들에게 사과해야 할 의무가 없다”고 호소했다.

또 다른 동료인 케푸(Kepu), 새뮤 케레비(Samu Kerevi), 커티스 로나(Curtis Rona) 선수 모두 폴라우 선수를 향한 응원의 메시지를 보냈다. 그러나 결국 호주럭비협회는 폴라우 선수와의 400만불 짜리 4년 계약을 종료하기로 결정했다.

타니엘라 토포우
▲타니엘라 토포우(Taniela Tupou) 선수가 게시한 글. ⓒ타니엘라 토포우 SNS

그러자 타니엘라 토포우(Taniela Tupou) 선수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심각하다. 나와 다른 모든 호주 선수들도 같은 기독교 신앙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고당할 수 있다”며 “내 신앙으로 인해 내가 믿고 있는 것으로 인해 다른 사람에게 사과하지 않을 것이다. 종교는 럭비와 관련이 없다”는 입장을 전했다.

호주의 가장 오래된 신문 중 하나인 시드니모닝 헤럴드는 지난 8일, 남아 있는 선수들이 표현의 자유와 종교의 자유에 대해 확신하지 못할뿐더러 지금의 상황에 혼란스러워하고 있다고 전했다.

현지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케푸 선수는 “나를 포함한 선수들이 여전히 회복의 과정에 있다”며 러그비 유니언 플레이어 협회(Rugby Union Player Association, RUPA)가 몇 가지 일을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RUPA는 ‘신앙과 종교적 신념에 대한 표현 검토(expression of faith and religious beliefs review)’를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