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지는 지난해 감리교신학대학교를 졸업하고 경기도 용인 구성지구에 '구성감리교회'를 개척한 김요환 전도사의 '나의 교회 개척기'를 매우 한 차례 소개합니다. 주님만을 바라보며 교회를 개척한 젊은 목회자를 응원해 주세요!

김요환
▲구성감리교회 김요환 전도사
감리교신학대학교와 감리교신학대학원을 졸업하고 용인에 구성교회를 개척하게 되었다. 처음부터 교회 개척자로 소명을 받은 것은 아니다. 그저 논문을 쓴 후 수련목 시험을 생각하고 있었다. 장로교에서 강도사에 해당되는 과정이 감리교에서는 수련목이라는 이름으로 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갑자기 개척의 길을 열어주셨다.

순전히 하나님의 이끄심이고 은혜이다. 목회를 시작하게 된 소명은 북한 선교와 북한에 교회를 개척하는 소명 때문이었다. 그 준비 과정에 하나님의 큰 그림 중 이 구성교회는 귀한 스케치이다. 즉 교회 개척자로 소명을 받아서 내 의지로 교회를 개척하게 된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은혜가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금 이 자리로 이끌었다.
 
교회 개척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론과 목회 철학일 것이다. 이제 막 개척하여 꾸려가는 교회이지만, 구성교회는 분명한 교회론을 가지고 있다. 교회는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렇기에 교회론은 다른 것이 아니다. 예배 드리는 공동체로 세워진 것이 교회이다.

요즘 사회참여, 정의구현 등이 주된 교회론으로 소개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러나 교회가 사회에 기여하는 가장 큰 핵심은 예배 공동체로 세워지는 것이다. 인간은 예배드릴 때만 가치가 있다.

존 프레임이라는 조직신학자는 '신령과 진정으로 드리는 예배'라는 책에서 교회론에 대해서 이렇게 설명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를 찬양하고 경배하고 예배드리는 신앙 공동체이다. 그리고 그 신앙공동체에 구성원으로 세워진 백성들이 그리스도인이다."

개척한 교회의 존재 목적은 다름이 아니라 "교회이기 때문에" 존재한다. 교회의 존재 목적은 첫째로, 예배 드리는 곳이기 때문에 존재한다. 예배 처소로 세워진 곳에서 예배를 드리는 것보다 더 큰 비전과 사명은 없다. 물론 다른 교회에서도 예배를 드린다. 하지만 예배 처소는 많으면 많을수록 좋다. 예배의 처소가 많기에 더 이상의 예배 처소는 불필요하다는 주장은 잘못된 것이다.

예배학에서 예배당의 건축과 음향과 조명을 아무리 설명해도, 하나님이 받지않으시는 예배라는 것은 헛된 것이다. 비록 예배학적으로 완전히 엉망이어도 북한 지하교회에서 목숨을 걸고 동굴에 숨어 드리는 그 예배! 그 예배 가운데 하나님이 임재하신다.

둘째, 복음전파의 사역을 위해 존재한다. 어떤 사람들은 이제는 개척시대가 끝났고, 개척은 무조건 특수목회여야 한다고 말한다. 그러나 지역사회를 섬기고 특수목회를 해야 한다는 주장이 무조건 맞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불가피한 대안이 될 수 있고, 그 부분에 소명있는 자들에게는 귀한 사역이 될 것이다. 그러나 무엇보다 교회는 우선적으로 복음을 전해야 한다. 그리고 복음을 전하는 일이 곧 지역사회를 가장 잘 섬기는 일이다.

마태복음 28장 19~20절 말씀을 보면 "그러므로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본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볼지어다 내가 세상 끝날까지 너희와 항상 함께 있으리라 하시니라"

물론 대형교회들이 더 효과적으로 잘할 것이다. 그러나 교회가 크든 작든 교회의 존재이유와 역할은 그 자리에서 분량대로 묵묵히 감당하면 그만이다. 사람들의 효율과 눈치는 볼 필요가 없다. 교회는 교회다! 교회는 크든 작든 주님의 것이기에 반드시 이긴다!

그래서 우리 구성교회는 개척교회이지만 특수목회나 다른 기타 열린 예배를 지향하지 않는다. 오히려 전통 예배의 형태와 찬송가를 중심으로 예배를 구성한다. 이것이 미련해 보일 수는 있겠지만, 요즘 복고가 유행이다. 예배는 세련미를 갖추는 것보다, 신령과 진정으로 드려지는지, 그리고 예배의 대상이 삼위일체 하나님인지 그것이 가장 중요하다. 이 기본에 충실한 예배가 바로 우리 교회가 존재하는 목적이고, 이유고, 사명이다.

보통 개척교회의 담임자들은 첫 예배를 드리기까지 어떤 구체적인 준비과정을 거친다. 하지만 나 같은 부족한 사역자는 아직 목사안수를 받기도 전에 담임전도사로 섬기게 된 경우라서 탄탄한 준비를 하지 못했다. 인간적인 시선에서 볼 때 아무 준비도 없었다. 오로지 기도와 말씀 묵상만 있었다. 구체적인 준비과정은 아마 교회를 설립하게 되는 서류와 임대 절차와 인테리어 등을 의미할 수 있는데, 그러한 과정들은 사실 전략적으로 준비가 전혀 없었다. 이 건물은 유치원 자리였는데, 하나님의 은혜로 그냥 하나님이 이끄셔서 여기에 세우셨다.

부흥강사들은 준비된 만큼만 사용하시는 것이라고 인간의 노력을 강조하는데, 사실 그것은 오해이다. 인간이 아무리 노력하고 준비해도 하나님이 작정하시지 않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다. 반면에 인간의 노력이 부족해도 하나님이 은혜주시면 나의 부족함을 고백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일하심이 드라마틱하게 펼쳐진다. 첫 예배를 드리기까지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준비시켜놓으시고 부족한 종을 부르셨다.

개척을 한 이후 예상치 못한 어려움들이 있다. 이것은 모든 사역자들이 공통적으로 봉착하는 문제들이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는 기쁨과 행복과 은혜가 있다.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개척하고 한 6개월 쯤 지난 후에 있었던 사건이다. 지역사회에 사는 불우한 이웃이 도와달라고 찾아왔다. 물질적인 도움을 달라는 것이다. 그러나 이제 막 개척하여 세워진 교회가 불우한 이웃들을 적극적으로 섬기지 못할 때면 마음이 미어진다. 이것이 바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이다.

그러나 예상을 뛰어넘는 은혜도 있다. 주일예배 때마다 모이는 우리 성도들이 말씀으로 변화되어 구제와 선교에 열심을 다하고 예배드리는 기쁨을 누리는 모습을 목격하게 된다. 비로 아직 작은 교회라 주일 11시 예배 한 번 뿐이다. 그러나 단 한 번의 예배와 말씀으로 한 주를 살아내고 삶 속에서 말씀이 구현되어지는 것을 목격하는 구성교회 성도들의 삶은 언제나 기쁨과 감사가 충만하다.

이것이 젊은 사역자가 개척교회를 세우고 시작하면서 경험하는 진정한 부흥의 기쁨이다. 개척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다. 그리고 무조건 개척을 하라고 말할 수도 없다. 그러나 개척교회의 담임자로 섬기는 일은 비록 물질적인 풍요로움을 경험하지 못할 지라도 주님과 동행하는 기쁨을 매일 경험할 수 있기에 그것으로 행복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