칙필레
ⓒ칙필레 홈페이지 캡쳐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미국 외식업체 ‘칙필레’의 입점을 반대해 온 공항들이 종교차별 혐의로 연방항공청(FAA)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국 크리스천포스트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연방항공청은 더 힐(The Hill)에 보낸 성명서를 통해 “최근 기업주의 종교적 관점 때문에 칙필레의 입점을 금지한데 대한 불만 사항들이 접수됐고, 이것이 연방법에 저촉이 되는지 살펴보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또 “연방법은 공항 운영진이 종교적 교리를 바탕으로 공항 내에서 연방항공청의 보조금이나 혜택을 받는 활동들로부터 사람들을 제외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고 전했다.

칙필레의 입점을 금지한 공항은 샌 안토니오 공항과 버팔로 나이아가라 인터내셔널 공항이다.

샌 안토니오시의 앤디 세고비아 시 변호사는 현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최근 우리 사무실은 연방항공청의 공지를 받았다. 이를 검토한 후 우리의 방향을 결정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버팔로 나이아가라 공항을 관장하는 나이아가라 프런티어 교통 당국은 공지를 받았는지 여부는 밝히지 않았다. 다만 현지 매체를 통해 “칙필레를 제외하기로 한 결정은 식품 서비스를 관리하는 업체인 델라웨어 노스에서 나온 것”이라고 밝혔다.

칙필레는 그동안 설립자이자 운영자인 캐시(Cathy) 가족들의 동성애에 대한 보수적 관점 때문에, 최근 몇 년 동안 LGBT 활동가들과 대립해왔다.

이같은 이유로 사립대학인 라이더대학교를 비롯한 일부 대학과 업체들이 칙필레 입점을 반대하는 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펜실베이니아에 소재한 가톨릭 대학교인 두케인대학교에서는 “칙필레를 학교에 입점시키면, LGBT 학생들에게 위험이 되고 안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논쟁이 일기도 했다.

그러나 이같은 반대가 오히려 기독교 기업에 대한 종교적 차별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라이더대학교의 경우, 칙필레가 학생들이 가장 원하는 입점 업체에 선정됐음에도 불구하고 임원들의 강력한 반발에 부딪혀 입점이 취소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학교 측이 학생들의 의견을 충분히 반영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논란도 있었다. 

미국의 텍사스 주 의회는 칙필레 등 종교 단체에 기여하는 기업들을 ‘종교적 차별’에서 보호하기 위한 이른 바 ‘칙필레 살리기 법안’을 통과시킨 바 있다. 그레그 에보트 텍사스 주지사는 이 법안에 서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칙필레 대변인은 '더 힐'에 보낸 성명에서 “우리 회사는 이번 조사와 관련해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면서 “우리는 모두를 위한 음식과 환대에 초점을 맞춘 레스토랑으로서 사회적·정치적 입장을 취하지 않는다. 우리는 종교, 인종, 성별, 성적 지향이나 성적 정체성과 상관없이 모든 이들을 환영하고 포용한다”고 설명했다.

외식업체의 특성상 주말에 많은 손님들이 몰리지만, 칙필레는 주일성수를 위해 일요일에는 매장 문을 닫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직원 약 8만 명을 고용하고 연매출 12조원을 기록하는 중이다. 또 고객지향형 서비스로 미국 소비자만족지수협회(ACSI) 만족도 조사에서 1위를 차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