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음표 소녀 앞으로 참고 중복 요청 문제 응답 작업 중요성 기대 질문 정보 우리 아이 왜 이럴까요 이중성 양면성 궁금 김충렬
혼자 노는 아이들이 있다. 친구들과 함께 어울리지 못하고 혼자서 노는 아이들이다. 이른바 ‘왕따당하는 아동’이라는 점에서, 일찍부터 친구관계에 문제를 보이고 있다. 이를 개선하지 않으면 나중에 커서도 사회성에 문제를 노출한다는 점에서, 서둘러 개선해야 한다.

이런 시각에서 혼자서 노는 아동은 관계하는 기술이 부족한 아동, 자기표현-기술이 부족한 아동, 그리고 혼자 노는 것에 익숙한 아동이라는 특징을 갖는다. 이들의 심리적 원인에 대해 다음 몇 가지를 생각해야 한다.

1. 불안정한 애착형성 문제

혼자서 노는 아동은 초기에 애착형성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아동의 발달과정에서 불안정한 애착형성은 긍정성을 축적하는 원인이 되기 때문이다.

어린아이는 대체로 유아기 시절에는 어머니를 늘 따라다니는 애착행동을 보인다. 어머니가 아동의 행동에 대하여 수용적이고 따뜻하게 마주하면, 아이는 안정된 애착을 형성한다.

어머니와 안정된 애착을 이룬 아이는 성인이 되어서도 타인에 대해 신뢰감을 갖고, 지나친 의존성이 없어도 친밀한 인간관계를 맺을 수 있다. 반면 아동의 애착행동에 어머니가 적절한 반응을 하지 못해 아이의 애착욕구를 좌절시키게 된다면, 아이는 불안정한 애착을 형성하게 된다.

반면 아빠가 아동과 잘 놀아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보는 시각도 있다. 아빠가 자주 그리고 적극적으로 돌봐주는 아이들은 안정된 애착 관계를 형성한다는 것이다. 또 그런 아빠일수록 자녀와 자신의 관계를 훨씬 더 긍정적이고 안정적으로 평가한다.

뿐만 아니라 그런 아이들은 훨씬 더 사교성이 좋고 자기 통제력이 더 강해 행동상 문제가 적으며, 책임감이 더 강한가 하면 부모의 말도 더 잘 듣기에 아이가 태어난 첫해에 엄마가 육아를 전담해서는 안 된다고 보는 것이다.

아기들은 생후 3개월부터 이미 아빠와 엄마를 구분할 줄 알기 때문이다. 아빠가 대부분 2차적 애착 인물의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일지라도, 아이의 발달에서 아빠가 차지하는 의미를 과소평가하지 말아야 한다.

아빠가 일찍부터 아이를 돌볼수록 애착에 더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다. 이때 아빠가 얼마나 많은 시간을 아이와 함께 보내는가보다, 그 시간을 질적으로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더 중요하기 때문이다.

2. 억울 심리의 문제

혼자서 노는 아동은 억울한 심리를 갖고 있다. 이 억울한 심리는, 다른 친구와 놀고 싶은데 친구들이 자신을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친구들이 자신을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러다 보니 이들에게는 스스로의 존재가 인정되기를 바라는 심리가 바탕에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들은 자신과 자신의 수행방식에 대해 인정받고 싶은 욕구가 강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이런 문제로 인해 보편적인 사회적 상황을 위협적인 방법으로 해석하면서 협조하기를 철수하는 것이다. 그러니까 이들의 인정욕구는 자기방어적 측면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들의 욕구문제와 관련해 다음의 세 가지는 중요한 조건이다. 첫째, 사회적 수행에 대한 지나치게 높은 기준이다.

“나는 모든 사람의 인정을 받아야 한다”, “연약한 모습이 조금이라도 드러나서는 안 된다”, “불안하다는 것을 다른 사람에게 들켜서는 안 된다”, “나는 똑똑하고 재치 있고 자연스러운 사람으로 보여야 한다” 등은 지나치게 높은 기준으로 현실적으로 성취하기 어렵기 때문에 불안을 야기한다.

둘째, 사회적 평가와 관련한 조건이다. “내가 실수를 한다면 다른 사람들은 나를 거부할 것이다”, “다른 사람이 내 진짜 모습을 안다면 나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다른 사람의 말에 반대의사를 표명하면 상대는 나를 어리석다고 생각할 것이다” 등이 있다.

셋째, 자기와 관련한 조건이다. 우울한 사람들처럼 아동-사회공포증 환자들은 자신의 가치에 대하여 부정적 신념을 가지고 있는데, 예를 들면 “나는 다른 사람에 비해 부족해”, “나는 충분히 매력적이지 않아”, “나는 부적절해”와 같다.

사회공포증 환자들의 자기상은 불안정하여, 사회적 상황에서는 스스로에 대한 시각이 불확실하고 부정적이지만, 홀로 있거나 편안한 사회적 상황에서는 스스로를 긍정적으로 보기도 한다. 이들의 부정적 자기상은 자신을 평가할지도 모른다고 판단되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만 대체로 불안이 촉발된다.

3. 친구관계 발달의 문제

혼자서 노는 아동은 친구관계의 발달에 문제가 있다고 보아야 한다. 협조심은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에서 필수적으로 활용되는 특성이기 때문이다.

아동은 살아가면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는데, 만남이라는 관계적 경험이 협조심을 촉발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아동의 친구관계 발달경험은 대상관계론으로 이해된다. 프로이트 이후 발전한 대상관계론은 생애 초기 양육자와 관계 경험이 성격구조를 형성하고 발달하는데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대상관계론의 대상이란 자신의 충동 혹은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대상이 아니며, 관계를 맺는 타인이다. 관계를 통한 내재화된 대상표상은 다른 사람들의 행동과 태도에 대처하는 방식을 예상하고 기대하는가를 결정한다.

생애 초기 어머니와 안정적인 애착관계를 형성하고 이를 내재화한 아기는 자라면서 다른 사람과 친구관계를 맺을 때, 그 사람들이 자신의 곁을 떠날 때 불안하기보다는 안정적 정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다.

이때 아이가 안정적인 대상표상을 지니고 있으면 지속적으로 안정감을 유지할 수 있고, 위협에 대해 방어할 수 있으며, 아이의 대상관계가 혼란스럽고 불안정하면 불안에 취약해진다. 대인관계 상황에서 불안을 느끼거나 사람을 만나는 자리를 회피하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협조심이 없는 문제다.

김충렬
▲김충렬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4. 정리

혼자서 노는 아동을 둔 부모라면, 전술한 심리적 원인을 참고하여 스스로 반성할 필요가 있다. 부모가 올바르게 양육한다 해도, 반드시 원인이 될 만한 조건이 얽혀 있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가 자신을 냉정하게 분석해야 개선 가능성이 보인다.

김충렬 박사(한국상담치료연구소장, 전 한일장신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