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어하우스 학회
▲로트 박사(오른쪽)가 인사하고 있다. 왼쪽은 통역중인 이동주 교수. ⓒ이대웅 기자
본지(크리스천투데이)는 지난 3월 22일 서울 양재동 횃불회관(온누리교회)에서 열린 바이어하우스학회 세미나에서 발표한 이동주 교수님의 ‘WCC의 종교다원주의 동향에 대한 바이어하우스 박사의 입장’ 논문을 나눠 게재합니다. -편집자 주

WCC가 노골적으로 이중적 고백을 하는 이유는 하나님의 구원을 현세의 ‘완전한 삶’이라고 정의한 구원관에서 발견하게 된다.

WCC는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과 함께 이루어질 내세, 영혼구원과 총체적이고 완전한 구원, 죄 사함을 받지 못한 불신자들의 심판과 멸망의 말씀 등을 전제하지 않은 현세적이고 물질적인 ‘구원관’에 치우친 모습을 볼 수 있다.

2013년 부산총회에서 선교선언문 ‘함께 생명을 향하여’ 제61항에서 “우리는 교회와 일치에 대한 성찰을 ‘더 광범위한 일치’이해로, 즉 인류의 일치 및 하나님의 피조세계의 전체의 우주적 일치로 개방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처럼 제10차 부산총회에서 WCC의 세계통합적 사상은 WCC 선교선언문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와 병행되는 WCC의 우주 구원관 및 선교관은 다음과 같다.

3항: 하나님의 선교를 우주적 차원에서 인식하는 것과 온 생명, 온 세상이 하나님의 생명의 그물망 안에서 서로 연결된 존재라는 것

19항: 선교는… 모든 피조생명과 우리들과의 화해된 관계성을 표현하는 선교 유형을 채택해야 한다.

20항: 우리는 온 피조물이 … 화해된 일치 안에 포함된다(고후 5:18-19).

9. 23항: 구원: 다른 피조세계가 멸망하는데 인간만 구원받을 수 없다

46항: 하나님의 통치를 알리는 좋은 소식은 정의롭고 포용적인 세계가 실현된다는 약속에 관한 것이다. … 포용성은 인간과 피조물의 공동체 안에서 인간과 피조물이 서로를 인정하고, 각각의 신성한 가치를 서로 존중하고 유지하는 정당한 관계를 촉진시킨다.

61항: 우리는 교회와 일치에 대한 성찰을 더 광범위한 일치이해로, 즉 인류의 일치 및 하나님의 피조세계의 전체의 우주적 일치로 개방할 필요가 있다.

105항: 하나님의 영의 선교가 온 피조물을 새롭게 하는 것임을 확언. 하나님의 사랑은 인간구원을 온 피조물의 갱신에서 분리시키지 않는다.

부산총회의 이러한 우주 포괄적인 다중고백 요인 중 하나는, 이미 반세기 전부터 그들이 지향하는 포괄적 세계관 때문이다.

제1차 WCC 총회로부터 1968년 제4차 WCC 총회까지 총무였고, 명예회장이 된 W. A. Visser't Hooft가 WCC총회에 대해 올바로 지적한 바와 같이, “이제는 선교에 관한 이야기가 아니고 ‘인류의 일치(Einheit der Menschheit)’ 이야기이고, ‘기독교의 연합운동’이 아닌 ‘인류의 연합운동(nicht der christliche, sondern der menschliche Ökumenismus)’ 이야기다.”

이와 병행되는 모순의 통일은 과거에 이미 1989년 산 안토니오 선언문에서 구사된 바 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 외에 어떤 다른 구원의 길도 제시할 수 없다. 그러나 동시에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에 한계를 둘 수 없다.”

WCC 분과위원회 ‘세계선교와 복음화 위원회(CWME)’가 2000년에 고백한 ‘일치를 향한 오늘날의 선교와 전도’ 역시 아래와 같이 서로 상반된 내용의 신앙고백을 단숨에 고백한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한 구원 외에 다른 구원을 이야기할 수 없다. 동시에 우리는 하나님의 구원의 능력에 어떤 재한을 둘 수 없다. 이상의 두 문장 사이에는 긴장이 있으나, 이 긴장은 아직 해결되지 않고 있다.”

본래 기독교 분석적인 신학을 떠나 WCC가 인도철학처럼 모순의 통일을 감행하면서 종교다원주의를 추구하는 것을 보면, WCC는 그 형성기부터 예수 그리스도의 유언대로 온 세상에 복음을 전하여 잃은 영혼들을 구원하는 것이 목표였던 것이 아니라, 세계일치 운동이 그 목표였음을 발견하게 된다.

부산총회 선교선언문인 ‘함께 생명을 향하여: 변화하는 지형 속에서의 선교와 전도’에서의 표명 역시 서슴치 않고 우주를 포괄하는 종교다원주의를 선포한다.

4항: 하나님의 선교를 우주적 차원에서 인식하는 것과 온 생명, 온 세상이 하나님의 생명의 그물망 안에서 서로 연결된 존재다.

23항: 다른 피조세계가 멸망하는데 인간만 구원 받을 수 없다.

61항: 우리는 교회와 일치에 대한 성찰을 더 광범위한 일치이해로, 즉 인류의 일치 및 하나님의 피조세계의 전체의 우주적 일치로 개방할 필요가 있다.

WCC의 확대 구원관인 우주 구원관은 예수 그리스도의 강림과 성령 강림으로 계시된 삼위일체 하나님의 특수계시에 의하지 않고 오직 자연계시에 근거하여 설명하면서, “유일한 하나님, 그리고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는 자기를 증거하지 않은 곳이 없다”고 전제하며 종교다원적인 구원관을 전개한다.

사실로 부산 총회의 선교선언문 ‘함께 생명을 향하여: 기독교의 지형변화 속에서 선교와 전도’의 결론부 제 121-125항에서 매 항마다 강조하고 있는 선교의 목적은 ‘피조물 전체(whole creation)’와 ‘생명의 충만(fullness of life)’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이 선교선언문에서 WCC는 모든 피조물을 포괄하는 가시적 초대형 혼합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목적에 그 뜻을 두고 있다.

WCC는 가톨릭·정교회와 1961년 제3차 총회로부터 모두 연합하고 있다. WCC 가입은 개인이 아니라 교단이 가입하게 되기 때문에, 그 교단 내 입장이 다른 신앙들도 다소 포함하게 된다. 그러나 그 연합세력은 점차 상당히 팽창할 수 있다.

WCC가 추진하는 관용 요구의 목표는 모든 종교와의의 일치(Einheit aller Religionen)와 영적 교류(geistliche Austausch mit anderen Religionen)로, 세계평화를 보전하고 사회적 평등을 이루어 이 세상에서 살아 남으려는(Üerleben der Menschheit) 목표(innerweltliches Ziel)에 도달하고자 함이다.

이들은 우리를 구원하시고자 하여 베푸신 아주 특별한 사건인 예수 그리스도의 성육신과 화목제물 되심, 그리스도의 재림과 또 종말 전 사건인 적 그리스도의 출현과 같은 이들의 시각에서 사라져 버렸다.

제2차 ‘타종교와의 대화 분과위원회’ 책임을 맡은 W. 아리아라자는 교회연합을 넘어 ‘인류연합’이라는 ‘광범위한 에큐메니즘’을 주장하면서, ‘새로운 에큐메니즘’을 위한 새로운 신학을 고안해 내야 하고, 이교도들은 회심의 대상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하나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가는 순례자들이라고 했다.

세계통합적 노선으로 인도하는 글에서, 그는 세상 문제들이 인류의 문제라고 인식하고, 정의, 평화, 인권, 환경, 종교, 나라, 문화 경제를 넘어서 함께 일하며, 기독교를 초월하여 “우리의 삶을 지도해 줄 ‘세계적인 도덕’”에 대한 부르심을 언급함으로써, 하나님의 법이 아닌 통합세계의 도덕법에 찬동하는 입장을 표명하였다.

그는 WCC가 세계통합운동(광범위한 에큐메니즘)을 주장하는 이유 중에 하나는, 위에서 고찰한 바와 같이 ‘하나님의 영’이 이 세상 속에서 일하고 있다는 분별력 없는 영적 혼합주의적 확신 때문이다.

결어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독일교회 내부에 침입한 복음을 파괴하는 영(Einbrechen evangeliem widrigen Geistes in Lehre und Kirche)의 인본주의, 신이성주의, 기독교마르크스주의, 혁명신학, 선교중지론, 혼합주의, 인류연합운동, 문화기복주의(축제식 성찬), 축제식 성찬, 신세속주의( 땅의 신격화) 등과 합한 종교다원주의를 견딜 수 없어 하는 독일인 성경학교 대표의 고백을 진술했다.

그리고 이러한 교회의 영적 불확실성과 다원성으로 인해, 살아 있는 복음에 목말라 하는 성도들을 위해 독일 주립교회가 다시 한 번 재건되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상황이라며, 절망하는 신도들에 대해 진술한다.

이 탈현대를 살아가는 성도들은 이 시대를 비참하게 보는 보들리야드(Jean Baudrillard)가 포스트모던 시대를 개혁이나 희망이 없고 꿈을 상실한, 이미 닥쳐온 미래의 불행에 대해 진술한 바를 깊이 머리에 새기고 이 세대를 맞이해야 할 것이다.

그는 탈현대(Postmoderne)에 대해, 종말적 유토피아가 이미 도래했기 때문에 종말도 없고 어떤 희망도 없다는 진단을 내린 것이다. 데리다(Jaeques Derrida)가 탈현대적 다원성을 죽음의 의미로 풀이한다는 진술을 우리는 저러대로 간과해서는 안된다.

바이어하우스 박사가 고린도후서 11장 4절과 같이 속이는 영을 분별할 수 있도록 아래와 같이 경고한 것을 우리는 마음에 새기고, 우리와 우리 자녀들을 위해서 실천하고자 한다.

그러므로 사도들은 교회들에게 성령의 권세와 역사하심을 간파 할 수 있도록 명백하게 가르치며 척도를 알게 하였다.(고전 12:1-3, 요일 2:20-24, 4:1-6).

바이어하우스 박사는 실제로 역사 안에서의 교회는 한 번도 영적으로 순수해 본 일이 없던 혼합공동체였다(korpus permixtum)고 증언하며, 교회 안에서는 항상 진리와 거짓이 서로 싸우고 있었고, 이러한 공동체는 최후의 심판날까지 계속될 것이며, 때로는 올바로 믿고 고백하는 사람이 다만 소수뿐일 때도 있었다고 하였다.

그러나 바이어하우스 박사와 그의 ‘고백적 공동체(Bekennenden Gemeinde)’가 이 모든 상황에 처한 독일 교회에 대해 언급하는 것은 독일 주립교회를 허물고자 함이 아니라, 다만 아우크스부르크 신앙고백처럼 (Augsburgische Konfessien) 그의 사명을 다하도록 위로 받고 힘을 얻게 하는 ‘거룩한 공동체(die communio sanctorum)’로 세우고자 함이고, “부정적인 요소는 제거하고 긍정적인 요소는 증진시키고자 함”이다.

이 고백적 교회는 이미 한 성령으로 한 몸이 되어 성령 안에서 평화의 줄로 연합되어 있으며, 한 주님과 한 마음과 한 세례로 아버지께 연합되어 있다고 하였다(엡 4:3-6), 이는 우리가 성령의 능력으로 온 세상에 예수 그리스도를 증거하게 하기 위함이라고 하였다.

이러한 신앙과 신학과 선교는 예수께서 재림하실 때까지 우리가 그대로 준행해야 할 사명인 줄 알고, 우리도 이를 위해 목숨 드려 주님의 뜻을 따르고자 하는 것이다. <끝>

이동주 박사(선교신학연구소 소장, 바이어하우스학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