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관희 집사
▲오은주 집사, 이관희 집사 부부. ⓒ커넥트픽처스 제공

 “한 개인의 진실된 삶이 진실된 영화가 되고, 진실된 한 편의 영화가 수 많은 사람들의 가슴에 불을 지피는…”

영화 <교회 오빠>을 연출한 이호경 감독은 영화의 첫 시사회에서 이와 같이 말했다. 오는 5월 개봉하는 영화 <교회 오빠>는 KBS 스페셜 ‘앎: 교회오빠’를 통해 일찍이 세상에 알려졌고, 이 시대의 ‘욥’으로 불리며 많은 이들의 가슴을 울렸다. 앞서 이관희 집사와의 만남과 촬영, 임종을 회상한 이호경 감독은 이제 남겨진 오은주 집사에 대한 이야기와 그 후기를 다음과 같이 전했다.

4. 후기

임종 촬영을 마치니 해가 떴다.
밤을 샌 촬영팀이 영등포 해장국집에서 술을 마실 때 내가 불경스러운 말을 했다.
"이 말은 잊어주면 좋겠는데... 나는 하나님이 있다고 가정할 때,
하나님이 선택한 사람은 이관희 씨가 아니라 오은주 씨인 것 같아"

영화 제작이 끝나고, 첫 시사회 무대에 선 오은주 씨에게서 나는 나의
불경스러운 예감이 맞아 간다고 느꼈다.
이제 이관희의 유산은 오은주를 통해 세상에 퍼져나갈 것이다.
아직도 추적관찰 중인 4기 암환자이자, 교회오빠의 모든 것을 알고 있는 아내.
이관희는 갔지만, 우리에게 그의 영적 동지 오은주를 남겨주었다.

이관희 씨가 세상을 떠난 두 달 후,
누나도 4년 간의 투병을 마치고 세상을 떠났다.
이관희 씨가 떠난 거의 같은 시각의 새벽에 숨을 멈추었다.
이관희 씨의 부고문을 카피해서 날짜와 장례식장만 바꾸어 누나의 지인들에게 문자발송했다.
미혼인 누나의 장례식은 조촐했다.
남긴 약들은 모두 약국에 넘기고, 옷과 가방은 아름다운 가게에 기증했다.
이제 누나는 가족과 몇몇 지인들의 기억 속에만 남게 되었다.
누나를 통해 아름다운 동행을 알게 되었고,
4년간의 "앎'시리즈가 있었기에 이관희씨를 계속 촬영할 수 있었다.
영화 교회오빠 뒤에는 누나와 "앎'출연자들의 죽음과 공헌이 있다.
그래서 더욱더 영화 교회오빠가 잘 되길 바란다.
하늘나라에서 그들이 함께 웃으며 이 영화를 지켜보리라 믿는다.

이호경 감독
▲이호경 감독. ⓒ커넥트픽처스

이호경 감독
이호경 감독은 2000년 KBS에서 입사한 후 ‘위대한 여정 한국어’, ‘문명의 기억 지도’ 등 다큐멘터리를 제작해 왔고, 2013년 KBS 스페셜 ‘블루베일의 시간’으로 한국가톨릭매스컴상 방송부문상, 휴스턴국제영화제 종교프로그램부문 대상을 수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