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난민 강제북송 중지호소 수요집회 450차 집회
▲450차 집회가 진행되고 있다. ⓒ선민네트워크 제공
10년 전 첫 시작할 땐, 이렇게 오랫동안 할 줄 몰라

강제북송 살인행위, 중국 국민들이 중단시켜 주길
매달 탈북민 수십-수백 명 공안에 체포돼 강제송환
강제 노역, 인신매매, 성노예화 방지 적극 나서주길


매주 수요일 중국대사관 앞에서 진행되고 있는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지호소 수요집회가 450회차를 맞았다.

제450차 집회는 지난 13일 오후 서울 명동 중국대사관 앞에서 탈북동포회(회장 한금복)와 선민네트워크(대표 김규호 목사) 주최로 열렸다.

이들은 내년 500차 집회를 목표로, 2012년 시작했다 모금 실패로 잠시 중단됐던 ‘탈북소녀상’ 제작 모금운동을 다시 시작하기로 했다.

이는 일제의 만행을 규탄하고 기억하기 위한 ‘위안부 소녀상’처럼, 인신매매와 강제노역, 강제북송 등을 겪고 있는 탈북 여성들의 현실을 알리기 위함이다.

집회에서 인사한 한금복 회장은 “지난 2008년 북경올림픽 이후 11년째 진행되고 있는 수요집회가 450차를 진행한 것에 대해 안타까운 마음을 갖는다”며 “10년 전 처음 집회를 시작할 때는 이렇게 오랫동안 집회를 하리라고 생각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 회장은 “세월이 지나면 중국도 발전할 것이기에, 강제북송과 같은 비인권적인 행동을 하지 않을 것이라고 기대했다”며 “하지만 오늘도 여전히 강제북송은 이뤄지고 있다.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간절히 호소한다. 중국은 제발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하지 말고,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허용해 달라”고 밝혔다.

연대발언에 나선 김영일 목사(희망무지개 대표)는 “중국은 유엔 상임이사국이자 유엔난민협약 가입국이다. 따라서 탈북민들을 난민으로 인정하고, 그들이 원하는 나라로 갈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며 “탈북민들이 중국에서 살겠다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중국이 탈북민들을 강제북송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김 목사는 “강제북송은 살인행위”라며 “중국 국민 여러분께 호소한다. 제발 중국 정부의 잔인한 살인행위를 중단시켜 달라”고 했다.

이들은 탈북소녀상 건립 모금과 함께, 탈북민을 상징하는 에델바이스(꽃말 용기, 인내) 배지를 개당 2천원에 판매해 보탤 예정이다.

또 모금을 위해 오는 6월과 10월 중 탈북동포회 고향의 봄 합창단 특별공연을 준비하고 있다.

탈북동포회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캠페인
▲강제북송중지 캠페인 진행 모습. 이들은 중국대사관 앞 매주 수요집회를 비롯해 유럽에서도 캠페인을 진행했다. ⓒ선민네트워크 제공
탈북동포회는 국내 기독교 탈북민들의 모임으로 지난 2007년 6월 시작됐으며, 300여명의 회원들이 참여하고 있다. 탈북난민 구출과 국내정착 지원을 주요 사업으로 하고 있다.

이들은 자신들에게 고통을 안겨 준 중국을 향해 ‘원수를 사랑하라’는 성경의 가르침에 따라 중국을 사랑하기로 결심하고, 중국 베이징올림픽을 1년 앞둔 2007년 8월 8일부터 ‘올림픽 성공개최 기원 및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지호소 집회’를 여러 차례 가졌다.

또 인신매매와 성노예화로 고통당하는 탈북여성들의 긴급 구출을 위한 ‘쉰들러 프로젝트’, 북한식량 직업지원운동 ‘두만강 프로젝트’, 국내 탈북민 정착을 위한 ‘한마음 프로젝트’ 등을 진행 중이다.

2011년 4월에는 ‘고향의 봄 합창단’을 결성해 양로원과 고아원 등 복지시설을 방문, 합창을 통한 봉사활동을 펼치고 있다. 합창단은 매년 국회에서 북한동포사랑음악제를 열고, 유럽 6개국과 필리핀, 대만, 미국 등을 순회하며 북한인권 및 탈북난민 북송중지 캠페인을 펼쳤다.

특히 지난 2017년 KBS2 불후의 명곡 연말 왕중왕전에 가수 KCM과 함께 참가해 우승을 차지했다.

이날 집회는 김규호 목사가 ‘시진핑 주석에게 보내는 450번째 서신’을 낭독하면서 마무리됐다.

서신에서는 “그 동안 중국 정부가 주중 한국대사관을 비롯한 각국 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하는 탈북민들을 안전하게 떠나도록 조치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그럼에도 현재 중국 내 수만 명의 탈북민들 중 매달 수십에서 수백 명이 공안에 체포돼 강제 북송, 조국을 배신했다는 죄명으로 감옥에서 고통당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은 서신 전문.

탈북동포회 탈북난민 강제북송중지 미주 캠페인
▲워싱턴 링컨기념관 앞에서 캠페인이 진행되고 있다. ⓒ선민네트워크 제공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님께 보내는 450번째 서신

안녕하십니까?

저희는 그동안 중국 정부가 보여준 인간의 기본적 평등과 존엄성에 대한 언급과 조치들에 경의를 표하며 이 서신을 보냅니다. 더불어 그동안 중국 정부가 주중 한국대사관을 비롯하여 각국 대사관에 망명신청을 하는 탈북민들을 안전하게 떠나도록 조치해 주신 것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합니다.

그럼에도 현재 중국에는 수만 명의 탈북민들이 있으며 이들 중 매달 수십에서 수백 명이 중국 공안에 의해 체포되어 북한으로 강제 송환되고 조국을 배신했다는 죄명으로 북한 감옥에서 고통을 당하고 있습니다.

그 결과 2017년 7월에 중국 선양에서 중국공안에 체포된 탈북민 가족 5명이 강제북송 후 당할 고통의 두려움으로 집단 자살하는 안타까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지금 많은 수의 탈북민들과 그들의 인권을 염려하는 사람들은 중국에서 탈북민들이 당하는 홀대와 수모, 심지어는 인신매매와 강제북송 등을 비인권적인 처사로 인해 중국에 대해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난 2008년 한국에서의 북경올림픽 성화봉송 때 많은 탈북민들이 성화봉송을 반대하고 성화를 저지하기 위해 거리에 뛰어들며 분신과 할복을 기도하다 체포되는 등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저희 크리스천 탈북민들 역시 중국의 탈북민 강제북송을 매우 슬프게 생각하고, 중국에서 받은 여러 가지 수모와 고통으로 인해 큰 울분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러나 ‘너희 원수를 사랑하며 너희를 박해하는 자를 위하여 기도하라(마 4:43)’는 성경의 가르침을 배우면서 오히려 중국을 사랑하기로 결심했고, 북경올림픽 1년을 남긴 날인 2007년 8월 8일을 시작으로 6차례에 걸쳐 북경올림픽이 세계인의 축제로 성공할 수 있도록 축복하며 기원하는 집회를 가졌습니다.

또한 2008년 9월 3일부터는 매주 수요일 마다 주한 중국대사관 앞에서 선진중국을 기원하며 탈북난민 강제북송 중지를 호소하는 집회를 가져왔고 오늘 제450차 집회를 갖습니다.

저희는 중국이 전 세계 가운데 존경받은 나라로 세계인이 부러워하는 평화와 인권의 선진국가로 자리매김하기를 원합니다. 인권에 대한 존중 없이는 선진국가가 될 수 없습니다.

대다수의 선진국을 보면 모두가 인권을 최고의 가치로 존중하는 나라들입니다. 특별히 유럽 국가들의 인권의식은 매우 높으며, 그러기에 세계인에게 존경을 받고 있습니다.

그에 반해 아시아 국가들은 아직 인권의식이 많이 부족한 편입니다. 그래서 저희는 유엔 상임이사국이며 아시아의 리더국가인 중국이 먼저 인권을 존중하는 선진국가가 되어 전 세계의 존경받는 리더 국가로서 우뚝 서기를 원합니다.

이에 우리는 중국이 세계 가운데 존경받는 선진 일류 국가가 되기를 소망하며 다음과 같이 호소합니다.

첫째, 탈북민들의 강제북송을 중지해 주시고 한국 또는 원하는 나라로 갈수 있도록 허용해 주십시오.
둘째, 일부 중국 국민들이 자행한 탈북민들에 대한 강제 노역과 탈북 여성들에 대한 인신매매 및 성노예화 방지에 적극 나서주십시오.
셋째, 탈북 고아들과 2세들의 법적지위 확보와 교육 및 의료에 관한 인도적 지원을 해 주십시오.
넷째, 탈북민을 돕다 체포된 북한인권 운동가들의 석방과, 감옥에서 비인도적 처사가 있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다섯째, 북한 공작원들을 색출하여 북한인권 운동가들에 대한 테러와 납치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 주십시오.

우리는 중국을 사랑합니다. 중국은 탈북난민을 사랑해 주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