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가 지난 2월 26일 창립보고와 연구소장 취임예배를 개최했다. 우려했던 대로 연구소장으로 취임한 조헌정 목사를 비롯해 주요 발언자들은 편향된 이념을 여과없이 드러냈다.

소장 조헌정 목사는 “심지어 보수 교회의 이영훈 목사가 북의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발언을 했다”며 “북의 체제를 인정해야 한다는 말은 그 체제를 떠받드는 이념과 사상을 인정하는 말과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성도들을 현혹시키는 말이다.

조 목사는 2차 미북 정상회담을 놓고서도 “두 분은 그리스도교와 주체사상의 대화를 시도하는 것”이라며 “주체사상을 주체종교로 바꿔 세계 종목 항목 8번째로 분류한 바 있다”고 하면서, 주체사상이 주민들을 세뇌시키기 위한 ‘종교’임을 스스로 인정하기도 했다.

이날 향린교회 한 집사는 “주체사상과 기독교 민중 중심의 정신이 다르지 않다”는 고백도 했는데, 이는 민중신학의 뿌리가 주체사상에 있다는 말인가?

깨어 있는 기독교인이라면, 이런 망발을 듣고 가만히 있을 수 없다. 물과 기름처럼 주체사상과 기독교는 섞일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해방 후부터 6·25 이전 시대를 겪어본 사람들과 북한 당국을 접해본 사람들, 그리고 목숨 걸고 북한을 탈출한 사람들은, 북핵보다 주체사상이 더 무섭다고 고백한다.

북한에서 김일성 주체사상이 어떤 의미인가. 김일성은 죽었지만 그들 가슴 속에 영원히 존재한다고, 그들은 말한다. 김일성을 하나님과 예수님처럼 여기는 그들이다.

무엇보다 오늘 북한의 모습이야말로, 주체사상이 무엇인가를 알려준다. 공산주의는 이미 30년 전에 몰락했고, 남아있는 중국과 베트남, 쿠바 등도 경제는 자본주의 체제를 택했다. 오직 북한만이 ‘주체사상’을 신줏단지 모시듯 붙든 채 주민들의 자유와 인권을 볼모로 버티고 있을 뿐이다.

기본적으로 주체사상이란 하나님이 있어야 할 자리에 김일성을 앉히고 그를 숭배하는 것이다. 이런 우상숭배와 교류하고 대화하겠다니, 말이 되는가? 북한과 미래를 논하려면, 주체사상이 아닌 70년 가까이 억압당한 주민들의 인권을 놓고 연구하고 대화하며 토론해야 마땅하다.

이는 진보 교계의 소위 ‘종교간 대화’와도 차원이 다른 문제다. 주체사상 숭배자들은 아예 다른 종교가 아닌, 기독교와 유사한 모습을 띠면서 기독교를 파괴하고 그 자리를 차지하려는 적그리스도 세력이기 때문이다.

‘우상숭배’를 연구해서 무엇 하겠다는 것인가? 백번 양보해 타산지석으로 삼겠다는 의도라 해도, 굳이 대화하면서 연구까지 할 필요가 있는 것인가? 우리 그리스도인들은 지금 성경 말씀 연구할 시간도 부족하다.

이는 진보 교계 내 일부에 주체사상을 신봉하는 종북 세력들이 여전히 암약하고 있었음을 보여준다. 이들은 보수 정권 당시 비판에 앞장서다, 남북 해빙 바람을 타고 다시 세력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빨갱이’라는 단어는 친일 잔재가 아닌, 현재형이다.

이날 취임예배에 참석한 NCCK 이홍정 총무 등의 인사들은 주체사상에 대해 어떤 입장인지 공개적으로 해명해야 할 것이다. 어물쩍 넘어가려 한다면, 그들이 소속된 단체들까지 주체사상을 옹호하는 것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이하 연구소)
▲‘그리스도교-주체사상 대화연구소’ 참석자들의 기념 사진. ⓒ크리스천투데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