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엽
▲브라운아이드소울 리더 정엽. ⓒ롱플레이뮤직 제공

‘꿈’과 ‘돈’이 아닌 ‘사랑’과 ‘사람’을 가장 중요한 가치관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이 시대에 몇이나 될까? 최근 CCM 싱글 ‘날 지켜온’을 발매한 브라운아이드소울의 정엽은 하나님에 대해 알고 난 후 이전 날 자신의 가치관 퍼즐이 맞춰지는 것 같다고 고백한다. 지난 상(上) 편에 이어 이번 인터뷰에서는 그의 신앙과 삶의 변화에 대한 내용을 담았다.

-신앙을 갖게 된 계기가 있었나요?

“2년 전 굉장히 개인적으로 힘든 시간이 있었어요. 지금도 그 시간을 생각하면 힘든 마음이예요. 한편으로는 하나님을 알게 해준 시간이기에 결론적으로는 감사한 마음이죠. 막상 그런 시간이 없었으면 저는 저 혼자 잘났다고 제 힘으로 안간힘을 쓰면서 살았을 것 같아요. 모든 일이 내 힘으로 되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것을, 손가락 하나조차 제 힘으로 움직일 수 없다는 것을 너무나 알게 된 시간들이었어요. 그래서 예전에 비해 내려놓게 된 일도 많고 여러 가지로 몸과 마음이 더 가벼워진 것 같아요.”

-‘정엽’에게 있어서 하나님은 어떤 분이신지.

“저마다 느끼는 하나님이 다르잖아요? 어떤 분은 친구 같다고 하시는데, 제게는 조금은 냉정하신, 완전히 공평한 하나님이세요. 물론 따뜻하고 사랑이 많으시지만, 벌을 주거나 그런 분은 아니지만, 잘못을 하거나 죄의 열매들이 드러날 때 그 분만의 방법으로 그대로 두시지 않고, 확실히 계산하시는… 흔한 말로 ‘세상은 공평하다’고 하잖아요. 그런 이야기예요. 하나님은 공정하신 분이세요. 어쩌면 조금 차가울 수도 있지만 결국은 사랑인 거죠. 사람은 ‘내몰린다’고 생각하고 ‘왜 이런 시련을 주실까?’ 하고 생각하지만, 더 나빠지지 않도록, 어딘가로 떨어지지 않게끔 막아 주시는 거예요. 그보다 대단한 사랑은 없는 것 같아요. 당시에는 전혀 알 수가 없지만, 시간이 지나서야 조금 느껴요.”

-과거 인터뷰 중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베풀고 싶어서 음악으로 돈을 버신다’고 하셨는데요.

“저는 어렸을 때부터 ‘사랑’이 중요한 사람이었어요. 사랑이 중요하단 건 사람이 중요하단 이야기인데요. 사람과 살아가는 삶이니 그 외에 중요한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살았어요. 레스토랑에는 불어로 ‘모두가 사랑하길’이라는 글귀를 적었죠.

지금 와서 생각해보니 그 사랑에 하나님 사랑만 빠진 거였어요. 성경에서 이야기하는 주제가 하나님 사랑과 이웃사랑인데, 하나님 사랑을 모르기에 하나님이 저를 여기까지 끌고 오신 것 같아요. 떨어져 있던 퍼즐이 맞춰진 것 같아서 너무 감사해요. 이제 주제는 다 알았는데, 실천이 어렵네요.”

정엽
▲기독교 신앙을 갖게된 정엽은 “개인적인 바람으로 하나님 말씀과 사랑에 집중하는 건강한 교회가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롱플레이뮤직 제공

-브라운아이드소울 리더로 고충은 없나요?

“제가 리드할 능력을 가진 것도 아니고, 하는 일이 특별히 많지는 않아요. 팀에서 나이가 제일 많아서 리더가 됐는데요, 한살 어린 동생들이 저를 맏형이라고 대해주며 따라오니 감사할 뿐이에요. 여러 가지로 감사하고 고마운 팀이에요.”

-무대에 오르기 전 기도한다고 하셨는데, 어떤 마음으로 기도하시나요?

“예전에는 나얼이 공연하기 전에 기도하자고 하면 함께 했었는데, 이제는 제가 적극적으로 기도하고 공연하려는 마음이 들고 있죠. 대부분은 공연이 사고 없이 진행되도록, 안전에 대한 부분을 많이 기도하고, 온전히 마쳐지길 기도해요. 저희의 노래로 많은 사람들이 하나님의 사랑을 알았으면 하는 마음, 하나님을 보게 하는 무대가 되었으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고, 저희 노래가 하나님께 영광 돌릴 수 있었으면 하는 마음이예요.”

-곡을 쓸 때 ‘영감이 온다는 말’을 하곤 하던데.

“제가 신앙을 가진 지 얼마 안 되어서요. 신앙을 갖고 나서 만든 곡이 별로 없는데요. 물론 지금까지 모르고 살았지만, 제가 노래를 만들 때의 마음들은 하나님께서 주셨겠죠. 감사하게 생각해요. 최근에 곡 하나를 썼는데, ‘날 지켜온’을 쓰고 나서 여세를 몬다고나 할까요? 새벽에 갑자기 느낌이 와서 곡을 썼어요. 대중가요죠. 지금은 편곡 중이고. 옛 감정에 젖어서 쓴 곡인데 분위기는 약간 80년대 팝 같은 느낌이예요. 제가 초등학교 때부터 팝 음악을 좋아하다 보니 어릴 적 추억이나 향수 같은. 그때의 느낌을 내고 싶어요.”

-올 한 해 계획은 어떤가요?

“얼마 전 ‘수요미식회’에도 출연했지만, 사실 저도 방송 출연을 잘 안 하는 편이죠. 거절이 거의 다반사였어요. 방송에 대해 스트레스가 많아요. 솔직한 제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더라고요. 주변 사람들이 방송을 보면 ‘너답지 않다’고 얘기를 많이 했어요. 방송 섭외가 들어오면 거의 90%는 거절했죠. 그런데 하나님을 알고 나서는 좀 달라진 거 같아요. 방송뿐 아니라 모든 일에 이유가 있겠다고 생각을 하게 됐어요. 부탁이 오거나, 섭외가 오거나, 누굴 만나자고 연락이 오면 ‘만나봐야겠다’ ‘이유가 있겠지’ 이런 생각이 들어요. 어떤 면에서 (하나님의) ‘부름’일 수 있고 ‘계획’일 수 있으니까 제 스스로 판단하려 하지 않으니 마음이 편해졌어요.

앞으로 어떤 방송을 하게 될지는 모르지만, 올해는 방송이든 뭐든 제게 맞는 일들을 잘 받아들이고 싶어요. 개인 앨범도 발표할 예정이고, 브아솔 공연도, 싱글 앨범도 계획 중이고, 아마 빠듯하게 뭔가를 하진 않아도 올 한 해를 열심히 해 나갈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