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연
▲김지연 약사(사단법인 한국가족보건협회 대표)
지난해 지인으로부터 우려스러운 제보를 받았다. 내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해머를 내리치는 장면이 동성애자 단체의 SNS 계정에 게시돼 있다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당분간 조용히 지내는 게 좋겠다는 걱정 어린 충고였다.

지인의 말대로 정말 동성애자 단체는 사무실을 이전하는 날 필자의 사진을 벽에 붙여 놓고 해머로 내리찍는 폭력적인 행사를 하고 사진을 촬영했다. 그리고 그걸 만천하에 알리고 싶었는지 그들의 공식 SNS 계정에 올려 놨다.

필자는 지자체, 교육청, 국공립 및 사립학교, 종교단체, 기업 직원 교육, 기타 학부모 단체나 시민단체 등으로부터 동성애의 의료보건적 문제를 알려 달라는 요청을 받고 강의를 해왔다. 약사로서는 나름 국내뿐 아니라 타국 약사고시까지 합격하고, 각종 세미나에 빠지지 않고 참여하며 게으르지 않은 의료보건인으로 살아가고자 노력했었다.

알다시피 강의라는 것은 주최측이 초빙을 해주어야 할 수 있는 것이지 내가 임의대로 가서 맘대로 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즉 주최측의 '선택'을 받아야 하는 것이다. 주최 측은 그들에게 필요한 교육의 주제에 맞는 강사를 불렀고 나는 그들이 요구한 주제에 맞는 내용의 강의를 해온 것이다.

필자는 강의장에서 대한민국을 포함해 각국의 질병관리본부가 제공하는 동성 간 성행위의 의료보건적인 문제를 홈페이지에서 그대로 캡처해서 강의 시간에 활용한다. 요즘은 워낙 인터넷이 활성화됐기 때문에 해외 보건당국들은 홈페이지를 통해 유용한 자료를 공개한다. 그리고 일반인들이 언제든 원하는 자료를 열람할 수 있게 해 두고 있다. 굳이 세계보건기구나 유엔산하 에이즈 관리국, 미국, 영국, 캐나다 보건국을 직접 안 찾아가도 어지간한 자료는 다운로드 받고 활용할 수 있게 되어 얼마나 편리한지 모른다.

영국 보건국은 남성 간 성행위로 인해 간염과 이질 설사, 그리고 에이즈 등에 많이 걸리고 있음을 객관적인 통계로 경고하고 있다. 미국 역시 남성 동성애자들이 에이즈, 성병, 간염, 항문암에 높은 유병률을 보이고 있다고 알리고 있다. 캐나다 역시 남성 간 성행위자의 장기 이식도 제한하고 있고 그들이 일반인들보다 에이즈와 특정 질병에 많이 걸리고 있음을 객관적인 통계로 경고하고 있다.

보건당국이 공개하고 있는 공신력 있는 자료들을 그대로 인용한 강의를 주로 하다 보니 필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차원 성교육 표준안 공청회 및 좌담회에 교육부와 여성정책당국의 공식적인 요청을 받아 발제자로 수차례 서기도 했다. 2013년에는 서울에 소재한 S대 보건대학원전문인과정(HPM)에서 '동성애의 확산에 따른 의료보건비용의 증가'라는 제목의 발표를 통해 이듬해 해당 학교 보건대학원 학장이 주는 우수연구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김지연
▲김지연 약사가 ‘학교 성교육 자료 보완 및 표준안 운용실태 연구결과 공청회(2016년 7월)’에서 교육부 측 발제자로 발표하고 있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했다. 이런 팩트를 말하지 말라는 압박이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다. 자칭 동성애 인권 운동가라고 하는 사람들이 필자가 주최한 에이즈 예방 캠페인에 와서 행패를 부리는가 하면, 그들의 회의에 필자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는 제보 등이 들려왔다. 그들의 요구는 '팩트'를 말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동성 간 성행위가 신규 에이즈 감염의 주된 전파경로가 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은 현실을 거짓으로 포장하고 에이즈와 동성애가 무관하며 콘돔만 잘 쓰면 된다고 말하라고 압박한다. 즉 거짓말 하라는 것이 그들의 요구다.  

또는 남성 간 성행위의 주된 양상이 항문성교라는 해외 보건당국의 설명, 그리고 이런 잘못된 성형태로 인해 남성 동성애자들에게 여러 성병과 간염이 압도적으로 많이 발생하고 있음도 절대로 폭로하지 말고 오히려 그들을 이른바 '성소수자'로 미화하여 보호하고 지지해주고 배려해야 할 존재로만 말하라는 것이다.

김지연
▲남성 동성애자들이 이질에 많이 걸리고 있음을 경고하고 있는 영국 보건국 홈페이지
필자는 그것을 거절했다. 아니, 그들의 그런 압박과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었다. 그것은 나에게 '사실을 은폐하고 거짓말을 하라'고 강요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일까. 결국 그들은 해머를 들었다. 그리고 필자의 사진을 내려찍었다. 그리고 거기에 그치지 않고 인터넷에 게시했다. 보라는 것이다. 이제 너는 밤길을 조심해라. 죽기 싫으면 지금이라도 에이즈나 성병 등에 대해 팩트는 절대 알리지 말라는 협박과 모욕을 가한 것이다.

마약, 성매매, 동성 간 성행위, 혼외정사, 간통 등 '특정한 행위'에 대해 우리는 얼마든지 비판을 할 수 있다. 그러나 '특정 인물'을 지목해서 모욕을 주고 살해 협박에 가까운 행동을 하는 것은 불법이다. 그런 폭력적인 행위를 하고도 반성은커녕 그것을 SNS에 올린 단체가 버젓이 '인권단체'라는 이름을 달고 있는 것을 보며 필자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그들은 왜 이렇게까지 필사적으로 진실을 덮으려고 할까.

필자는 두 자녀의 엄마다. 또한 한 남자의 배우자이다. 손주와 사위 그리고 딸을 걱정하고 사랑하는 평범한 노부모의 자녀이면서 교회 공동체에 몸담은 성도로 살아가고 있다. 그런데 그들은 그런 것은 안중에도 없었다. 얼마든지 괴롭혀도 되는 성가신 존재였다. 동성 간 성행위의 부정적 측면은 일체 알리지 말라는 그들의 요구에 말 안 듣는 사람으로 필자를 지목한 것이다. 그리고 이런 팩트 체크 강의가 그들 심기를 거스르니 결국 혐오자라며 말도 안 되는 혐의를 뒤집어 씌우고자 했고 이도 저도 안되니 협박 퍼포먼스를 불사한다.
해머질은 누가 봐도 비상식적인 폭력 행위다. 그런데 그것을 1년 가까이 인권의 이름으로 게시한 해당 단체는 자칭 '성소수자'로 구성된 '인권단체'라며 홈페이지를 운영하고 있다.

해머를 든 사람들, 그들의 요구대로 필자는 동성애와 에이즈가 무관하다고 말해 줄 수 없다. 왜냐하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기 때문이다. 인간은 길 가다가 해머에 맞든 안 맞든 한 번은 죽게 되어있다. 이후 천국과 지옥 중 한곳으로 가게 된다. 필자도 망치에 맞든 안 맞든 한 번은 육을 벗는다. 이 땅에서의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그들의 협박은 필자를 그다지 위축시키지 못한다.

그리스도의 자녀들이 육을 벗고 갈 곳, 그 실상은 우리의 믿음대로 천국이다. 그러기에 필자를 핍박하고 혐오자로 몰고 심지어 그 모든 억울한 혐의를 이 땅에서 다 벗지 못한 채 망치를 든 자들 앞에 서 있다가 이 땅을 떠나도 억울하기만 하진 않을 것이다. 우리에겐 그 누구도 뺏을 수 없는 천국 소망이 있기 때문이다. 다만 동성애 단체의 겁박을 본 우리 가족들의 상처, 아이들의 눈물, 노부모님의 염려 앞에서 미안할 따름이다.

김지연
▲올해 2월 김지연 약사의 강의장면(더사랑의교회)
작년 이맘때쯤 해머 살인 세리머니 사진을 공개한 그들이 올해는 또 무엇을 하려나. 해머를 들든 칼을 들든 필자는 그들이 유포되길 원하는 여러 거짓 정보를 유포해줄 생각이 전혀 없다. 그들이 원하는 대로 동성애는 너무나 아름다운 사랑이며 에이즈, 성병, 간염, 이질 등 각종 질병과는 아무런 관련 없다고 거짓말해주는 거짓 언론과 거짓 선생들은 이미 이 땅에 넘치고 있기 때문이다.

우리의 무릎은 거짓과 죄 앞에 꿇으라고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오로지 예수님의 은혜 앞에만 내 무릎을 꿇게 되기를 오늘도 소망할 뿐이다. 그러므로 차라리 필자의 인생 앞에 모욕과 협박의 해머를 그렇게 계속 들고 서 있으라. 어차피 이 땅에서의 고난은 잠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