덕천교회 시위
▲지난 24일 주일예배 시간 청년들이 덕천교회 앞에서 피켓시위를 하고 있다.
“부임 초 ‘판공비 없다’며 교인들에 금품 요구” 증언

교회 부채 30억원에도… 자녀 대학원 등록금 요청

부산 덕천교회 당회 측이 없던 정관을 만들어내 법원에 제출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가운데, 해당 위조 정관에 서명했던 김경년 목사가 교인들에게 금품을 요구했다는 증언도 나왔다.

한 교인은 “김경년 목사가 부임 첫해 담임목사라는 직위를 이용하여 교인들 중 몇몇에게 심방 등으로 접촉해, ‘아직 목회활동비(판공비)가 책정되지 않아 교인 심방시 교인들에게 줄 선물 구입비 등이 부족하다’는 이유로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을 요구했고, 실제로 수수했다”고 전했다.

이 교인은 “그동안 함구해 왔지만, 부임 후 김경년 목사의 목사답지 않은 행동과 당회원들의 비이성적 태도에 그게 실망해 이제라도 고백하려는 것”이라며 “강압이든 부탁이든, 담임목사로부터 더 이상 이러한 금전 요구로 심리적 압박을 받는 교인이 없었으면 하는 마음에서 공개하게 됐다”고 전했다.

그에 따르면 김경년 목사로부터 금전을 요구받고 제공했다고 말한 이들이 자신 외에도 몇 명 더 있다고 한다. 이것이 사실일 경우, 김경년 목사는 향후 목회 활동에 큰 지장을 초래할 것으로 보인다.

더구나 본지 취재 결과, 당시 목회활동비가 없었다는 김 목사의 주장은 사실과 달랐다. 당시 덕천교회 예결위원회와 당회는 새 담임목사 청빙시 사례에 대해 월급과 도서비, 4대보험, 목회활동비 등을 모두 합쳐 연 5천만원으로 책정했기 때문.

기존 본봉, 도서비, 4대보험, 목회활동비 등으로 복잡하게 세분화된 담임목사 사례(급여) 체계를 새 담임 청빙에 맞춰 변경한 것으로, 교회 측은 연봉에 본봉, 목회활동비, 4대보험, 도서비 등을 모두 포함시켜 총액 기준으로 지급했다.

부임 당시 지방의 중형급 교회에서 50대 초반의 비교적 젊은 편인 김경년 목사의 초임 연봉이 5천만원(월 420만원)으로 높게 책정된 것은, 이러한 항목들이 모두 포함됐기 때문이다.

당시 제직회에서 청빙업무를 담당했던 장로는 교인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새로 청빙하는 담임목사의 사례는 연봉 5천만원 외에 아무것도 없다”고 말했으나, 김경년 목사는 부임 첫달부터 목회활동비를 요구했다고 한다.

그러나 덕천교회 당회 측은 김경년 목사의 이러한 요구를 거절하지 못했다. 당회 측은 목회활동비 계정 자체를 삭제해 버려 지급 항목과 편성예산이 없어, ‘잡비’ 명목으로 사실상 목회활동비를 이중 지급하게 됐다.

그리고 이듬해인 2016년부터는 아예 목회활동비를 다시 설정해 연 1천 2백만원(월 100만원)을 추가 수령했으며, 2017년에는 1천 5백만원으로 인상됐다.

익명의 한 성도는 “김경년 목사는 목회활동비를 이중 수령했음에도 담임목사 직위를 이용해 부임한지 얼마 되지도 않은 상태에서, 경제적으로 여유 있어 보이고 온순해 보이는 교인들을 대상으로 ‘목회활동비가 책정되지 않았다’며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금품을 요구하고 수령했다”며 “이게 목사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경년
▲김경년 목사. ⓒ유튜브 캡처
김경년 목사는 또 자녀가 2017년 대학원에 진학했다며 등록금 일체를 지원받았다. 참고로 덕천교회는 당시 부채가 약 30억원이었다. 이러한 등록금 지원은 덕천교회 내규에도 없고, 역대 어느 담임목사에게도 없었던 특혜다.

덕천교회는 지난 2018년 2월 교회의 전횡에 반대하고 항의하는 교인들을 특정해 교회에 들어오지 못하도록 문을 걸어 잠그고 쇠사슬까지 채워 출입을 통제하였고, 청년들이 시위한다고 청년부 예배까지 없애 버린 바 있다.

교회 밖으로 쫒겨난 ‘덕천교회를 바로세우고 싶은 성도들의 모임’ 교인들은 물론, 현재 덕천교회에서 예배드리고 있는 교인들조차 “‘신학사 이력서 허위학력 기재’와 ‘박사 논문 표절’, ‘교육부 수련회 강사료 수취’등 김경년 목사의 잇따른 구설수로 은혜가 떨어졌는데, 정관까지 위조하여 법원에 제출했다니 이건 정말 아닌 것 같다”고 입을 모은다.

그간 사태에서 중립을 지켜온 한 항존직 성도는 “김경년 목사는 교회의 분규 사태로 교인들이 수백명이 교회를 떠나가도, 최고 책임자로서 이유 여하를 떠나 솔직한 사과와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며 “특히 자신 때문에 발생한 연속적인 불미스런 사건에도 솔직하게 인정하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나님의 몸된 교회가 자신의 교회인 양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자신이 하나님인 양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생각할 수록 회의가 든다”며 “이런 분위기에서 교회 봉사를 하기도 힘들어 다른 교회를 알아보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성도도 “누가 잘하고 잘못하고를 떠나, 교회가 둘로 나뉘어 싸운다 해도 청년부를 없앤 일과 반대 입장의 교인들을 예배조차 드리지 못하도록 교회 문을 쇠사슬로 묶어 들어오지 못하게 쫓아내고 결국 수백 명의 정든 교인들을 떠나게 한 것은 너무 했다”며 “대한민국에 싸우는 교회가 많지만, 이렇게까지 하는 교회는 없을 것”이라고 분통을 터트렸다.

당회원들도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이다. 목사의 올바른 목회를 지원하고 신앙의 모범을 보여야 함에도 자신들의 사적 이익 추구에 혈안이 돼 있고, 장로 임직 서열에 매몰돼 동료 당회원의 전횡과 불의에도 침묵하고 있다는 것이다.

2017년 청년예배 폐지 결정 후 김경년 목사는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교회 문제가 수습되고 나면 청년부 예배를 다시 회복시킬 좋은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2년이나 지난 2019년에도, 청년부의 독립적 예배는 부활되지 않았고, 교회 내에서 청년부의 존재감도 급격히 축소됐다고 한다. 교회 내 청년 찬양팀이던 하나로선교단 역시, 당시 핵심 멤버들을 교회에서 쫓아내고 예배 인도를 금지시키면서 사실상 해산 수순을 밟았다.

출입을 금지당하고 쫓겨난 청년들은 2년 가까이 교회 앞에서 침묵 피켓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들은 담임목사의 비목회적 태도와 당회의 비성경적 행태를 지적하면서, 목사와 장로들의 자성과 회개를 촉구하고 있다.

덕천교회는 교육부서를 섬기던 교사들이 대거 떠나버려 학생들 수도 급감했고, 올해 2019년부터 각각 예배드리던 중등부와 고등부를 통폐합시켰다. 장년부와 교육부의 교세가 함께 줄어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본지는 해당 내용들의 사실 관계를 확인하기 위해 김경년 목사에게 수차례 전화를 시도했으나, 연결이 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