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대 중원대
▲추태화 교수(왼쪽)가 집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안양대학교 매각 사태와 관련, 안양대 재학생들과 교수진, 동문 등으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이은규 전 총장)에서 충북 괴산 중원대학교 정문 앞에서 항의시위를 18일 개최했다.

중원대학교는 지난해 12월 안양대 이사회에서 교육부에 승인 신청한 신임 이사 2인이 근무하고 있는 곳이다.

안양대 이사회 학교법인 우일학원 측은 지난해 8월 대순진리회 대진성주방면 측 관계 인사 2인을 신임 이사로 선임한 데 이어, 대진성주방면 산하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 인사 2인을 이사로 선임하고 교육부에 승인 신청을 한 상태다.

이들 2인까지 승인이 완료되면 안양대 이사회는 이사장까지 총 5인이 관련 인사들로 채워지게 돼, 안양대 구성원들은 이사회에 의해 건학 이념인 기독교 정신이 훼손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에 집단행동에 나선 것이다.

비대위 측은 학교법인 우일학원 측이 안양대학교를 뒷돈 거래를 통해 불법 매입하려 한다며 이러한 움직임을 즉각 중단할 것과 사법당국의 해당 의혹 조사를 촉구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 소속 중원대학교 총장 직무대행과 대학원장 등 2인이 현재 안양대학교 학교법인 우일학원 이사로 교육부에 신청된 상태이다. 그리고 이미 지난해 8월 이사회에서 2인의 대진성주방면 측 관계자들을 학교 구성원도 모르게 이사로 승인받았다”며 “대진교육재단은 타종교인 기독 사학을 불법적으로 매입하려는 것을 즉각 중단하고, 관련자들의 퇴진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사법당국은 우일학원 김광태 이사장과의 뒷돈 거래를 통한 불법 매입 의혹에 대해 철저하게 조사해줄 것을 촉구한다”며 “전형적인 불법 사학 매입으로 보이므로, 관계 당국이 해당 내용에 대한 감사를 진행해 진상을 밝혀 달라”고 덧붙였다.

재학생들, 교수협의회 소속 교수들과 동문들은 “대진성주회는 70년 기독학교인 안양대학교 매입을 즉각 중단하라”, “대진교육재단 관계자인 문모 씨와 허모 씨는 안양대학교 이사직을 즉각 사퇴하라”, “교육부에 이사 승인 요청 중인 대진교육재단 관계자 김모 씨, 이모 씨는 현 이력을 속인 안양대학교 이사신청을 즉각 포기하라”, “대진교육재단은 안양대를 속이고 매입하려는 음모를 사죄하고 즉각 물러가라”, “안양대 총동문회와 재학생, 교수협, 한교연, 한장연, 한교총, 한기총은 안양대의 대진교육재단 매각에 결사 반대한다”등의 구호를 외치기도 했다.

안양대 중원대
▲중원대 앞 시위 모습.
이와 함께, 안양대 학교법인 우일학원 측은 교체 이사에 대한 인적 사항을 학교 홈페이지에 공개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정관 규정 사항을 이행하지 않은 것 아니냐는 의혹도 받고 있다.

왕현호 신학대 학생회장은 “안양대학교 이사장 김광태 장로가 모든 것을 알고 불법 뒷돈 거래 매매를 시도했음에도, 모르쇠로 일관해온 것에 분노를 느낀다”며 “이제 와서 학교발전을 위해서 그랬다는 식의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왕 회장은 “재학생들은 신학기가 시작함과 동시에 학교 매각 반대를 위해 강력한 행동에 돌입할 방침”이라며 “수업거부와 집단 자퇴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대원 권요셉 원우회장도 “이사장 김광태 장로의 배교 행위로 인해 많은 원우들이 학교를 그만둘 것을 고려하고 있다”며 “실제적으로 타 신학대 대학원으로 편입하려는 신대원생들이 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권 회장은 “김 이사장이 주장하는 학교 발전이라는 것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지 분명하게 밝혀 달라”며 “70년 기독 사학을 매년 정원도 못 채우는 학교법인에 매각하는 것이 바른 생각인지, 학교 구성원들은 깊이 생각해 보고 이제 행동으로 옮겨야 할 때”라고 촉구했다.

교수협의회 추태화 교수는 “이사장 김광태 장로에게 20일까지 학교와 관련 답변을 공식 요청한 상태”라며 “학교 구성원들은 건전한 기독교 관계자들이 학교를 매입하는 것을 놓고 기도하고 있다”고 말했다.

추 교수는 “김 이사장이 명확한 답변을 하지 못할 경우 즉각 퇴진할 것을 강력하게 행동으로 보여줄 방침”이라며 “현재 가장 우려되는 것은 상당수 재학생들이 큰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는 점”이라고 우려했다.

이은규 비대위 위원장은 “이사 교체와 관련해 민·형사상 소송을 진행 중”이라며 “교육부와 사법당국은 철저하게 김광태 이사장과 대진교육재단을 조사해, 안양대 구성원들 모두가 공감할 수 있도록 진실을 밝혀 달라”고 말했다.

안양대 비대위는 김광태 이사장과 학교법인 우일학원을 상대로, 이사회 결의무효소송과 함께 불법 뒷돈 거래에 대한 형사고발을 진행 중이다.

안양대 중원대
▲피켓을 든 채 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날 시위 현장에는 경기도 도의회 의원이 대진성주방면과 관련한 1인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김동철 의원은 “대진성주방면 산하 대진의료재단이 동두천에 21년 동안 방치하고 있는 재생병원이 지역발전을 저해하고 있다”며 철거를 촉구하는 1인 시위를 중원대 정문 앞에서 개최했다.

김 의원은 “현재 동두천시에 위치하고 있는 한 재생병원은 1,480병상 규모로 1995년 허가를 받았으나, 종단의 내부 갈등으로 계속 방치 흉물이 돼 버렸다”며 “천혜의 자원인 광암동 자연발생 계곡 앞에, 영리 목적을 위해 조성한 재생병원이 흉물로 방치된 것은 문제가 있다”며 “조속히 개원을 하든지, 아니면 없애든지 가부간 결단하라”고 촉구했다.

동두천 재생병원은 1995년 공사를 시작했으나, 그 해 12월 교주 사망 후 종단 내부 갈등으로 건물 외형만 지어진 채 방치된 상태라고 한다.

안양대 한 졸업생은 “김광태 이사장은 대진성주방면의 이러한 행태들을 알면서도 ‘학교 발전을 위해 타종교 인사를 이사로 교체했다’고 주장하는데, 문제가 있다”며 “대진성주방면은 자신들이 하던 것부터 잘 하기 바란다”고 지적했다.

다른 동문은 “학교법인 대진교육재단은 교육부로부터 지적을 많이 받은 학교로 대학가에 소문이 나 있다”며 “이런 부실한 재단이 학교를 매입하는 것이 과연 학교 발전을 위한 것이냐고 이사장과 학교 구성원들에게 묻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