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래퍼 임원철
▲한남대를 졸업하는 75세 임원철 씨가 파이팅을 외치고 있다. ⓒ한남대 제공
“1학년 1학기 중간고사 시간에 학우들이 쫓기며 시험지에 써내려가는 딱딱딱! 펜 소리는 제겐 희망의 연주곡처럼 들렸어요.”

‘할아버지 래퍼’란 별명으로 불리는 ‘해방둥이(1944년생)’ 임원철 씨(대전시 동구 가양동)가 75세의 나이로 오는 15일 기독교 정신으로 설립된 한남대 학위수여식에서 학사학위를 받는다.

“나는 해방둥이
우여곡절 너무 많이 겪어 왔어
6.25전쟁, 피난 살이
너무나도 고달파…”

임 씨는 평소 젊은이들의 음악인 랩을 즐겨 듣고 직접 랩을 부르며 한남대 랩 동아리 ‘토네이도’ 활동을 비롯해 각종 TV 방송에서 랩을 선보이며 화제의 인물이 됐다. 임 씨는 지난 날 건축자재 사업과 운동으로 달련된 건강한 신체와 랩을 통해 젊은 감각을 유지하며 4년간의 대학생활을 멋지게 마무리할 수 있었다.

임 씨의 제2의 인생은 60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17세부터 아버지와 함께 건축자재 생산업에 종사하며 앞만 보고 달려온 임 씨는, 65세 때 모든 사업을 내려놓고 못다한 공부를 하기 위해 학력인정 평생교육시설인 대전 예지중·고등학교에 입학했다. 이후 학업에 매진한 임 씨는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치고, 71세의 나이에 2015학년도 수시모집 일반전형으로 한남대 도시부동산학과에 합격했다. 손주 나이의 학생들과 같이 15학번 새내기 대학생 생활이 시작됐다.

‘할아버지 래퍼’ 임원철 한남대 졸업
▲한남대를 졸업하는 75세 임원철 씨가 교내 도서관에서 공부를 하고 있다. ⓒ한남대 제공
임 씨는 학과 학생들과 처음 대면하는 오리엔테이션(OT) 시간에 랩으로 본인 소개를 하는 등 젊은이의 문화에 스며들기 위해 노력했다. 임 씨에게 랩은 젊은 학우들과 이어주는 도구임과 동시에 외롭고 어려운 학업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완주할 수 있게 한 원동력이 됐다.

랩을 향한 임 씨의 열정은 대단했다. 4년의 대학생활 동안 한남대 축제 무대를 비롯해 케이블방송 Mnet의 ‘쇼미더머니5’, ‘슈퍼인턴’, KBS ‘생생정보통’, SBS ‘순간포착 세상에 이런일이’, MBC ‘파워매거진’ 등 종횡무진했다.

이밖에도 임 씨는 학교와 학우들을 위해 보람된 일을 하기로 결심하고 대학 4년 동안 한번 도 거르지 않고 매월 5만원씩 장학금을 기탁하는 선행을 베풀었다. 현재 졸업을 앞둔 임 씨의 다음 도전은 전국일주를 하며 자유여행을 하는 것이다.

“세상은 도전하는 무대 같아요. 부딪쳐 보며 성공할 때 희열을 느껴요. 남은 여생을 보다 즐겁게 더 부딪쳐 보려고요.”

한편 한남대는 이번 학위수여식에서 학사 1739명, 석사 226명, 박사 28명, 공개과정수료 44명 등 총 2,037명을 배출한다. 임 씨는 오는 15일 오후 1시30분 한남대 성지관에서 열리는 2018학년도 전기 학위수여식에서 총장공로상을 수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