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평안
▲싱어송라이터 염평안. ⓒ염평안 공식 페이스북

전공은 프랑스어와 초등교육. 음악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현재 나이 39세. 그는 초등교사 겸 한 아내의 남편이자 세 아이의 아빠다. ‘요게벳의 노래’ ‘하나님의 마음’ ‘그 이름 예수’ ‘눈물 많은 하늘나라’ ‘교회’… 진솔한 가사와 서정적 선율의 곡으로 많은 크리스천의 마음을 울린 이야기의 주인공, 염평안 송라이터를 만났다.

- 음악은 어떻게 하게 되셨나요?

“중학교 2학년 때부터 말씀을 듣고 깨달은 부분을 마치 일기를 쓰듯 자연스럽게 노래로 만들어 왔어요. 삶의 소재를 노래로 남기는 게 재미있던 것 같아요. 3분의 1은 말씀과 설교를 통해서, 3분의 1은 신앙 서적이나 책을 읽으면서, 3분의 1은 일상의 삶을 통해 만들어요. 그 중 대부분은 아내나 친구에게 한 번 들려주고 그 생명을 다하죠(웃음). 그 외에는 교회 안에서 특송으로 부르는 정도구요. 그러다 어떤 분이 제 홈페이지에 있는 곡을 음반으로 내고 싶다고 하셨어요. 그렇게 음반 작업을 시작했어요. 벌써 11년 차가 됐네요.”

- 요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시나요?

“1년간 육아휴직하다가 올해 3월부터 새 학교에 다니기 시작해요. 때마침 작년 6월에 정규 앨범도 내고 음악 활동을 많이 했죠. 올해부터는 전처럼 교사생활을 하면서 음악 작업을 하지 않을까 해요. 일요일은 교회에서 맡은 일이 있어서 다른 사역은 따로 하지 않습니다.”

- 2집 ‘In the Bible’의 타이틀 ‘요게벳의 노래’가 ‘역주행’ 해서 여러 음원사이트의 CCM 차트 1위를 달성하고 있는데요.

“‘요게벳의 노래’를 만든 건 2013년도였어요. 아이들이 많이 아플 때였죠. 그래서 아내와 둘이 휴직하고 아이들과 있었어요. 저는 방황 없이 컸지만 제 아이를 키우는 건 전혀 다른 일이었어요. 어떻게 하나님 안에서 하나님의 자녀로 키워야 할지 몰랐거든요. 그래서 자녀 교육에 대한 책들을 읽었는데, 그러다 만든 노래가 바로 ‘요게벳의 노래’에요. 하나님이 참 부모 되신다는 것을 듣고 깨달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대부분 부모들의 마음이 그런 게 아닐까요? 특별히 어머니들이 좋아해 주셔서 많이 알려진 거 같아요.”

싱어송라이터 염평안
▲모태신앙인 그는 소심한 방황은 있었지만 순수하게 하나님이 살아계신 것과 자신이 죄인인 것,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가 필요하다는 것을 순수하게 믿었다고 한다. ⓒ김신의 기자

- 성경 인물에 대한 묵상은 어떻게 하신건가요?

“성경을 다른 시각으로 보게 된 계기가 있어요. 예수님의 아버지, 요셉에 대한 설교를 들었더 때였죠. 항상 주인공은 예수님이었는데, 요셉의 입장에서 보면 결혼 전에 아내가 임신한 거잖아요. 또 아들 때문에 도망 다니고. 이해할 수 없는 하나님의 말씀을 따랐던 사람이 바로 요셉이었어요. 그 때 비록 우리가 잘 주목하지 않지만, 믿음으로 산 성경 속 인물들이 있다는 걸 깨달았죠.”

- ‘인생 성경 구절’이 있다면?

“청년 시절에 이 말씀이 제게 영향을 많이 줬어요. 딤후 2장 20~22절이에요. “큰 집에는 금과 은의 그릇이 있을 뿐 아니요 나무와 질 그릇도 있어 귀히 쓰는 것도 있고 천히 쓰는 것도 있나니…”

아버지로부터 목회를 해보라는 권유도 받았지만, 제가 앞에 나서는 걸 안 좋아하니 잘할 수 있을 거 같지 않았어요. 제 자리는 어디일지 고민을 많이 했죠. 그런데 하나님께서는 크든 작든 거룩한 인생을 살면 귀히 쓰시겠다고 하셨어요. 그렇기에 제게 맡겨진 일을 하는 것, 그것이 제가 해야 할 일인 것 같아요. 물론 크리스천 송라이터로서 그 사명을 잘 감당하고 싶은 마음이 있지만, 아빠와 남편의 책임을 다하는 것이 제가 하나님께 부름을 받은 확실한 소명이라고 생각해요. 또 다른 하나는, 교회로 부르셨으니 교회 지체로 살아야 한다는 거예요.”

- 현재까지 발매한 곡 중 세 가지를 선정해 소개해주신다면.

“아내가 쓴 가사를 좋아하는데요. ‘전쟁’이라는 노래를 아껴요. 아내가 가사를 썼고, 나무엔 씨가 부르고 피아니스트 송영주 씨가 함께했죠. 음악적인 면도 좋고, 하나님 말씀대로 살고 싶지만 그렇지 못한 일상과 고통 가운데 하나님께서 지켜주시고 평안을 주신다는 내용이에요.

또 ‘내가 아니었어요’라는 곡도 아내가 쓴 곡인데, 이 곡은 사연이 있어요. 교회 목사님이 저보다 한 살 어리신데 뇌종양이라는 큰 병에 걸리셔서 너무 당황스럽고 힘든 시간이 있었어요. 목사님 가족이 가장 힘들었을 텐데 그 모든 일을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것으로 받아들이고 영광을 돌리는 모습을 보면서 온 교회가 감동을 했어요. 그 고된 시간을 견디는 가족을 위로하고 싶어서 아내가 시를 한 편 쓴 거죠. 하나님이 주인 되심을 고백하는 곡인데, 그 노래를 부를 때마다 그 때 기억이 떠올라요.

또 ‘그들이 방주 안에 있을 때’라는 곡의 재즈 버전을 소개하고 싶어요. 조찬미 씨가 1집 타이틀 곡으로 발표했다가 재즈 보컬 김형미 교수님과 리메이크했는데요, 사실 이 노래도 ‘In the Bible’에 해당돼요. 우리는 노아 이야기를 너무나 잘 알지만 노아는 방주가 어디로 갈지 언제까지 비가 올지 아무것도 몰랐을 거잖아요. 하나님을 신뢰하지 않고는 두렵고 어려웠을 거예요. 오늘날 우리의 신앙생활도 하나님을 의지하지 않으면 버틸 수 없는 방주 안에 있는 거 같다는 이런 의미를 담아 노래를 만들었어요. 작업하는데 만족했고 감동했던 곡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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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임성규, 염평안, 조찬미. 염평안 작곡가는 발표되지 않은 곡을 풀어내고자 공연을 시작하게 됐다고 한다. ⓒ같이걸어가기

- ‘같이 걸어가기’ 콘서트 멤버인 조찬미 씨와 임성규 씨는 어떻게 만나게 되셨나요?

“첫 앨범을 3년 걸려서 냈었는데요. 제가 곡을 쓰고 보컬을 섭외하는 식으로 작업을 하는데, 무명이다 보니까 거절을 많이 당했거든요. 2012년부터 가까웠던 조찬미 씨에게 부탁을 많이 했어요. 1집 앨범 반 이상을 조찬미 씨가 불렀죠. 그러다 2014년도에 조찬미 씨, 그리고 다른 기타리스트분과 함께 공연을 했고, 그러다 2015년부터는 남성 보컬 임성규 씨가 함께 했어요. 찬미 씨와는 10년, 성규 씨와 5년이네요.

그간 한 번도 다투거나 서로 마음이 상한 적이 없어요. 세 명 다 배려를 많이 하고, 조심스러운 성격이거든요. 찬미 씨와 만난 지 5년 되기까지 서로 격식을 갖추고 존칭을 썼어요. 친해지는 데 오래 걸렸지만, 지금은 굉장히 친해요. 서로의 삶과 마음에 있는걸 나누고 가족 같은 사이로 지내고 있어요. 다들 바쁘게 사니, 많이 격려하는 스타일이에요. 함께 할 수 있을 때 아름답게 함께 하고 싶어요.”

- 이번 달 말에는 ‘홀리원’과 컬래버레이션 콘서트를 준비 중이라고 들었는데요.

“디자이너분이랑 ‘이달의 CCM’을 반년 정도 하다가 ‘옷장 연대’ 형님들을 만나면서 10인의 리뷰단이 됐어요. 그러면서 제가 ‘목요 음감회’를 시작했고, 이를 통해 인연이 생겨서 일단은 일회성이지만, 이번 2월 23일이랑 3월 2일 서울과 대전에서 컬래버레이션을 하게 되면서 공연이 확장됐네요.”

- 송라이터신데, 공연에서는 어떤 걸 담당하시나요?

“송스토리를 들려주는 것이 제 임무예요. 평소 ‘같이 걸어가기’ 공연에서는 제가 연주나 코러스를 하고 임성규, 조찬미 씨가 노래를 부르는데, 홀리원과 함께 하는 이번 공연은 ‘한 팀’이 되는 거예요. 서로가 발표한 곡이 꽤 되니 바꿔서 노래도 부르고 연주도 하고, 토크도 곁들이면서 합을 맞추는 거죠.”

- 다음 앨범 계획이 있나요?

“곧 싱글이 나와요. 장르는 가요에요. 제 삶의 문제의식에서 나온 곡이에요. 제가 만나는 사람 99%가 다 크리스천이거든요. 그러니까 언제부턴가 전도할 사람이 없더라고요. 최근 휴직을 하니 더 심해졌고요. 잘못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사실 제가 잘할 수 있는 건 믿는 사람들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담은 CCM을 만드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그렇지만 믿지 않는 사람에게 하나님을 소개하거나 그들과 하나님 사이를 이어줄 다리가 되어야 한다고도 생각해요.

원래는 ‘계절’이라는 제목으로 노래를 만들고 있었어요. 봄·여름·가을·겨울. 따뜻하고 좋을 때도 있지만 힘들 때도 있다고. 그렇지만 다 하나님의 허락하심 아래에 있다는 그런 노래였어요. 그러다 힘든 일을 겪은 넌크리스천 친구를 만나게 됐는데, 시간은 지나간다는 단순한 위로 말고는 해줄 말이 없더라고요. 가사를 결국 봄이 온다는 내용으로 바꿨죠. 제목은 ‘봄이 올거야’. 이런 가요가 하나님을 모르는 사람을 하나님께 바로 인도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다만 힘든 시간을 견디는 사람에게 위로를 전해줄 수 있는 사람이 크리스천이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착한 노래들 말이에요.

더불어 임성규 씨 1집을 작업하려고 해요. 이 작업이 끝나면 그 다음에 아마 3집 작업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1집이 삶의 이야기였고 2집이 성경이었는데, 3집은 다시 삶으로 돌아가지 않을까 해요. 이제 남편과 아빠로 삶을 산 지 10년인데, 가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깨닫게 하신 일이 참 많아요. 3집 제목은 ‘홈’(Home)이 될 것 같아요. 2집 ‘In the Bible’이 보다 다양한 음악 장르였다면 ‘Home’은 좀 소박할 거 같아요. 하나님께서 깨닫게 해주신 이야기, 기도, 가족, 아내와 자녀에게 보내는 편지 같은 노래들. 1집이 3년 걸렸고 2집도 3년 만이었고, 아마 3집은 시간이 더 필요할 것 같습니다.”

-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균형 있게 하나님 안에서 잘 살아가고 싶은 마음이에요. 사람이 인생에 대한 방향감각이 없다고 하는데, 정말 맞더라고요. 항상 치우치면서 가더라고요. 하나님께서 주신 것들, 맡겨주신 일과 사람들, 그리고 그들을 사랑하는 것에 소홀하지 않고 살았으면 좋겠어요. 언제까지 이 사역을 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허락된 시간 안에 좋은 영향을 끼치며 넘어지지 않는 사람이 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