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삼류 국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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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부터 꼭대기까지 몽땅 썩어버린 나무를 아무도 잘라내지 않는, 고착화된 비리의 숲을 어떻게 소멸시킬 수 있을까.

암행어사마저 타락해버린 형국과 같은 작금의 현실은, 누가 누구를 감찰할 수 없는 총체적 비리의 사회가 되어버렸다.

새로운 대통령이 출범할 때마다 권력 수장들이 바뀌고, 권력과의 연계고리로 수장이 된 사람들이 이끌어가는, 굵직굵직한 반관반민(半官半民) 조직들이 순탄한 항해를 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눈이 와서 KTX 열차가 전복되었다고 말하는 사람이 철도청장이었으니 말이다.

대통령의 효율적 국정 운영을 위해 가치관이 같은 사람을 중요 보직에 등용시키는 것은 그렇다손 치더라도, 정부 각 부서의 요직들이 붉었다가 파랗다가를 반복하는 꼴을 바라보자니 헛웃음이 절로 난다.

집권 3년차인 지금까지 지난 정권을 심판하고 있는 뉴스를 접할 때마다, 이제 식상하다 못해 진저리가 난다. 뭐 이리 피도 눈물도 없이 지독한 사람들이 권력을 잡았나 싶다.

초선 의원 한 사람이 나라를 온통 시끄럽게 만들고 있는 상황 앞에서 관용의 도를 넘어 일언반구조차 하지 않고 있는 정권이, 지난 정권의 작은 부채질까지도 게거품을 물고 잡들이를 하고 있는 양상이니 어처구니가 없다.

반면 문화, 체육, 사회 전반이 비리와 타락의 온상임에도 불구하고, 이들을 감찰할 대안조차 없으니 무능한 정권이 아닌가. 비리를 감찰해야 할 윗선들의 면면을 살펴보면, 고착화된 비리와 타락의 길을 앞서 걸어가 수장이 된 사람들이니 그나물에 그 밥이 아니면 개밥이랴.

각종 공사기관의 노동조합은 마치 공산당의 완장을 연상케 할 정도로 막강한 힘을 과시하고, 노동조합 임원들과 먼 연줄이라도 있어야 임시직을 거쳐 정규직이 되는 행운의 길을 걸을 수 있으니, 수년을 공부하여 공개채용 시험에 응시하는 공시생들의 흘린 땀은 허망한 식은땀일 뿐이다.

그렇다고 제1야당이 총체적 난국을 헤쳐나갈 수 있는 정책적 대안을 제시할 수 있겠는가. 한 마디로 어림없다.

반대쪽에서 떠들던 원색 없는 이방인을 당 대표로 앉혀놓은 꼴에다, 보수의 아이콘이랄 수 있는 전원책의 입당으로 뭔가 새로운 발걸음을 걷겠나 싶더니, 이꼴 저꼴 더러운 꼴 얼마나 보여주었길래 몇 날이 못되어 집으로 돌아갔으랴.

릴레이 농성이라고 선언하면 될 것을, 굳이 5시간 30분 릴레이 금식이라고 명명하여 세간의 웃음거리가 되더니, 입방정으로 낙마한 사람, 시장직에서 낙마한 사람, 친박·비박으로 편가른 사람들이 당 대표를 하겠다고 아우성이니 이 또한 볼 꼴 사나운 풍경이 아니면 설경일랴.

정치권력은 북한 정권을 향한 관용을 절반이라도 베풀어 지난 정권의 과오를 용서하고, 권력과의 인연으로 수장이 된 정부 산하기관 기관장들은 자진하여 퇴진해야 한다.

사학 비리, 문화재 비리, 문화계 비리, 체육계 비리, 금융 비리, 법무 비리, 행정 비리, 복지 비리 등으로 줄줄이 새고 있는, 혈세를 좀 먹고 있는 버러지들을 퇴치하지 않으면 삼류 국가가 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국방 비리 범죄, 식품 비리 범죄, 영·유아 대상 범죄, 이 3가지는 특별한 과중처벌로 재범의 시간을 척결시키지 않으면, 삼류 국가로 전락하는 것은 불 보듯 뻔한 결과이다.

GNP가 아무리 높더라도 도덕율의 부재는 결국 삼류 국가라는 오명을 벗어날 수 없다. 특히 사회를 정화해야 할 종교 지도자들마저 교회당을 대물림하며, 물질을 벗삼으며 세상 물질관으로 살아가고 있으니 국가가 총체적 위기에 놓일 수밖에 없다.

전직 대통령의 수감, 유튜브 뉴스를 통한 말장난, 철가방 노조들의 야합과 농성, 초선 의원의 목포 이야기, 대통령 자녀의 국외 이주, 대법원장의 구속, 각종 성범죄, 정신질환자의 확산, 사형수들의 생존으로 배가되는 살인 사건, 폐업하는 중소상인, 무직의 청년들, 한숨 짓는 노인들, 로또복권 한 장 들고 하늘을 우러르는 국가는 분명히 삼류 국가다.

인천웨민총회신학장 하민국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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