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성공회 총회
▲영국성공회 총회. ⓒ영국 크리스천투데이
영국성공회가 최근 발표한 트랜스젠더에 대한 지침에 반대하는 성직자와 교구 위원 1천 6백여 명이 서명한 편지에 대해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고 밝혔다.

27일(이하 현지시간) 영국 크리스천투데이에 따르면 이 서한에는 교회 사제단 측에 트랜스젠더에 대한 지침을 연기 또는 철회, 개정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영국성공회는 지난달 트랜스젠더에 대한 지침을 발표했는데, 여기에는 성직자들이 성전환자들에게 예배 도중 세례를 베풀라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트랜스젠더들이 원하는 성별을 지칭하는 대명사를 사용하고 성별에 따라 선택한 이름을 사용하라는 지침도 포함됐다. 

이같은 지침에 반대하는 서한을 보낸 서명자들은 "성 전환을 축하하기 위해서는 남성과 여성이 육체적으로 다르다(성별 이형; sexual dimorphism)는 사실을 거부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성별 이형은 그간 기독교 결혼에 대한 교회의 이해의 기본이 되어 왔으며, 창조주로서의 하나님의 역사에서 중요한 특징으로 여겨진다. 그리고 인류와 하나님 사이의 언약 관계의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그러나 최근 제안된 트랜스젠더에 대한 지침은 신학적 성찰을 제공하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이 서한의 주요 서명자들은 로체스터 전 주교, 마이클 나지르알리 목사, 그래함 다우 목사, 체스 터 사제보, 헤이스팅스 부주교, 배스의 부주교 등이다.

영국성공회 대주교위원회의 일원인 이안 폴 목사는 더타임즈(The Times)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은 응답(서한 서명자들)의 규모는 전례없는 것"이라며 "이것이 성공회의 핵심 목소리"라고 말했다. 

이같은 움직임에 대해 영국성공회 측은 언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특히 신분, 관계, 결혼, 성에 관한 새로운 교육 및 학습 자료를 준비하는 것과 관련해 이 서한의 내용을 진지하게 고려할 것"이라며 내년에 이 가이드가 '사랑과 신앙의 삶'이라는 제목으로 출판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트랜스젠더 문제는 그러한 자료에서 다루어진다. 이 지침은 성에 관한 문제에 대한 재선언이나 새로운 진술이 아니며 영국 교회의 가르침을 변화시키지도 않는다"고 주장했다.

트랜스젠더 지침을 반대하는 서한에 서명한 영국성공회 목회자인 데이빗 베이커는, 그러나 이 같은 성명서에 대해 비판하면서 "실제로 서명한 사람들 중 일부와 직접 만나거나 제기된 특정 문제를 자세하게 다루겠다는 등의 제안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