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지연 대표
▲유지연 휫셔뮤직 대표. ⓒ휫셔뮤직 제공
“무엇보다 세상 음악이 깨끗해져야 해요.”

어쿠스틱 기타리스트이자 ‘사랑과 평화’로 이름을 알린 싱어송라이터 유지연(David Yoo, 68) 휫셔뮤직 대표의 말이다.

70~80년대 CCM의 선구자로 알려진 유 대표는 ‘휫셔뮤직’을 통해 빈야드, 힐송 등 세계의 워십을 국내에 소개하는데 힘써 왔다. 최근 만난 유 대표는 “세상에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는 확고한 생각이 있다”며 근황과 앞으로의 비전에 대해 전했다.

“세상에 메시지가 필요한데 메시지가 없습니다. ‘나가서 메시지를 전해야겠다’ 그런 확고한 생각이에요.”

유지연 대표는 지난 2015년 30여 년 만에 대중 앞에 섰다. 앨범 ‘사랑은 동사(Love is a Verb)’를 발매하며 최근까지 전국 투어를 진행하는 등 음악 활동에 집중해 왔다. 현재 운영하는 페이스북만 5개. 바쁜 일정을 보내는 그는 오는 26일 ‘동갑 그래서 동감 이정선 & 유지연(이하 ‘동갑동감’)’ 콘서트를 앞두고 있다.

“2019년 말에 크리스천 뮤직을 하나 내고 싶은데, 지금 일반 음악을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 세상 음악이 깨끗해져야 한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요즘 세상에 안 좋은 노래가 너무 많은데, 세상에서도 좋은 노래가 나와야 합니다.”

현재 곧 발매 예정인 ‘소확행’, ‘대한민국의’, ‘당신은 행복한 사람’ 등의 곡을 소개한 그는 ‘Small things that makes a big difference’를 강조했다. 특히 ‘당신이 사랑받기 원한다면 먼저 사랑하세요. 사랑을 하면 상처도 받게 되지요. 그래도 사랑하세요… 우리 영혼에 심겨진 사랑은 한 송이 시든 꽃’, ‘대한민국의 청년들이여 그대들의 비전은 무엇인가? 도전과 열정은 다 사라지고 진리의 노래를 잃어버린 세대여, 영화 '죽은 시인의 사회'처럼 기억하게나 카르페디엠’ 등의 가사들이 눈에 띄었다.

유지연대표
▲유지연 휫셔뮤직 대표. ⓒ휫셔뮤직 제공

유 대표는 “가요지만 메시지를 다 생각한다”며 “사람들의 세계관과 가치관, 철학, 개념을 밑바탕부터 바꿔야 한다”고 했다.

“장르가 가요든 뭐든, 사람들에게 선한 메시지를 전하고 ‘진짜 꿈, 잠자는 꿈을 깨워야겠다’라는 거죠. ‘주님’ 이런 단어가 안 들어가도 제가 어떤 노래하는지 다 아니까. 음악의 영향력이 작은 거 같아도 커요. 요즘 세상을 변화시키는 15분 5분, 이런 게 인기잖아요? 노래가 세상을 변화시키는 3분 5분 이런 게 되어야죠.”

또 유 대표는 현재의 디지털 시대를 ‘생화’ 같은 ‘조화’라며 ‘디지털을 통해 찾는 아날로그’가 되어야 한다면서 한국은 ‘아날로그를 사라지게 하고 디지털만 세운다’고 지적했다.

“아날로그 뮤직이 살아나고 있어요. 어떻게 보면 디지털은 ‘조화’인데 너무 잘 만들어서 ‘생화’로 알 정도로 발전했지요. 그러나 사실 ‘생화’는 아니지요. 디지털은 데이터의 정글이에요. 이렇게 하면 살릴 수 있고 저렇게 하면 죽일 수 있고… 더군다나 요새 SNS가 얼마나 위험한가요.”

그러면서 유 대표는 교회와 세상이 너무 담을 쌓았다고 지적했다. 동시에 세상도 크리스천도 다 똑같이 어렵지만, 불법 다운, 디지털 등 문제를 ‘밖’에서만 찾는 상황에 대해 답답한 마음을 표현했다.

“크리스천이 벽 속에 들어갔어요. 이 벽을 허물어야 하는데… 세상이 듣고 영향을 받을 수 있는 노래를 불러야죠. 사람들의 마음을 만지고 위로하고, 요새 말로 ‘힐링’. 위로하고 치유하고 바꾸는 이런 게 많아지길 원해요. 그런데 요즘 CCM에서 가사를 억지로 만들어요. 삶의 고백이 되어야 하는데 그런 거 하나 없이 천편일률적인 가사를 써요. 물론 아닌 것도 있지만, 성경 읽고 하나님 앞에 무릎 꿇고 기도하던 이전의 그런 고민이 없어요.”

이어 유 대표는 “입으로 하는 것보다 삶으로 살아야 한다”며 “호흡처럼 묵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위해 유 대표는 로마서 12장 2절을 언급하며 ‘통찰력’과 ‘분별력’이 있어야 한다고 했다.

“분별의 영이 중요하죠. 많은 사람들이 자유하다 하지만 세상과 율법에 구속돼 있습니다. 자유에도 단계가 있어요. ‘너희가 내 말에 거하면 참 내 제자가 되고 진리를 알찌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요8:31~32)고 합니다. 말씀 안에 거해야 하는데 사람들이 첫 단계를 다 생략해요.

우리가 그릇이잖아요. 그릇이 어딜 가든 영성이 담기면 사람들의 마음을 새롭게 합니다. 새롭다는 것에는 두 가지 뜻이 있습니다. 첫째는 세상에 전혀 없던 것이 창조되는 것, 둘째는 old에서 new를 끄집어내는 것인데, 바로 하나님께서 하시는 일입니다.”

하덕규, 이정선, 유지연, 함춘호
▲(왼쪽부터)하덕규, 이정선, 유지연, 함춘호. ⓒ휫셔뮤직 제공

새롭게 시작하는 올 한해 유지연 대표는 전국투어 등 앞으로도 음악활동에 집중할 예정이다. 먼저 1월의 시작은 국내 최정상급 어쿠스틱 기타리스트와 함께하는 ‘동갑동감’으로 무대를 장식한다. ‘기타 교본의 바이블’이라 불리는 이정선과 포크 듀오 ‘시인과 촌장(함춘호, 하덕규)’이 게스트로 출연하며, 깊은 가사로 이루어진 곡들을 선보인다. 메시지 없는 세상에 메시지를 전하고, 이 작은 움직임이 큰 변화를 만들어 내길 바라며.

한편 유지연 대표는 1970년대 후반부터 이선희, 신형원, 김창환, 임지훈 등 국내 포크와 팝 계열의 유명가수들의 기타 세션과 편곡 등의 분야에서 활동했다. 교계에서는 1980년대 두란노 ‘경배와찬양’의 초대 디렉터로 활동하며 ‘전하세 예수’의 1~4집 편곡과 연주를 담당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