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어령 2018 신년 대담
▲이어령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이어령 교수(이화여대 명예석좌)가 "과일 속에 씨가 있듯이, 생명 속에는 죽음도 함께 있다. 죽음이 없다면 어떻게 생명이 있겠나. 죽음의 바탕이 있기에 생을 그릴 수가 있다"고 했다.

이 교수는 7일 보도된 중앙일보 인터뷰에서 자신이 암(癌)에 걸렸음을 털어놓으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방사선 치료도 항암 치료도 받지 않는다고 한다. 석 달 혹은 여섯 달마다 병원에 가서 건강 체크만 할 뿐이라고.

그는 "영원히 살면 괜찮다. 그런데 누구나 죽게 돼 있다. 그래서 죽음을 생각하는 삶이 중요하다"면서 "중국을 비롯한 외국에서 정월 초하루에, 그 좋은 새해 첫날에 왜 죽음에 대한 노래를 부르겠나. 죽음을 염두에 둘 때 우리의 삶이 더 농밀해지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이 교수는 "이 세상에 스스로 된 게 있나. 의존하지 않는 게 있나. 의지하는 뭔가가 없다면 그 자신도 없어진다. 그러니 '절대'가 아니"라고 했다. 이에 기자가 "그럼 '스스로 된 것'은 뭔가"라고 묻자 "스스로 있는 것은 외부의 변수에 영향을 받지 않는다. 그게 '자연'이다. 그게 '신(神)'"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예수를 믿는다'는 것의 의미에 대해 "우리는 '너 예수교 믿어?'하고 묻는다. 그건 교(종교)를 믿느냐고 묻는 거다. '너 신을 믿어?' 하는 물음과는 다른 이야기다. 교를 믿는 것과 신을 믿는 것은 다르다"고 했다.

아울러 이 교수는 "인간은 단 1초도 무엇에 의존하지 않고 스스로의 힘으로 존재할 수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딸(故 이민아 목사)의 죽음을 계기로 기독교인이 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인간이 죽기 직전에 할 수 있는 유일한 일은 유언이다. 나의 유산이라면 땅이나 돈이 아니다. 머리와 가슴에 묻어두었던 생각"이라며 "내게 남은 시간 동안 유언 같은 책을 완성하고 싶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