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에베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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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교회가 송구영신예배를 드린 후 이른바 '말씀 뽑기'를 한다. 새해 첫날 하나님께서 교인 각자에게 주신 말씀으로 여기자는 취지다. 그러나 이것이 점점 일반화 되면서 문제를 제기하는 이들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바로 "말씀 뽑기에 주술적 성격이 있다"는 것이다. 마치 '신년 운세'를 점치는 것과 비슷하다는 것. 아무리 좋은 취지라 해도 기독교인들이 교회에서 이런 행위를 해서 되겠냐는 것이다.

김응교 교수(숙명여대 기초교양학부)는 최근 한 교계 언론에 '신년예배 말씀 뽑기 온당한가'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글에서 "성경에는 책임자를 선발하려는 제비뽑기 외에 주술적인 말씀 뽑기가 없다"며 "한 해를 지내며 말씀 뽑기를 하는 성경적 유래는 없다"고 했다.

그는 또 "말씀 뽑기는 일본 불교나 신사, 대만 불교 혹은 원시종교에 있는 행태"라며 "신사에서 일반화 되어 있는 이런 말씀(운세) 뽑기를 일본인 교회에서 본 적은 없다"고도 덧붙였다.

그러면서 "성경은 부분적으로 해석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적인 맥락에서 해석해야 한다. 한 구절의 의미가 전체에 따라 전혀 다른 의미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교회가 '내 형제를 실족하게 한다면 고기도 먹지 않겠다'(고전 8:13)던 바울의 말을 기억하면 좋겠다”고 했다.

반론도 있다. 한 네티즌은 "지도자를 뽑는 것 외에는 제비를 뽑지 않았다고 하는데, 그렇지 않다"며 "다윗도 하나님의 뜻을 물을 때 에봇을 가져다가 말씀을 뽑았다. 시글락에서 아말렉을 따라갈지를 하나님께 물을 때 사용했던 방법이 제비뽑기였다"고 했다.

그는 "그런 예에서 보면 말씀을 뽑고 그 말씀 대로 살려고 한 해 동안 노력하는 것은 그렇게 잘못된 일이 아니"라며 "그런 순수한 의도조차 샤머니즘에 비하는 것은 좋지 않아 보인다"고 했다.

만나교회 김병삼 목사도 과거 "말씀카드는 부적이 아니"라며 "점쟁이의 부적을 지니는 것처럼 '이렇게 되리라'라는 의미보다, 격려의 의미가 많지, '이 말씀 뽑으면 이렇게 되리라'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하기도 했었다.

이처럼 '말씀 뽑기' 논쟁은 어제 오늘 있었던 것이 아니다. 그리고 그 핵심은 대강 '주술적이냐 아니냐' '문맥을 벗어난 성구 자체에서 의미를 찾아도 되느냐 아니냐' 등으로 요약된다.

지난 송구영신예배에서도 많은 기독교인들이 말씀을 뽑았을 것이다. 과연 당신의 생각은 어떤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