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바위 시간』(데이비스 영 , 랠프 스티얼리 공저, 양장본, IVP간, 719쪽)
-지질학적 증거에 기반한 지구 연대 논쟁-

성경 바위 시간
▲『성경 바위 시간』 ⓒIvp

"하나님의 세계에 대한 진정한 과학적 조사는 하나님이 그분의 백성이 참여하기 원하시는 흥미진진한 작업이다."-본문 중에서-

칼빈대 지질학 교수들의 명저

저자인 데이비스 영(Davis A. Young)은 브라운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Ph.D.)를 취득하였으며 뉴욕 대학교, 노스캐롤라이나 대학교, 칼빈 대학에서 오랫동안 지질학을 가르쳤다. 현재는 미국 미시간 주 그랜드래피즈의 칼빈 대학 지질학 명예교수다. 공저자 랠프 스티얼리(Ralph F. Staerley)는 '경암'(硬岩) 지질학자로 미시간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Ph.D.)를 취득하였다. 광물학·변성암· 지구 화학 및 다른 지질학 과정들을 가르치고 고생물학, 층서학 등에 대한 연구를 계속하고 있는 칼빈 대학 지질학 교수이자 '지질학, 지리학 및 환경 연구' 학과의 학과장이다. 이 책은 주로 기독교 목사, 신학자 성서학자, 학생, 과학적 문제에 관심이 있는 평신도를 대상으로 하지만 비그리스도인들도 겨냥한다.

우리 한국교회는 칼빈주의를 표방하는 개혁장로교회들이 숫자적 우위를 점유하고 있다. 본 책의 공저자들은 개혁교회의 전통 속에 있는 칼빈대서 정통 지질학을 강의하고 연구하는 전문학자들이다. 반지성, 반과학적 무지가 판치는 한국교회에 성경과 바위(지질학)와 시간(창조 연대)문제에 있어 바른 성경 해석은 무엇인지 본서는 역사적·성경적·지질학적·철학적 관점에서 진지하게 탐색한다. 여기에는 17세기까지의 지구 연대, 현대 지질학의 출현, 성경과 지구의 태고성, 화석 묘지, 미국 그랜드 캐년을 비롯한 미시간, 시에라네바다 산맥 등의 층서학 연구, 방사성 연대 측정 문제, 균일론, 격변론, 경험론 등을 골고루 다루고 있다. 또한 홍수 지질학의 원조가 된 안식교 신자 조지 맥크래디 프라이스(독학의 지질전문가)로부터 나중에는 프라이스와 의견이 갈라진 홍수지질학자 헤롤드 클락과 그의 제자로 안식교단의 앤드루스 대학 '지구 과학 연구소' 소장이 된 리처드 리틀랜드(전 지구적 홍수 논증의 많은 부분에서 이탈한 학자) 등으로 이어지는 안식교 홍수 지질학의 변천 과정과 프라이스의 영향을 받아 창조과학의 원조가 된 남침례교도 헨리 모리스(수력학자)의 대격변 논증 등을 자세히 다루고 있다. 홍수 지질학이 개혁주의 영역에서는 역사적으로 큰 존재감이 없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젊은 지구 창조론(창조과학)에 대한 개혁주의 지질학자들의 반응

따라서 본 서는 젊은 지구 창조론(창조과학)에 대한 개혁주의 지질학자들의 반응이라 할 수 있다. 사실 데이비스 영은 이전에도 327쪽에 달하는 자신의 저서 『성경적 홍수』(『The Biblical Flood』, W. B. Eerdmans: Michigan, 1995, 미번역물)를 통해 개혁주의 지질학자로서 성경의 대홍수 사건과 현대 지질학의 사이의 논란에 대해 아주 상세하게 논증한 바 있다. 그리고 이번에 나온 『성경 바위 시간』은 또 다른 서적인 『기독교와 지구 연대』의 사실상 완전한 개정본이라 할 수 있다. 두 책은 주제와 구성은 아주 유사하나 기본적으로는 두 책이 많이 다르다.

데이비스 영은 이 책의 목표가 우리 하나님이 주신 집인 이 놀라운 행성의 막대한 태고성을 성경적, 지질학적 기반에서 독자들을 설득하는 것이라고 했다. 오랜 지구론의 관점에 있는 학자답게 데이비스 영은 이 과정에서 소위 젊은 지구 창조론의 결함을 지적한다. 데이비스 영은 지구의 태고성이라는 문제가 우리 삶에 즉각적 영향을 별로 미치지 않는 흥미로운 지적 훈련정도로만 보일 수도 있지만, 예수 그리스도의 교회와 개별 그리스도인과 비신자 모두에게 심대한 중요성을 가질 수 있음을 역설한다.

본 서가 한국교회에 주는 교훈: 지질학에 무지한 교인들을 상대하지 말고 학술논문으로 치열하게 논증하라!

조덕영 박사.
▲조덕영 박사.
본 서는 80여개의 관련 그림 자료와 표가 동원된 전문 서적이다. 이론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무조건 창조과학자들처럼 타협 이론이라거나 성경을 믿지 않는 무신론자들의 책이라고 조롱하거나 외면할 책은 아니다. 이 책은 정말 홍수 지질학 전문가라고 자처한다면 이제 더 이상 지질학에 무지한 대중들을 붙들고 한국교회에 기생하지 말고 관련 저널을 통해 정통지질학자들과 치열하게 토론하고 연구하고 논증할 필요성을 요구한다. 딜레탕트들이 대학 에세이 수준의 논리로 성경과 과학 모두의 지지를 받기 어려운 이론을 동원해서  과학적으로나 성경적으로 진리라고 타인을 설득할 수 있는 시대는 지나갔다. 필자는 헨리 모리스의 홍수지질학이든 데이비스 영의 개혁주의 지질학이든 어느 쪽의 편을 들고 싶지는 않다. 지질학의 전문가도 아니요 땅에 관한 필자의 학문은 고작(?) 토양학, 토양화학, 토양미생물, 토양물리와 관련 실험을 배운 게 관련 학문의 전부이기 때문이다. 이제 기초 학문들도 대단히 깊고 정교해졌다. 지질을 논하려면 관련 분야의 지질학 전문가가 되어 치열하게 연구하고 관련 저널에 논문으로 논증해야 한다고 본다. 이것이 정도요 정석이다.

창조론오픈포럼공동대표이며 벤쿠버기독교세계관대학원장으로 사역하고 있는 양승훈 박사는 "이 책은 근래에 출간된 지구 연대에 관한 서적 중에서 가장 탁월한 책이다. 이 책의 페이지마다 저자들의 지질학에 대한 열정은 물론 하나님과 교회에 대한 사랑이 절절히 묻어 있다. 또한 저자들이 하나님의 구원 계시를 담고 있는 성경을 얼마나 귀하게 여기는지도 곳곳에 나타난다"고 지적하며 "젊은 지구론이 널리 퍼져 있는 한국 기독교계에서 그리스도인 지질학자들은 물론 목회자들과 신학생들, 그리고 창조-진화 논쟁에 관심있는 모든 사람들의 필독서로 추천"하였다.

관심 있는 독자들은 상세한 지질학적 논증을 살펴보려면 반드시 책을 직접 참고할 것을 권한다!

조덕영 박사(창조신학연구소 소장, 조직신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