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이 지으신 세계의 아름다움”
“생명과 진리의 실재에 접목된 문화”
“하나님 창조질서의 회복”

이 같은 비전을 가지고 시작된 아트미션이 창립 20주년을 맞아 ‘소망, 기억하다 기념하다’ 展을 개최했다.

아트미션 20주년 기념전
▲아트미션 창립 20주년 기념전 ‘소망, 기억하다 기념하다’ 展 전시 현장. ⓒ김신의 기자
‘복음을 전하는 사람들’로 창립한 아트미션은 기독교 세계관에 입각해 신앙과 예술의 분리를 지양하고 전인(全人)으로서 예술이란 관점에서 신앙과 예술의 통합을 지향한다. 동시에 미술가는 상상력과 창의력을 발휘하는 ‘자유’로운 존재지만, 그리스도인 예술가로서 세속 미술에 휩쓸리지 않고 자신의 ‘정체성’을 지키는 것의 필요성을 이야기 해왔다. 아트미션 고문 서성록 교수는 세상의 문화를 ‘기독교의 안경’을 쓰고 파악하는 분별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우리 시대에는 갈기갈기 찢긴 것에서부터 부서지고 깨져버린 것들이 너무 많습니다. 예술가의 의식은 산산조각 나 버렸고, 삶의 체험과 의식을 담는 그릇인 미술작품은 욕망의 창구 혹은 무질서의 온상으로 변질되어 버렸습니다. 새 미술담론이란 것도 따지고 보면 이런 기존 문화의 부정적 측면을 조장하거나 비호하는 것들로 이루어져 더욱 긴장감을 고조시킵니다. 이것에 대처하고 문화의 원상을 원래의 모습대로 복구하는 것은 아트미션의 몫이란 절실함을 가지고 문화적 소명을 감당해나가고자 합니다.”

인사동 관훈 갤러리에서 개최된 ‘소망, 기억하다 기념하다’ 展은 <공간>, <삶과 존재>, <시간>이라는 세 섹션으로 준비됐다.

아트미션 20주년 기념전
▲김언주 작가의 ‘오!’ 162x129cm, Oil on Cavas, 2018. ⓒ김신의 기자
1층 공간(SPACE)에서는 ‘놀이터와 감옥(PLAYGROUND VS. PRISON)’이란 주제로 전시가 준비됐다. 구승회, 김미옥, 김수향, 김언주, 김현희, 방효성, 손민지, 심정아, 안혜성, 연위봉, 정경미, 최진희 작가는 작품을 통해 “역설이지만 소망이 있기 때문에 때로는 고통이 있는 삶이라도 기쁨으로 견뎌낼 수 있다. 우리는 미래가 끊임없이 현재로 침범하기에 기쁘게 소망할 수 있다. 이런 의미에서 삶은 하나님의 선물이다. 누구에게는 놀이터가 되고 누구에게는 감옥이 되는 이 세상, 우리는 현재에 살지만 현재에 결코 갇히지 않는다”고 고백한다.

2층 삶과 존재(LIFE&BEING)의 주제는 ‘위드(WITH)’다. 김덕기, 김동영, 김명희, 김정희, 김희, 서효숙, 오진, 유경숙, 이부일, 이영민, 조혜경, 최미나 작가는 작품을 통해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공동체(에클레시아)를 이루며 살아간다. 이웃을 내 몸과 같이 사랑하며, 세상의 빛과 소금, 그리고 세상의 소망이 되는 존재로 살아간다. 그러므로 우리는 혼자가 아니라 함께 소망하는 존재”라고 고백한다.

3층 시간(TIME)은 전시의 제목인 ‘기억하다, 기념하다’의 주제가 준비됐다. 김민아, 남성애, 변영혜, 서자현, 양지희, 이영신, 이오성, 이서미, 이혜성, 정해숙, 채야고보, 최선, 최영환, 최운선 작가는 작품을 통해 “헬라어 ‘아남네시스’는 전례와 예배에서 ‘기억, 기념’의 뜻으로 사용된다. 사실 소망은 우리의 ‘기억’으로부터 시작되며, 그것을 삶 속에서 끊임없이 ‘기념’함으로 지속 가능해진다”며 “기억이 주는 소망, 크리스천에게 현재와 미래에 대한 소망은 과거에 대한 기억에 근거한다. 그러므로 과거는 기억과 기념을 통해 현재화되고, 그것은 또한 미래와 연결된다. 과거, 현재, 미래가 시간 속에서 하나가 된다”고 이야기 한다.

아트미션 20주년 기념전
▲아트미션 창립 20주년 기념전 ‘소망, 기억하다 기념하다’ 展 전시 현장. ⓒ김신의 기자
특별히 아트미션은 이번 20주년을 맞아 ‘아트미션 20주년 기념집’을 통해 여러 미학자들이 축전을 전했다.

신학자 겸 사진 작가, 빈센트 반 고흐 등 예술에 관한 다수의 논문을 발표한 라영환 교수는 “이 시대의 모든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소명은 자신의 재능을 통해 성경의 진리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아트미션은 예술로 그 일을 감당하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세상은 창조주 하나님을 부인하고 마치 자신들이 세상의 주인임을 자처한다. 혼돈의 중심에는 상대주의가 자리 잡고 있다. 자유라는 이름으로 모든 속박과 제한을 철폐한 결과 예술은 아무런 제한 없이 허용되는 장으로 인식되고 있다. 그 결과 염세주의와 허무주의가 예술의 영역에 팽배하다”며 “그러나 아트미션을 통해 참된 아름다움이 무엇인지 보여주고, 하나님의 구속의 메시지를 세상에 선포하였으면 한다. 하나님의 은총이 함께하기를 기도한다”고 전했다.

기독교 세계관과 문화에 대한 연구로 저명한 신국원 교수는 “아트미션 공동체의 전시가 복되길 기도한다. 이런 기념 전시는 여기까지 인도하신 주님께서 앞으로 주실 더 큰 은혜를 믿으며 달려나가는 결단을 보여주는 하나의 ‘에벤에셀’의 기념비”라며 “창조주 하나님께서 보시기 좋았다고 감탄하신 세상의 아름다움을 보고, 타락의 참상에 애통하며, 하나님 나라의 아름다움을 회복하는 꿈을 꾼다. 선을 행하다 낙심하지 않으면 때가 이르면 반드시 기쁨으로 거둘 것”이라고 했다.

미술계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미술평론가 심상용 교수는 “크리스천은 세상 앞에서 용기를 잃지 않는다. 창조적 예술가는 그가 처한 세상이 권장하는 규범을 고분고분 따르는 무기력하거나 영악한 모범생 같은 예술가일 필요가 없다”며 장 바니의 표현을 빌려 “우리는 역사를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역사를 만들어야 할 소명이 있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키도록 부름 받았다”고 했다.

이외 안용준, 오의석, 최태연, 한정희 등의 미학자가 축전을 전했다.

한편 아트미션의 ‘소망- 기억하다, 기념하다’ 展 은 지난 5일부터 10일까지 개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