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회 여명의 날
▲지난해 11월 열린 제13회 여명의 날 행사. ⓒ여명학교 홈페이지
“남한에서 제가 실수하고 겪은 일들이 통일되면 북한 사람들이 겪을 일이잖아요. 우리가 통일되면 북한 사람들에게 먼저 다가가 도와줄래요(여명학교 졸업생 박OO 학생).”

“저희가 북한에서 남한까지 오게 된 사명을 마음에 품고, 이 땅에서 통일의 주춧돌이 되기 위해 열심히 노력하려구요(여명학교 고3 정OO 학생).”

“우리들의 모교인 여명학교가 앞으로 우리 후배들에게도 따뜻한 엄마의 품과 같은 모교로서의 역할을 잘 감당해 나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세요(졸업생 이OO).”

남북간 평화 무드 가운데 탈북민들, 특히 북한에서 온 아이들은 오히려 ‘걸림돌’처럼 여겨 외면하기 쉽다. 이러한 가운데 여명학교는 이들을 ‘걸림돌’이 아닌 ‘주춧돌’로 세우고자 ‘CORNERSTONE, 통일의 초석을 놓다’는 주제로 제14회 여명의 날 행사를 오는 24일 오후 4시 분당 지구촌교회(담임 진재혁 목사)에서 개최한다.

이날 행사에는 최근 드라마 ‘미스터 선샤인’에 출연한 배우 김혜은 씨가 사회자로 참여한다. 또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의 추상미 감독과 영화에 출연한 여명학교 졸업생 이송 씨가 함께한다. 차인표와 송은이, 황보와 제아, 심태윤 등이 속한 컴패션밴드도 재능기부로 출연한다.

“6·25 전쟁에서 폭탄이 터지는 것을 보고 부모님을 잃은 아이들이었어요. 여기 와서 잘 먹었고, 보호를 받았고, 아이들이 이제 안전하다는 걸 알았어요. 삶의 즐거움을 누리기 시작했던 거죠(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 중 프와코비체 고아원 의사 루트코프스키).”

이는 최근 개봉된 영화 <폴란드로 간 아이들>에서 6·25 전쟁 당시 폴란드로 보내진 북한 고아들을 돌봐준 폴란드 교사의 인터뷰 내용이다. 위와 같은 전쟁 상황은 아니지만, 부모를 잃고, 배고픔과 불안감을 갖고 자기 삶의 자리를 떠난 아이들이 바로 탈북청소년들이다.

여명학교는 매년 ‘여명의 날’을 통해 이러한 탈북 청소년들의 아픔과 희망을 소개해 통일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고 있다. 탈북청소년 대안학교가 주최하는 공연으로는 가장 크고 오래된 행사로, 올해로 14회째를 맞았다.

이번 ‘여명의 날’ 행사에서는 통일 후 북한 지역 학교에서 겪게 될 모습을 탈북청소년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한 ‘내일의 여명’이라는 뮤지컬로 선보일 예정이다. 이를 통해 통일 이후 변화의 폭이 클 북한 지역에서는 어떤 어려움을 겪게 될지, 미리 엿볼 수 있다.

주최 측은 “모든 구조물은 초석을 어떻게 놓느냐에 따라 건축물의 크기와 안정성이 좌우된다. 남과 북의 통일은 남북의 다른 체제와 문화, 제도 등을 담아야 하는 더 큰 건물을 건축하는 일이기에, 초석을 다지는 일은 더욱 중요하다”며 “이 건축 과정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그 건물 안에 살아야 할 사람들에 맞는 건축을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을 앞두고 ‘먼저 온 미래’인 탈북민들을 통해, 통일 후 북한지역에 맞는 것들을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그래서 이들이 통일의 모퉁이돌이 되게 해야 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