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선교연구원
▲문화선교연구원의 ‘2018 대중문화 키워드로 살펴보는 대중의 열망과 한국교회의 과제’ 문화포럼 현장. ⓒ김신의 기자

문화선교연구원이 ‘2018 대중문화 키워드로 살펴보는 대중의 열망과 한국교회의 과제’라는 주제의 문화포럼을 20일 저녁 서울 신촌에 이는 필름포럼 카페에서 개최됐다.

먼저 문화선교연구원장 백광훈 목사가 ‘방탄소년단(BTS) 열풍을 통해 돌아본 한국 과제’에 대해 발표했다.

백 목사는 “방탄은 명실공히 오늘날 K팝을 넘어 글로벌한 문화 이슈를 차지하는 핫 키워드가 됐다”며 “한글로 된 가사로 2년 연속 빌보드 뮤직 어워드에서 톱 소셜 아티스트 상을 받았고, 빌보드 핫 200위에서 1위, 전 세계 구글 트랜드 검색 1위, 트위터 팔로워 1,500만에 1억 뷰가 넘는 뮤직비디오만 13곡에 이른다”며 방탄소년단에 대해 소개했다.

이어 “전 세계 젊은 세대의 열광적인 지지를 받으며 팝 역사에서 전인미답의 역사를 써나가고 있는, 이른바 ‘방탄 현상’은 단순한 한 아이돌 그룹의 성취차원을 넘어 하나의 문화현상으로 논의되고 있다. 방탄 현상에 대한 기사를 넘어 마케팅 서적, 논문, 단행본들도 앞다투어 출판되고 있을 정도”라고 했다.

이러한 이유에 대해 백 목사는 방탄소년단의 ‘진정성(Authenticity)’과 ‘커뮤니케이션’, ‘글로벌 팬덤, A.R.M.Y’, ‘동시대 청춘의 고민과 희망을 이야기한 노래’를 꼽았다.

백광훈
 ‘방탄소년단(BTS) 열풍을 통해 돌아본 한국 과제’에 대해 발표 중인 백광훈 목사. ⓒ김신의 기자

백 목사는 “방탄소년단은 기획사가 써준 가사, 전문가들이 만들어주는 곡을 부르지 않는다. 책 읽기를 통해 함께 배우고 작업하며 자신들의 고민과 희망을 가사로 쓴다. 뮤지션을 넘어 아티스트라 부르는 이유도 여기 있다”며 “또 일거수일투족을 노출하며 팬들과 적극 소통하고 즉각적인 피드백을 낸다”고 말했다.

이어 “무엇보다 오늘의 방탄이 있기까지 ‘아미(Adorable Representative Master of Ceremonied for Youth)’의 힘을 부정할 수 없다”며 “아미는 군대와 같은 응집력으로 음원 구입뿐 아니라 스트리밍, 언어 번역, 라디오방송 선곡 신청 등 대응 매뉴얼까지 갖추어 홍보하는 일도 마다하지 않는다. 이들이 이렇게까지 하는 이유는 위계질서를 해제하고 상호작용하기 때문이다. 방탄소년단은 숭배의 대상이 아니라 배려하고 함께 성장해 갈 조력자이자 친구인 수평적 관계”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의 팬덤은 어떤 것이든 이웃하는 것과 직접적으로 연결하고 접속할 수 있는 ‘리좀(Rhizome)적 체계’를 이루고 있다”고 덧붙였다.

또 백 목사는 ‘청(소)년 세대의 문제’를 주목했다. 그는 “청춘들이 살아가는 세상은 소비문화, 물질만능주의, 직장·결혼·꿈마저 포기한 N포세대, 신자유주의 세계화 물결 속 극심한 경쟁, 승자 독식, 부의 양극화, 패배 의식, 불안, 외로움을 안고 있다. 이 흐름의 직격탄을 맞은 것이 청년들”이라며 “여기에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음악을 통해 자신의 문제 의식과 바람을 전 세계의 젊은이들과 나눌 계기를 만들었다. 방탄소년단은 이 세대의 문제를 솔직하고 거침없는 언어로 비판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방탄소년단의 음악은 방탄 세계관(BTS Universe)라는 하나의 정교한 서사 속에서 지속적으로 생성된다. <스타워즈>나 <마블> 시리즈처럼 선공개 클립들이 있다. 스토리를 제작하며 앨범을 출시한다”며 “또 5억뷰가 넘는 방탄소년단의 뮤직비디오들은 청춘들의 고뇌, 사랑, 희망, 행복을 가사와 안무, 고도의 문학, 미술, 상징 체계로 이야기를 구축하고 강력한 의미 세계를 만든다”며 국내 유명 그룹 ‘방탄소년단’과 ‘빅뱅’, ‘트와이스’가 사용하는 단어 및 그 반복 횟수와 주요 가사를 살폈다.(사진)

방탄소년단 가사

그러면서도 백 목사는 “방탄소년단, BTS 열풍에 대해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들의 음악 역시 청춘들의 감성을 철저하게 소비화시킨 상품에 지나지 않을 뿐이며, 그들의 메시지가 담고 있는 ‘자기애’적 인본주의 메시지를 경계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며 “특히 니체(F. W. Nietzxche)의 초인사상, 헤세(H. Hesse)의 소설 ‘데미안’적 세계관에 대해 우려하는 기독교 진영도 있다. 이는 필히 탈기독교적인 성격을 지닐 것이라는 우려와 맞닿아 있다. 때문에 방탄 메시지에 대한 기독교적 이해와 리터러시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분명한 것은 전 세계 수많은 청춘들이 방탄소년단과 메시지, 세계관에 동의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 점에서 교회 공동체는 스스로를 돌아보는 성찰적 자세가 필요하다”며 “좋은 곡을 만드는 능력, 완벽한 퍼포먼스, 정교한 서사, 상징은 오늘날 기독교 문화의 현 주소를 반성하게 하면서 전문성과 실력의 중요성을 일깨운다. 방탄소년단과 팬들이 만들어내는 수평적 연대는 한국교회가 다음 세대와 함께 만들어가야 할 소통의 구조도 고민하게 한다”고 했다.

또 “단지 교회의 수적 성장을 위한 것이라면 청년 세대의 감응과 공감을 전혀 불러일으킬 수 없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교회는 ‘진정성’이 필요하다. 청년들의 고뇌와 아픔이 무엇인지 진지하게 듣고 고민하는 성육신적 자세가 필요하다”고 지적하며 “그들의 이야기를 경청하고, 함께 만들어가야 할 교회 안팎의 과제를 함께 나누고 대안을 제시하는 실천적 교회가 우리 청년 세대를 끌어안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만약 날지 못하면 뛰고, 뛰지 못하면 걷고, 걷지 못하면 기어가야 합니다! 그러나 무엇을 하건 당신은 반드시 앞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백 목사는 위와 같이 방탄소년단의 ‘Not Today’에 쓰인 마틴 루터 킹의 다짐을 소개하며 “흔들리는 청춘의 꽃처럼 거친 세상 속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가는 교회됨을 보여주어야 한다. 삶의 이유를 찾아 헤매는 이들에게 복음의 담대한 메시지를 전해야 한다. ‘너희 마음에 그리스도를 주로 삼아 거룩하게 하고 너희 속에 있는 소망에 관한 이유를 묻는 자들에게 대답할 것(벧전 3:15)’을 교회가 답해주어야 한다”며 발표를 마쳤다.

이후 순서에서는 성현 목사(필름포럼 대표)가 ‘마블: 환영(歡迎)과 환영(幻影)사이’를 제목으로 영화 ‘어벤져스3’에 대해 살폈고, 조성실 목사(소망교회)가 ‘유튜브의 중심에서 복음을 외치다’를 주제로 ‘유튜브’의 키워드에 대해 발표했다.

한편 문화선교연구원은 2018년 한 해를 돌아보며 ‘BTS(방탄소년단)’, ‘어벤져스3: 인피니티워’, ‘유튜브’ 세 가지를 ‘대중문화 키워드’로 꼽으며 이것이 사회와 교회에 주는 의미 및 영향을 분석하고자 포럼을 마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