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량교회
ⓒ새에덴교회
지난주 수요일은 부산에 있는 초량교회에 가서 집회를 했습니다. 부산지역 장로연합회가 개척교회 목회자 자녀들을 돕기 위한 집회를 마련했는데, 제가 그 집회 강사로 간 것입니다. 물론 저희 교회가 설립 30주년 기념 일환으로 미리 후원금을 보냈지만요.

초량교회는 1892년 11월 미 북장로교회에서 파송 받은 윌리엄 베어드 선교사에 의해서 부산 지역에 최초로 설립된 126년의 역사가 서려있는 교회입니다. 베어드 선교사는 한문 서당을 만들어서 한문과 영어를 가르치며 전도를 했습니다. 그때 사모님이신 애미 베어드 선교사께서 첫 딸을 낳았는데 유아세례를 받은지 얼마 안 되어서 풍토병으로 죽었습니다. 그때 사모님은 어린 딸을 잃은 슬픔과 외로움을 달래며 '멀리 멀리 갔더니', '나는 갈길 모르니 주여 인도하소서' 두 곡을 작시하였습니다. 그렇게 찬양으로 슬픔을 달래면서 어린 아이들을 가르치고 섬기는 모습을 보면서 부산 시민들이 감동을 받은 것입니다. 게다가 초량교회는 부산 지역에서 3.1운동의 거점 역할을 하였습니다. 그러니 오죽하였으면 초량교회를 건축할 때 믿지 않는 사람들까지 교회 건축헌금을 했다는 것입니다. 왜냐면, 교회가 유일한 부산의 소망이고 민족의 소망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었죠. 이 얼마나 눈부신 교회였습니까? 또한 6.25전쟁이 일어났을 때도 이승만 대통령이 부산 초량교회에서 300여 명의 목사, 장로님들과 함께 금식하며 기도했습니다. 더 감동스러운 사실은 그때 당시 초량교회 제직회가 전국에서 피난 온 교역자와 가족들을 섬기기로 결정하고 교회 마당에 천막을 치고 온 성도들이 힘을 다해 구호 활동을 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초량교회에서 한국을 구하기 위한 '구국기도회' 가 열리고 수백 명의 목사님들이 예배당 마룻바닥에 눈물을 쏟으며 우리 민족을 구해 달라고 울부짖으며 기도했습니다. 그 결과 하나님의 은혜로 오키나와 공항에서 전투기가 뜨고 인천상륙작전이 성공하여 다시 남한 땅을 찾고 서울 수복에 성공하였지 않습니까? 그러니 초량교회가 얼마나 위대한 교회로 쓰임을 받은 것입니까? 그래서 저는 초량교회를 꼭 한 번 가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가서 보니까 부산지역 장로님들이 꽤 많이 모였습니다. 그 중에는 연로하신 초량교회 장로님들도 계셨습니다. 이 분들이 저를 얼마나 환대하고 따뜻하게 맞아주는지 고개가 절로 숙여졌습니다. 초량교회에는 손양원 목사님께서 전도사로 있었고 주기철 목사님께서 담임목사로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수많은 애국지사들과 민족복음화 지도자들을 배출한 션샤인 처치가 아닙니까? 저는 초량교회 강단에 섰을 때 또 한없이 작아졌습니다. 정말 오버하는 설교를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래서 차분하면서도 진지하게 설교를 한 것입니다. 그리고 끝나고 나서 개척교회 목회자 자녀들에게 장학금 전달식을 했습니다. 예배 후 초량교회 역사관을 들렀습니다. 그곳엔 초량교회 126년의 역사가 보존되어 있었습니다. 30년된 교회의 목사가 그 역사관에 들어가니까 너무 왜소하고 어린애 같았습니다. 초량교회 담임목사님이신 김대훈 목사님이 참으로 거장처럼 보였고 저는 어린아이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그 지역이 구도시가 되다보니까 성도들 연령도 고령화 되고 신도시 교회 같은 젊고 패기있는 교회는 아니지만, 그때 당시는 눈이 부시도록 찬란한 교회였다는 것이 느껴졌습니다.

저는 역사관에서 나오면서 우리 교회의 100년 이후를 생각해 보았습니다. '그때 초량교회가 눈부신 교회였다면 오늘 이 시대는 우리 교회가 초량교회 같은 션샤인 처치가 되어야겠다'고 말입니다. 아닌게 아니라, 부산 지역 장로님들도 우리 교회의 30주년 섬김과 나눔 사역에 대해서 잘 알고 있었습니다. 그래서 이번 30주년을 맞이하여 섬김과 나눔 사역을 하도록 저를 무조건 따라 주셨던 장로님들, 함께 기도해 주시고 동참해 주신 성도들에게 너무너무 감사하는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지금 뿐만 아니라 앞으로 50년, 100년 후에 우리 교회 역사관이 꾸며질 때 소강석 목사가 새에덴교회 1대 목사로서 눈부신 역할을 하였고, 성도들도 소강석 목사와 함께 눈부신 교회를 이루었다는 사료들이 역사실에 잘 보존되고 전시되기를 소원하였습니다. 아니 그 뿐 아니라 100년 후에도 빛을 발하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눈부신 교회로 남기를 기도하였습니다. 부디, 지금의 이 영광의 빛이 우리 교회에서 떠나지 않기를 바라고 오늘의 이 영광의 촛대가 옮겨지지 않고 계속 빛을 발했으면 좋겠습니다. 차 안에서 그런 기도를 할 때 아직은 젊은 새에덴의 성도들 그리고 그 젊음의 가슴 속에 약동하고 있는 푸르른 영혼들을 머릿속에 떠 올렸습니다.

"아, 푸르른 새에덴의 영혼들이여, 부디 그대들로 하여금 우리 교회가 더 눈부신 교회를 이루어 가게 하소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