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정 작가
▲김기정 원로 화백. ⓒ송영민 제공
1998년 이스라엘 성지순례 때 시내산을 처음 만난 60세 서양화가 김기정 화백은 시내산을 만난 감사와 감격으로 가슴이 뛰며, 약 3시간 동안이나 하염없이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다고 한다. 이 체험으로 인해 40여 년간 그려온 풍경화를 내려놓고 오로지 성지 시내산만을 그리겠다는 일념으로 성화작가로 전환하게 됐다.

김 화백은 1939년 전남 해남 출신으로 조선대학 미술과와 홍익대학교 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개인전 9회와 600여회의 회원전 및 초대전, 그리고 대한민국 미술대전(국전), 목우회 공모전등 다수의 공모전에 심사위원을 역임한 바 있다.

현재 한국미술협회(고문), 목우회(자문위원)외 12개 미술단체 고문 및 자문위원으로 활동하면서, 그의 작품들은 대법원, 감리교 신학대학교, 춘천기독교 방송국, 동대문교회, 금란교회 등 수많은 장소에 소장되어 있고, 광천교회, 영락교회, 새문안교회 등 여러 교회의 시내산 작품을 제작 중에 있다.

김기정 작가
▲시내산 100F 혼합재료 2003. ⓒ송영민 제공
김기정 작가
▲시내산 50F 혼합재료 2005. ⓒ송영민 제공
기독 미술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게 되었을까?

고등학생 때 기독교 신앙을 가졌고 고2때부터 60세까지 교회 성탄 무대장식을 도맡아 해 오셨던 김 화백은 “화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 주일학교 교사로 성탄행사 준비를 하면서, 강단에 성탄 무대 장식을 맡으면서 우연히 시작하게 되었다”고 말한다.

미국에서 보내온 크리스마스 카드에 그려져 있는, 동방박사가 낙타를 타고 별 따라 베들레헴으로 가는 그림을 수채화로 전지 3장 크기로 그렸다. 그러나 낙타가 말처럼 생겼다는 말을 듣고 그 다음해 고3이 되어 더 잘 그려보겠다는 각오로, 극장에 가서 간판 그리는 재료와 기법을 견학 실습하고 페인트와 휘발유를 사용하여 전지 8장 크기의 대작을 두 달 이상 매일 밤 작업해서 마침내 완성했다.

그 결과 거의 극장 간판처럼 완벽하게 동방박사의 그림을 그리게 되어 교인들로부터 극찬을 받게 되었고, 이에 영향을 받아 대학 진학도 공대 전기과와 사대 미술과를 고민하다가 마침내 미술과를 선택해 화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김기정 작가
▲시내산 100P 혼합재료 2008. ⓒ송영민 제공
김기정 작가
▲시내산 60M 혼합재료 2000. ⓒ송영민 제공
1998년 김 화백은 동대문 감리교회 권사로서 화력 40년 중견작가로 인상주의에 기반한 자연풍경을 그렸고 그중에서도 백두산, 설악산, 도봉산등 산을 주로 10여년 이상 중점적으로 그려 왔으나 시내산을 만난 이후로는 이 모든 풍경화를 내려놓고 오로지 시내산만을 그려오고 있다.

당시의 시내산 체험은 김 화백에게 아주 특별한 것이었고, 화가로서의 소명을 재정립하는 계기가 되었다고 고백한다.

“아! 이곳에서 모세가 십계명을 받았구나”

다음해인 1999년에 김 화백은 홀로 시내산을 다시 찾아 일주일을 머물면서 겹겹이 둘러싸인 산중으로 들어가서 영험한 산세를 스케치하고 사진도 찍었다.

본격적인 시내산 작품 활동에 들어간 것이다. 3년 노력 끝에 2002년 서울갤러리에서 제8회 개인전으로 ‘시내산’전을 열었고, 개인전에 출품했던 시내산 작품 2점을 비롯해, 추수감사절 때마다 시내산 작품을 섬기던 교회에 봉헌하여 본당 대예배실에 총 7점의 시내산 작품으로 빈 벽 공간을 다 채웠다.

그의 이러한 노력들이 마침내 결실을 맺어 2013년 시내산 작품이 한국 기독교미술인협회에서 주관하는 제26회 대한민국 기독교 미술상을 수상하게 되었다.

김기정 작가
▲시내산 100F 혼합재료 2008. ⓒ송영민 제공
김기정 작가
▲시내산 10F 혼합재료 2015. ⓒ송영민 제공
김 화백은 오늘도 변함없이 하나님이 맡겨 주신 달란트로 감동과 은혜가 넘치는 작품들을 제작하고 있다.

현재 팔순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아직도 왕성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는 김 화백은 성화로 선교의 사명을 다하는 것이 기독 미술작가로서의 소명이라고 고백한다. 또 자신이 그려온 시내산 성화를 통해 성도들이 그 동안 작가가 느꼈던 동일한 감동과 은혜를 함께 받고 하나님께 영광 돌리며, 선교 사명을 함께 하는 것이라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