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시험도 믿음으로 승리
▲수험장 정문에서 자녀를 바라보는 학부모들. ⓒ크리스천투데이 DB

“하나님, 오늘 대한민국의 언론과 내 주변의 모든 이웃과 친척들은 수능 성적이, 그리고 이어지는 대학입시 결과가 인생을 좌우한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 수능이든 대입이든 그것이 아무리 아이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다 해도, 그것 역시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 아래 있음을 믿습니다.”

2019 대학수학능력시험일인 11월 14일, 각 교회에서 수험생 자녀들을 위한 ‘수능 기도회’가 진행된다.

기복적 성격이 없지 않아 매년 찬반 논란이 생기는 ‘수능 기도회’를 위해, ‘입시·사교육 바로세우기 기독교운동(이하 입사기)’에서는 지난 2014년 ‘바람직한 수능기도회’ 모범안을 제시한 바 있다. 다음은 그 일부 예시.

“하나님, 저와 배우자를 통해 주신 사랑하는 당신의 자녀가 여기 있습니다.

돌아보면 이 아이가 잉태되는 순간부터 출산과 양육의 모든 순간순간이 당신의 은혜의 손길 아래 있었습니다. 주께서 이 아이를 모든 질병과 안전의 위협으로부터 지켜주셨고, 거친 세속주의의 물결 가운데서도 아이의 영성과 인성을 지켜주셨고, 질풍노도와 같은 사춘기 가운데서 부모로부터 건강하게 독립하여 여기까지 자라왔습니다.

하나님은 수능 점수와 대입 결과를 뛰어넘어 아이를 인도하시며, 아이의 삶에 함께 계셔 가장 좋은 곳으로 인도하시는 분임을 믿습니다. 내 인생이 그러했듯 아이의 인생도 하나님의 은총의 영역에 속해 있으며, 그 은총이 아이를 지배할 것을 믿습니다.

그러하오니 하나님, 수능 시험을 치르는 아이의 마음 속에 당신의 평화와 믿음을 심어주십시오. 시험에 임할 때 최상의 컨디션을 허락하시되, 수능 시험이 내 인생을 좌우한다는 그 무거운 부담감을 덜어 주옵소서.

오히려 수능 시험도 지금까지 나를 인도해 오신 하나님이 이후 내 인생을 인도해 가시는 하나의 작은 도구이자 과정이라는 확신을 주시고, 그러한 확신이 아이의 마음을 가볍게 하며, 그로 인해 지금까지 공부하고 살아왔던 모든 경험들을 수능 시험 가운데 분히 표현해낼 수 있게 하옵소서.

수능 시험 이후 아이의 대학입시 과정 가운데 함께 하옵소서. 혹 아이의 수능 성적이 부모의 기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이 부분 역시 하나님의 손안에 있음을 믿고 아이를 격려하며, 주어진 현실 상황 가운데서 그 다음 단계를 계획할 수 있도록 아이를 잘 이끌게 하소서.

대학과 전공을 결정하며 원서를 작성하고 면접을 하는 등 모든 대입 과정 가운데서 부모가 아이의 인생을 좌지우지하고자 하는 욕구를 자제할 수 있게 하시고, 이 과정에서도 하나님이 아이에게 직접 말씀해주시기를 기도하는 마음으로 기다리며 아이와 대화를 통해 이 과정을 잘 밟아가게 하소서.

이 모든 과정 가운데서 아이가 학벌주의와 대학서열주의에 갇혀 자신을 제한하며 연약해지기 쉬우니, 하나님 부모인 제가 먼저 학벌주의와 대학서열주의라는 결정론을 뛰어넘어 아이를 향한 하나님의 비전과 작은 일에 충성한 자에게 큰 일을 맡기는 하나님의 법칙을 아이에게 잘 제시할 수 있게 하소서.

하나님, 제가 아이의 대학진학과 함께 아이에 대한 교육의 수고와 마음의 부담을 놓아버리는 무책임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동일하게 아이의 대학공부와 취업과 결혼의 과정까지 염려를 놓아버리지 못하고 끝까지 따라다니며 간섭하고 주관하려는 믿음 없음에 빠지지 않게 하소서.

오히려 자녀로부터 한발 떨어져 자녀를 위해 기도하기를 쉬는 죄 범하지 않도록 마음의 긴장을 유지하면서, 동시에 나그네 인생길을 함께 할 믿음의 동반자로서 여기며 더 깊이 교제하며 함께 자라갈 수 있게 하소서. 그리하여 이제 자녀와 함께 성장하며 믿음의 유산을 함께 이어받는 자리로 나아가게 하소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아멘.”


2010학년도 수능 시험장 모습
▲자녀를 격려하는 한 어머니의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각 교회, ‘수능 기도회’ 어떻게 드려야 하나

입사기 측은 “수능 기도회는 수능 전 100일, 40일, 세이레, 1주일 기도회, 그리고 수능 당일 기도회까지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며 “그런데 문제는 기도의 내용이 지나치게 기복적이거나 비성경적인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하나님, 우리 아이가 잘 몰라서 찍은 것이나 실수한 것이 정답이 되게 해 주십시오’ 류의 기도제목들이 횡행하는 것을 듣게 된다”며 “거룩하고 공의로운 하나님께 하는 기도인지, 그냥 해와 달을 향해 드리는 기도인지 분간하기 어려울 때도 있다”고 밝혔다.

입사기 측은 “물론 수험생 자녀를 가진 부모의 답답하고 긴박한 심정을 이러한 솔직한 표현으로 기도할 수는 있다. 특히 믿음이 어린 성도들의 경우 더욱 그럴 수 있을 것”이라며 “하지만 교회가 공적으로 인도하는 기도회가 이런 수준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회는 교인들이 자신의 욕망과 두려움에 근거한 이기적인 기도제목을 내려놓고, 자녀에게 어떤 일이 일어나더라도 하나님을 신뢰하는 기도를 하도록 이끌어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앞선 2010년 관련 기자회견에서 입사기에 참여했던 기독교학교교육연구소 소장 박상진 교수(장신대)는 한국교회 수능 기도회의 바람직한 방향으로 △평소에 부모 기도모임을 갖고 기도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부모들이 올바르게 기도할 수 있도록 성경적 자녀교육에 대한 가치관을 심어주며 △부모들이 자신의 자녀들만이 아니라 다른 가정의 자녀, 나아가 한국 교육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이 이루어지기를 위해 기도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정병오 대표(당시 좋은교사운동)는 “자녀를 위한 기도 이전, ‘먼저 그의 나라 기도(마 6:33)’를 우선해야 한다”며 “이 땅의 황폐한 교육을 향해 긍휼과 변화, 각성을 구하고 한국교회와 신앙의 전승을 위해 기도하며 학교와 교사, 기독교교육 운동을 위해 기도해 달라”고 요청했다.

또 자녀를 위한 기도를 할 때도 감사, 회개, 신뢰의 기도를 먼저 한 후, 능력과 평안과 인도를 구하고, 소망의 기도로 마무리하자고 했다. 그는 "당장 이번 시험에 자녀가 좋은 점수를 얻는 일에만 관심을 갖기보다, 먼저 그 나라와 그의 의를 구하는 기도를 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이 기도제목을 제안하는 중요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먼저 그의 나라 기도’는 긍휼을 구하는 기도, 변화를 구하는 기도, 각성을 구하는 기도, 교회를 위한 기도, 신앙의 전승을 위한 기도, 학교와 교사를 위한 기도, 기독교적 교육 운동을 위한 기도 등 7가지이며, ‘자녀를 위한 기도’는 감사의 기도, 회개의 기도, 신뢰의 기도, 능력을 구하는 기도, 평안을 구하는 기도, 인도를 구하는 기도, 소망의 기도 등 7가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