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이재신
▲이재신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2018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현대 과학시대, 하나님은 과연 존재하는가?’가 10일 충북 청주 봉명동 서문교회(담임 박명룡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컨퍼런스에는 7백여명이 참석해 기독교 변증에 대한 지역의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

◈빅뱅 이론과 캄브리아기 동물 문의 폭발

이날 컨퍼런스에서 이재신 교수(아주대 화학과)는 ‘현대 과학의 발전과 하나님 흔적’을 발표했다. 그는 “빅뱅 이론은 과거 어느 시점에 무(無)로부터 공간과 시간, 그리고 물질과 에너지가 갑자기 생기면서 우주가 시작돼 오늘에 이르렀다는 현대 우주론의 주도 이론”이라며 “20세기 말 빅뱅의 발견은 19세기 말 이래 과학이 하나님의 존재를 부정하고 기독교와 서로 충돌하는 관계라는 인식에 중대한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역사적 사건”이라고 평가했다.

이재신 교수는 “빅뱅 이론은 △우주배경복사의 존재 △먼 은하 별빛 스펙트럼의 적색편이 △우주배경복사 속에 나타난 극미한 요동 △수소와 헬륨이 주된 우주 내 물질 성분 △일반 상대성이론의 특이점 정리 등에 의해 지지되고 있다”며 “빅뱅 사건과 무로부터의 창조라는 기독교적 개념 사이에 유사성이 있음은 의심의 여지가 없고, 빅뱅의 발견은 하나님의 천지창조를 지지하는 중요한 과학적 증거”라고 밝혔다.

이 교수는 “찰스 다윈은 <종의 기원> 출간 당시 한 가지 의문이 있었다. 자연선택설이라 불리는 그의 진화론에 의하면, 자연의 변화는 목적이나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지만 그럼에도 생명체들이 이러한 변화에 적응하는 과정을 통해 마치 지성을 가진 존재가 설계한 것 같은 모습을 갖게 된다는 것”이라며 “그의 이론이 맞는다면 과거 생명체의 역사를 보여주는 화석 기록은 조상과 자손으로 연결되는 많은 생명체들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그러나 이미 다윈의 시대에도 화석 기록은 여기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다윈은 화석 기록이 불완전하므로 아마 미래의 화석 발굴이 이 문제를 해결해 줄 것으로 기대하고, 이것이 그의 이론에 제기하는 도전의 심각성을 간과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윈 시대 이후 많은 화석들이 추가로 발굴됐지만, 대량 발굴된 캄브리아기와 선캄브리아기 화석들은 이러한 ‘다윈의 의문’을 오히려 심화시켰다. 1천만년도 안 되는 짧은 지질학적 시간에 대부분의 동물 생명체들이 출현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재신 교수는 “캄브리아기 동물들은 이전 시대의 조상들이 없이 갑자기 출현했다. 진화생물학자들은 다윈의 진화론으로는 도저히 설명할 수 없는 이 ‘생명체 폭발’을 설명하기 위해 최근까지 다양한 제안을 했지만, 적절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며 “캄브리아기 폭발과 관련한 핵심 질문은, 캄브리아기 동물들이 가진 단백질들과 DNA 속의 엄청난 정보들을 그 짧은 기간 동안 생성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원인을 찾는 것”이라고 제시했다.

◈단백질과 DNA 속 엄청난 정보, 하나님 존재 증명

이 교수는 “과학자들은 그동안 생명체의 핵심 물질인 단백질과 DNA 속 정보가 자연선택이나 돌연변이 같은 자연적 과정으로 생성될 확률을 조사했으나, 그 가능성은 너무나 낮아서 자연적 과정이 캄브리아기 폭발의 원인이 될 수 없음은 분명해졌다”며 “여기서 현대 과학자들이 간과하는 중요한 원인은 바로 지성을 가진 정신적 존재”라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한결같은 경험을 통해, 의식과 지성을 가진 정신적 존재가 많은 양의 정보를 생성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복잡한 컴퓨터 프로그램은 능숙한 프로그래머의 지성의 산물 아닌가”라며 “캄브리아기 동물들이 가진 단백질과 DNA 속 엄청난 정보 역시 놀라운 천재성을 가진 지성적 존재의 산물이다. 그리고 이 원인은 유일한 원인”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과학자들이 생명체에 대해 알면 알수록, 이 지성적 존재의 천재성은 우리를 더욱 더 놀라게 한다. 그리고 이 천재성은 인간의 천재성과 비교할 수 없기에, 우리는 이러한 천재성의 배후에 하나님이 계시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며 “그럼에도 현대 많은 생물학자들이 ‘지성’의 가능성을 받아들이지 않는 이유는, 19세기 말 이후 과학에 많은 영향을 미쳐 온 자연주의와 유물론 철학에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이 교수는 “자연주의와 유물론은 생명을 포함한 모든 자연 현상을 지성을 배제한 자연적 과정과 물질적 요소로만 설명해야 한다고 주장하기에, 지성적 존재의 도입이 비과학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는 본래 과학의 모습이 아니다”며 “과학의 목적이 자연 현상을 관찰하고 관찰된 결과를 합리적으로 추론하여 자연과 세계에 대한 올바른 지식을 얻는 것이라면, 우리는 어떤 선제적 전제도 없이 오직 증거가 가리키는 대로 따라가야 올바른 결론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신론과 유신론 과학 논쟁, 그리고 지적설계

앞서 지적설계연구회 회장 이승엽 교수(서강대 융합의생명공학과)는 ‘생명의 기원: 무신론과 유신론 과학 논쟁’을 발표했다. 그는 “진화론이 근거하는 자연주의(무신론) 관점만이 정상 과학이라 주장하는 현재 과학 시스템에서, 생명의 기원에 대한 무신론과 유신론 과학 논쟁의 역사와 유신론 과학의 가능성을 논리적으로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고 밝혔다.

이 교수에 따르면 1859년과 1871년 출간된 다윈의 <종의 기원>과 <인간의 유래> 이후 자연선택은 20세기 전반까지 생물학의 중심 이론으로 확실히 받아들여지지 않다가, 집단유전학(population genetics)의 발달과 실험유전학의 결과로 이론적 토대가 마련되면서 중심 이론으로 자리잡았다. 이에 다윈의 자연선택과 유전학의 융합에 기원을 둔 통합이론 또는 신다윈주의(neo-Dawinism)라 불리는 현대 이론이 1940년경 생겨났다.

2018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컨퍼런스가 진행되고 있다. ⓒ이대웅 기자
1953년 왓슨과 크릭의 DNA의 이중나선 모형 발견으로 초래된 분자생물학으로 진화론의 영역은 더욱 확대됐고, 고생물학 분야에서도 새로운 화석자료 발견으로 진전을 보인다. 그러나 20세기 전반기까지 대진화의 생셩 매커니즘에 대한 연구는 주류 진화생물학자의 관심 밖이었고, 자연선택을 받아들이는 진화론자 그룹은 세부적으로 다양한 차이점이 존재한다.

진화론자 그룹에는 극단적 신다윈주의자들이 있는데, 자연선택은 진화에 있어 타협할 수 없는 절대적으로 중요한 원인라 주장하는 리처드 도킨스와 대니얼 데닛이 대표적이다. 다른 쪽에는 점진적 변이에 반대하는 스티븐 제이 굴드 같은 과학자들도 있다.

그는 “초기의 창조-진화 논쟁이 주로 발생한 영국에서는 진화론과 타협 또는 화해를 이루는 방향으로 나아간 반면 미국의 경우 반진화론 경향이 우세했다”며 “1920년대 스코프스 법정 논쟁으로 대표되듯 처음부터 사회적 논쟁으로 치달았고, 1980년 아칸소 법정논쟁으로 정점을 이룬 창조과학 운동과 2000년대 들어 지적설계론의 교육 개편 등이 있다“고 소개했다.

그러다 1991년 저명한 버클리대 법학과 필립 존슨 교수가 <심판대의 다윈>을 출간한다. 지적설계론의 시초라 할 수 있는 이 책은, 진화론의 과학적 증거를 문제삼았던 기존 반진화론 학자들과 달리, 진화론 자체가 철학적 자연주의에 근거한 것으로서 종교적 관점을 갖고 있으며, 진화-창조 논쟁의 규칙이 잘못돼 있음을 논리적으로 규명했다.

이후 1996년 ‘환원 불가능한 복잡성’을 주장한 마이클 비히의 <다윈의 블랙박스>, 이를 ‘복잡 특수정보 이론’으로 구체화한 윌리엄 뎀스키의 <지적설계>가 1998년 각각 출간되고, 2000년 지적설계 운동을 주도하는 디스커버리 연구소가 설립되고 스티븐 마이어 박사가 이끌게 된다. 2007년에는 길레모 곤잘레스가 지적설계 저서인 <선택받은 행성>을 출간했지만 승진에 탈락하면서 ‘학문의 자유’ 논란이 벌어진다.

◈지적설계,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 인정될 수 있어

 이승엽 교수는 “지적설계론에 대해 대부분이 갖는 가장 큰 오해는 창조과학의 새로운 형태일 뿐이라는 것이다. 그러나 둘은 기본적 접근법에서 차이가 있고, 무엇보다 지적설계는 창조주가 누구인가나 그의 의도는 다루지 않는다”며 “지적설계는 창조과학과 달리 다음 두 가지 기본적 가정을 기초로 한다. 지적 원인이 존재하고, 이 원인은 (생물체의 특정화된 복잡성을 관찰함으로) 경험적으로 탐지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교수는 “<신의 언어>를 쓴 프랜시스 콜린스는 기본적으로 과학과 종교를 일치시키려는 관점, 즉 하나님이 ‘진화’의 과정을 통해 생명체를 만들었다는 유신진화론을 지지한다”며 “유신진화론에도 다양한 스펙트럼이 존재하는데, 크게 신학/철학자들 그룹과 기독교 과학자 그룹으로 나눌 수 있다. <심판대의 다윈> 출간 이후 지적설계론과 유신진화론 그룹의 논쟁이 많았고, 스티븐 마이어 박사의 <세포 속의 시그니처>와 <다윈의 의문> 출간 이후 미국 유신진화론 과학자들의 모임인 바이오로고스 포럼과 격렬한 논쟁이 있었다”고 밝혔다.

2018 기독교 변증 컨퍼런스 이승엽
▲이승엽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그는 “진화론자들은 창조과학뿐 아니라 지적설계론이 ‘신이 존재함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려는 시도’ 즉 종교적 관점에서 출발했다며 이는 과학적 증명이 불가능하므로 과학의 범위에 속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며 “그러나 <종의 기원> 이후 현재까지 화석학적으로나 생물학적 증거들이 자연선택과 돌연변이의 신다윈주의 진화 메커니즘이 생물학적 기원과 생명체의 복잡성을 모두 설명할 수 없다는 과학적 비판에서 출발된 것”이라고 반박했다.

이 교수는 “다윈의 예상과는 달리, 현재와 같은 복잡하고 다양한 생명체의 대진화 메커니즘에 대한 결정적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고, 이에 따라 신다윈주의적 설명과 다른 다양한 소수 이론들이 진화론자들 사이에서 제시돼 왔다”며 “현재 진화론이 당면한 새로운 문제는 생물학적 정보의 기원과 생명 정보의 증가를 설명할 수 없다는 데 있다”고 전했다.

이승엽 교수는 “생물학적 기원에 대해서는 여전히 논쟁적인 부분이 존재함에도, 물질과 에너지의 자연주의적 관점만이 과학이고 비자연주의적 설명은 과학적 증거의 유무에 상관없이 비과학으로 치부하는 것은 토론과 논쟁을 통해 발전하는 과학의 특성과는 맞지 않다”며 “이러한 가운데, 자연주의적 설명만을 과학이라 정의하던 미국 대부분의 주 교육위원회가 과학의 정의를 ‘자연현상에 대한 적절한 설명’이라는 표현으로 바꾼 것은 매우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진화론과 창조론 논쟁의 역사에서 가장 학술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지적설계론이 향후 혹독한 과학적 반증 논쟁에서 살아남는다면, 토마스 쿤이 말한 새로운 과학 패러다임으로 인정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다면 폐기될 것”이라며 “과학은 증거로만 말해야지, 이론이 근거하는 철학적 기반이 결론을 말하도록 해선 안 된다. 본인은 지적설계론을 옹호하지만, 지적설계론이 설계론적 관점의 생명체 기원과 복잡성 증명에 실패한다면 이 이론을 고집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했다.

컨퍼런스에서는 이 외에도 안환균 목사(변증전도연구소 소장)가 ‘과학과 신앙, 어떻게 볼 것인가?’, 박명룡 목사(청주 서문교회)가 ‘지성인, 과연 하나님의 존재를 믿을 수 있는가?’를 각각 강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