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대선 개혁신학포럼
▲세미나에서 장대선 목사가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개혁신학포럼(대표 이경섭 목사) 제16차 정기세미나가 지난 10월 29-30일 남양주 천보산민족기도원 선교센터에서 ‘한국 장로교회, 무엇을 개혁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개최됐다.

이날 신진 학자인 장대선 목사(가마산장로교회)는 예배 부문 개혁 과제에 대해 ‘공중 예배를 중심으로 살핀 유스 디비눔의 교회정치’라는 제목으로 부문별 첫 발제에 나섰다. 장 목사는 잘 알려지지 않은 종교개혁의 유산 ‘유스 디비눔(Jus Divinum)’을 소개했다.

‘유스 디비눔(Jus Divinum Regiminis Ecclesiastici)’은 웨스트민스터 총회가 막바지에 이르던 1646년 작성됐고, 두 번째 판이 1647년, 세 번째 판이 1654년 각각 작성됐다. ‘런던에 있는 그리스도의 여러 목사들에 의해(By sundry Ministers of CHRIST within the City of London)’ 작성됐다는 이 논문은 장로교회 정치에 관한 하나님의 법(Jus Divinum), 즉 신적 권위(Divine Right)에 관해 상세하고 성경적으로 설명함으로써, 장로교회 정치의 원리와 더불어 그 기원에 있어 탁월한 근거들을 제공하고 있다.

장대선 목사는 “종교개혁 시대 이후 현대에 이르기까지 장로교회 신학의 가장 기초적 바탕은 성경이다. 성경에 관한 일관된 필요와 강조는 그대로 예배모범에도 투영되는데, 웨스트민스터 공예배 지침서(예배 모범)는 바로 그러한 맥락에서 예배에 관한 전반적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며 “장로교회들의 표준 예배지침은 성경에 명시적으로(Explicitly) 그리고 암시적으로(Implicitly) 제시돼 있는 것에 근거한다”고 소개했다.

그러면서 “바로 그러한 근거에 관한 원리가 예배의 규정적 원리(Regulative Principle of Worship)”라며 “예배의 규정적 원리야말로 오직 성경에만 근거하는 신학으로서의 실천적 원리이고, 그러한 맥락이 성경에 근거하는 웨스트민스터 공예배 지침의 기초”라고 했다.

장 목사는 “일반적으로 장로교회 표준문서라 불리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문서들, 즉 신앙고백서와 대소교리문답, 장로교회 정치형태(교회정치 모범), 공예배 지침(예배 모범) 등은 장기의회(Long Parliament)를 배경으로 한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그리고 아일랜드의 정치적·종교적 문제가 얽힌 가운데 산출된 유산이라고 보는 견해들이 있다”며 “그러나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표준문서들이 지지하고 있는 보편적 입장은, 모든 문구들이 하나님 말씀인 성경에 충실하는 것을 명시하고 있으며, ‘유스 디비눔’의 논문에서는 그러한 입장이 더욱 상세하게 작성돼 있다”고 밝혔다.

그는 “공예배 지침이 다른 교파와의 대화와 절충에 근거한 것이 아니라, 순수하게 성경에 근거하는 예배가 무엇인지를 바탕으로 한다는 점을 신앙고백과 대소교리문답에서 일부 살펴볼 수 있는 것과 달리, 장로교회 정치형태에 관한 지침들이 성경에 근거하는 유일한 교회정치에 따른 것이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유스 디비눔’에서 극명하게 파악된다”며 “특히 스코틀랜드 목회자들(총대)이 아니라 잉글랜드(런던)의 목회자들 가운데서, 장로교회 정치형태가 하나님의 신적 권위에 근거하는 명백하고도 유일한 것임이 천명돼 있다는 점에서, 웨스트민스터 총회 자체의 장로교회에 대한 입장과 지지가 명백하게 정리됐음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스 디비눔
▲장대선 목사가 이날 소개한 문서 ‘유스 디비눔’.
장대선 목사는 “‘유스 디비눔’은 파트1 제2장에서 ‘하나님의 법은 최고이자 최선의 지위를 가지며, 이를 통해 교회는 그리스도의 교리·예배·정치를 유지할 수 있다’고 하면서, 교회정치뿐 아니라 교리와 예배에 관한 것들도 ‘하나님의 법’으로서의 분명한 권위로 성경에 제시돼 있음을 확증하고 있다”며 “본격적으로 성경에 따라 신적 권위를 부여받은 교회정치의 성격이 무엇인지를 다루는 ‘유스 디비눔’ 파트2 제7장에서는 웨스트민스터 공예배지침(예배 모범) 속 ①공적 기도와 감사 ②시편 찬양 ③교회에서 하나님 말씀의 공적 사역 ④성례의 집행 등을 ‘신적 규례’로서 소개하고 있다”고 했다.

장 목사는 “‘유스 디비눔’은 성경에 구속력을 지닌 모범들이 제시돼 있음을 언급하면서, 하나님의 모범, 그리스도의 모범, 신약시대 그리스도인들(선지자, 사도, 성도, 초대교회들)의 모범 등 3가지를 제시한다. 즉 성경에서 찾아볼 수 있는 모범들 외에 어떤 구속력도 용인하지 않는 것”이라며 “로마가톨릭 교회나 에라스투스주의, 회중주의 및 그 어떤 세속적 권위나 뜻에서가 아니라, 앞서 언급한 성경 안에서 구속력을 지닌 3가지 모범들에 의해 단일하고 일관된 교회정치로서의 장로교회 형태가 제시돼 있음을 명백히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처럼 ‘유스 디비눔’은 교리의 내용들뿐 아니라, 공예배 지침(모범)과 장로교회 정치형태에 대한 문서들까지 모든 웨스트민스터 총회의 표준문서들이, 하나님의 법(Jus Divinum) 즉 신적 권위(Divine Right)로서 항구적으로(perpetual) 부여돼 있음을 충분하게 논증하고 있다”며 “따라서 교회의 표지인 말씀 선포와 성례, 그리고 치리(권징) 모두가 신적 권위를 부여받은 하나님의 법으로서 시행되도록 하는 것이 ‘유스 디비눔’으로서의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의 의미”라고 전했다.

또 “현대 장로교회들이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들을 교회의 표준으로 채택할 때, 항상 이러한 성격을 이해하는 것을 전제로 해야 한다”며 “그 점에서 이미 1788년 미국 장로교회의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수정, 1903년과 최종적으로 1967년 미국 연합장로교회의 새로운 신앙고백서 작성 역사는, 웨스트민스터 총회에 있어 ‘장로교회 정치와 예배의 규정적 원리(Regulative Principle of Worship)’ 등에 담긴 하나님의 법으로서의 교회정치에 근본적으로 역행하는 역사”라고 지적했다.

장 목사는 “따라서 현대 장로교회들이 그러한 북미 대륙에서의 역사를 따라가는 한, 그것은 결코 웨스트민스터 표준문서를 바탕으로 하는 장로교회 정치가 아니고, 그러한 장로교회 정치가 없는 교회는 결코 장로교회일 수 없음을 인식하고 개혁해야 한다”며 “그런 점에서 ‘유스 디비눔(Jus Divinum Regiminis Ecclesiastici)’ 문서는 성경이 규정하는 교회가 장로교회임을 확고하게, 그리고 더욱 구체적으로 어떻게 구현해야 하는지에 대한 분명한 규례들을 설명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장대선 목사는 『웨스트민스터 신앙고백 스터디』와 『웨스트민스터 예배모범 스터디』, 스코틀랜드 가정예배 모범 해설집 『교회를 세우는 가정예배(이상 고백과문답)』, 16세기 칼뱅에 의해 초안된 프랑스 신앙고백을 탐구한 『프랑스 신앙고백 해설(세움북스)』 등을 저술했다. 뿐만 아니라 아직 국내에 소개되지 않았거나 다뤄지지 않은 개혁교회 신조들을 연구하여 이 시대 교회들에 소개하고 접목하는 작업에 꾸준히 전념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