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역네트워크
▲김제우 청년이 결론을 발표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지난 9월 29일 서울 양재동 카페 생각의정원에서 열린 청년사역네트워크의 교회 청년 공동체 ‘다시 세움’을 위한 제언 포럼에서 설문조사 결과 발표 후, 김제우 청년은 ‘결론 및 제언’을 발표했다. 내용은 한국교회의 현 모습에 대해 매우 비판적이었지만, 그 속에서는 바로 서길 바라는 애정이 느껴졌다.

그는 “한국교회는 철저하게 버림받았다. 청년들은 너무나 실망했다. 기독교뿐 아니라 모든 가치와 종교가 흔들리는 시대이지만, 교회는 붕괴의 선봉에 서 있다”며 “많은 친구들이 무신론이나 조악한 과학주의를 거부하고 절대자의 존재와 신에 대한 믿음이 있어도, 교회에 소속되기를 거부한다. 많은 친구들이 영적이지만 제도권 교회를 꺼린다. 교회 다닌다고 하면 기대가 아닌 경계의 대상이 되는 것이 현실”이라고 말했다.

김제우 청년은 “청년들이 어떤 예수를 믿는지 말도 못하면서 덮어놓고 어떤 사안에 반대부터 하는 것 같다. 언제부터 기독교가 토론과 투쟁의 역동성을 잃고 관성적으로 생존에만 힘쓰는 괴물이 됐나. 왜 복음이 폐기물 취급을 받고 있나. 어쩌다가 여기까지 왔을까”라며 “결국 우리가 고민해야 할 것은 ‘무엇’이 아니라 ‘어떻게’이다. 이미 문제 상황은 모두 공감하고 있으므로, 구조와 내용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기존 교회와 교단이 구조적으로 갖고 있는 권위를 해체하고 구성원들, 특히 청년들에게 나눠야 한다”며 “이는 목사님과 장로님들이 교회를 망쳤기 때문이다. 물론 훌륭하신 분들도 많지만, 그들 개인이 아니라 목사와 장로를 만드는 제도와 시스템이 한국교회를 망친 것”이라고 주장했다.

김제우 청년은 “교회의 중심을 제도와 시스템에서 예수님으로, 인습적 가치에서 하나님과 성경의 가치로, 교회의 형태를 감옥 같은 닫힌 구조에서 담장 없는 광장으로 바꿔야 한다. 현재 기독교의 세계관은 21세기와 소통하기 힘들고, 분열하고 변형됐으며 기괴해진 믿음의 양식이 됐기 때문”이라며 “우리에게는 인식과 고백의 변증법이 필요. 한 손에는 이성을, 한 손에는 십자가를 들고, 둘 사이에서 줄타기를 하면서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김 청년은 “철학자 폴 리쾨르는 두 가지 순수성을 말했다. 첫째는 맹목적 순수로, 본인은 행복하나 이들은 외부와 소통하지 않는다. 이를 타개하려면 반동적 충격이 필요하다”며 “자신의 순수한 신앙고백과 함께, 주어진 교리들을 의심하고 회의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여기서 많이 고꾸라지기도 하지만, 이 단계를 거쳐 다시 십자가를 마주하는 단계가 바로 두 번째 순수성”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맹목적·폐쇄적이지 않은 믿음이 있어야 한국교회는 회복되고, 이런 믿음을 가르칠 때 청년들은 돌아올 것”이라며 “성숙과 성장 이전에 공동체를 생각하고, 주도권을 가진 청년들을 깨우쳐야 한다. ‘무능한 지도자-성경의 오독-잘못된 전통-청년 실망’의 악순환을 끊고, ‘중심이 되는 청년-책임감으로 성경과 기독교에 대해 토론하는 청년-새롭고 순수해진 교회와 가르침-세상의 빛과 소금’의 선순환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현실적으로 제도를 모두 해체하고 모든 지도자들을 몰아내자는 폭력적인 주장을 하는 것은 아니다. 개교회에서 청년들의 이야기를 들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청년들이 질문을 스스로, 그리고 그들끼리 고민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지도자들은 두 번 말할 것을 한 번으로 줄이고, 청년들에게 권위를 앞세워 다른 해석에 대해 정죄해서는 안 된다. 이러한 작은 변화들이 모인다면, 미래에는 교회의 구조와 모습, 가르침과 행동이 하나님 보시기에 좋을 것을 확신한다”고 했다.

이후 해당 설문 조사와 결론 내용을 토대로 패널과 함께 질문과 토론이 이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