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대한감리회(기감)이 여전히 감독회장직으로 인해 시끄럽다. 기감 총회는 지난 7일 서울 한 호텔에서 제7차 총회실행부위원회(총실위)를 소집했으나, 감독회장도 아닌 감독회장 직무대행을 끝내 선출하지 못했다.

이날 모임에서는 감독회장 직무대행 선출을 시도조차 하지 못했다. 총실위원 정원이 40인이고 직무대행 선출을 위해서는 그 3분의 2인 27인 이상이 참석해야 하는데, 23인밖에 출석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개회도 하지 못할 회의를 열겠다고 나선 격으로, 감리회의 현 주소가 고스란히 드러난 모임이었다.

기감 회원들은 당초 총실위에서 직무대행으로 선출한 이철 목사를 총회적 차원이나 일반적 시각에서 보면 매우 지엽적인 문제로 총회특별재판위원회(총특재) 결정에 의해 낙마시켰다. 정당한 절차를 거쳤고, 교단법인 교리와 장정을 추상같이 적용했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감독회장도 아닌 감독회장 직무대행에게까지 그런 ‘먼지털이’ 식 시비가 필요했는지 의문이 남는다.

신경하 전 감독회장 후임이 뽑히지 않으면서 파행으로 치달은 감리교 감독회장 사태는 벌써 10년째다. 그 동안 감독회장이 2명인 적도 있었고, 공석이었던 기간은 훨씬 길었으며, 천신만고 끝에 감독회장을 선출했으나 유명무실한 적도 있었다. 가장 큰 문제는 산하 교회들이 목회를 비롯한 각종 활동에 있어 감독회장이 있든 없든 아무런 문제나 존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한다는 점일 것이다.

감독회장직이 4년으로 바뀌면서 그 자리를 향한 암투와 이전투구는 전에 없이 커지고 있다. 감리교의 자랑인 교리와 장정은 최소한의 규율이 아닌, 상대를 끌어내리는 도구로 변질되어가고 있다. 자랑스러운 이름이던 감리교도(Methodist)는 처음 그 단어가 유래한 조롱의 의미가 짙어지고 있다. 출구도 보이지 않는다.

감리회 31회 입법의회
▲지난 31회 입법의회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