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언가 경험을 통해 알고 있다면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반대의 경우도 있다. 이를테면 몸에서 발생하는 통증 같은 것. 어떤 증후가 괴로움을 안겨준다는 것을 안다면 증상이 발생하기 전부터 그 고통을 한 번 더 겪어야 하는 불안감을 느낄 수 있다. 가령 '편두통'을 말이다.

편두통은 머리 한쪽에서(혹은 양쪽) 비롯된, 심장이 뛰는 것 같은 박동성 통증이 일정 시간 발작적으로 지속되는 것을 말한다. 생활에 지장을 줄 만큼의 통증과 더불어 소화가 되지 않고 울렁거리거나 구토를 동반하기도 한다.

서초 교대역 풀과나무한의원 김제영 원장은 "보통 머리가 아프면 자연스럽게 찾게 되는 게 두통약이다.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된 이들 약들은 별도의 처방전 필요 없이 손쉽게 구입과 복용이 가능하다. 바쁜 현대인에게 꼭 필요한 존재지만 자칫 오남용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나친 편두통약 복용은 우울증, 피로감, 신체 활동에 대한 내성 감소, 구역, 어지럼증, 불면증 등의 부작용을 불러올 수 있으며 중추 신경계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한 통증이 더욱 악화되거나 만성 편두통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말했다.

물론 환자들이 진통제에만 의존하는 데에는 나름의 이유가 있다. 관련 진단학과를 찾아 검사를 받거나 mri, ct검사까지 진행했음에도 별다른 이상이 없다는 소견을 들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뚜렷한 해결책이 없는 상태에서 마땅히 대처 할 수 있는 일이라곤 진통제 복용이 전부였을 것. 그러나 이는 통증의 원인을 계속해서 방치하고 있는 것과 다름없다. 이때는 다른 관점에서 통증을 살펴야 하는데, 한의학에서는 편두통의 원인을 어혈에서 찾고 있다.

어혈은 정상적인 생리 기능을 잃어버려 못쓰게 된 더럽고 탁한 혈액을 말한다. 어혈은 스트레스나 피로, 장부의 기능 문제(간, 심장, 신장, 위장 등), 외상, 근골격계 문제에 의해 발생한다. 이러한 어혈이 혈관 내에 뭉쳐 정상적인 혈액순환을 방해하면 뇌에 충분한 산소와 영양소 공급이 어렵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편두통 증상이 나타나게 된다.

풀과나무한의원 측에 따르면 혈관에 쌓인 탁한 피를 제거하기 위한 한약처방이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뇌청혈해독탕 등의 한약처방은 탁한 혈액을 배출시키고 혈액순환을 개선하는 것에 중점을 둬 위 기능 문제, 간장의 열, 대장의 독소, 신장의 무력 등 장부의 기능을 회복하고 면역력 강화에 도움을 준다.

순수한약재 성분으로 만들어진 탕약으로 환자의 상태에 따라 맞춤 처방되기 때문에 약을 복용하는 것만으로 증상 개선이 가능하다는 것. 이는 편두통, 긴장성두통, 군발두통, 소화불량두통 등 다양한 유형의 두통 치료뿐 아니라 어지럼증 치료에도 같은 효과를 보인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약과 침의 효과를 동시에 적용시켜 좀 더 빠른 통증 개선이 가능한 약침요법, 뇌 혈액순환 장애로 비정상적으로 높아진 뇌압을 침을 통해 정상으로 낮추는 뇌압조절, 전신 경락의 흐름을 원활하게 하여 혈액순환을 좋게 하는 경락이완요법을 병행하면 좀 더 확실한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한다.

김 원장은 "편두통에 시달리는 이들의 경우 수면부족, 냄새, 스트레스, 음식 등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겪는 일들에 쉽게 자극을 받는다. 때문에 만성 편두통 환자들은 과민성대장증후군이나 불안증, 우울증에 걸릴 가능성도 높다. 일상의 불편함을 넘어 삶 전반의 균형마저 위태롭게 하는 만큼 편두통 치료에 좀 더 적극적으로 나서주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편두통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적절한 치료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환자마다 증상 및 장애 정도가 다양하기 때문이다. 관련의 와의 구체적인 상담도 중요하다. 특히 심한 두통, 뒷목의 뻣뻣함, 의식이상, 복시, 경련, 감각둔화, 어눌한 발음 등이 동반된 두통은 위험을 알리는 경고일 수 있는 만큼 더욱 적극적으로 대처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