습관이 영성이다
습관이 영성이다

제임스 K. A. 스미스 | 박세혁 역 | 비아토르 | 329쪽 | 15,000원

제임스 K. A. 스미스는 2011년 『칼빈주의와 사랑에 빠진 젊은이에게 보내는 편지(Letters to a Young Calvinist)』를 통해 만났다. 얇은 책이었기에 비교적 정보가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지만, 그에 대한 첫 인상은 매우 긍정적이었다. 건전한 신학적 토대 위에 현대와 끊임없이 소통하려는 의지가 보였기 때문이다.

그를 다시 만난 건 6년이 지나서다. 그의 ‘문화적 예전 3부작’ 중 하나였던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는 많은 통찰과 함께 여러 가지 고민을 안겨주었다(자세한 서평은 https://blog.naver.com/mojung01/220923172276).

이번에 읽게 된 『습관이 영성이다』는 『하나님 나라를 욕망하라』를 비롯한 ‘문화적 예전 3부작’의 입문서 혹은 개론서로 볼 수 있다. 원제는 ‘You Are What You Love’인데, ‘당신이 사랑하는 것이 바로 당신이다’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원제가 책의 전체적 내용을 포괄적으로 지시해 주고 있다.

즉 저자의 문제제기는 인간이 어떠한 존재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것과 함께, 그에 맞는 교육의 필요성에 대해서 말하고 있다. 그럼에도 저자의 논지는 영성 형성에 훈련과 습관이 매우 중요하다는 것이기에, 번역서의 제목은 조금 더 구체적이라고 할 수 있다.

제임스의 핵심 주장은 이러하다. 인간은 갈망하는 존재다. 즉 ‘우리가 무엇을 원하는가?’가 우리 정체성의 핵심이다. 우리의 신앙도 동일하다. “앎과 믿음의 문제라기보다 열망과 갈망의 문제다(14).”

우리는 근원적으로 갈망하는 존재이기에, 이 갈망이 어디를 향해 있는가가 중요하다. 우리의 문화는 끊임없이 세속적 욕망을 우리에게 무의식적으로 일깨우며, 자극한다. 이러한 세속적 가치는 매우 교묘하다. 우리는 이러한 세상의 가치(사랑이 아닌 대상화, 경쟁, 소비주의 등)를 분별하며, 인식해야 한다.

죄는 악덕의 문제이기에,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지식 이상의 것이 필요하다. 우리 안에 내재되어 있는 죄의 습성을 바꾸어야 한다. “우리의 사랑을 재형성해야 한다(92쪽)”.

인간은 전인격적 존재다. 죄된 본성을 바꾸기 위해서는 대항하는 예전이 필요하다. 우리 안에 가득 차 있는 죄를 복음으로 가득 채워야 한다. “하나님 나라를 가리키는 구체적이며 공동체적 실천으로 그 사랑의 질서를 바로잡아야 한다(95쪽)”.

새로운 습관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지적 차원의 인식 그 이상이 필요하다. 우리에게는 실천이 필요하다. 그 실천은 반복적이어야 한다. 습관의 형성에서 중요한 것은 모방이다.

이미 사랑받은 사람이 사랑을 주어야한다. 하나님께 사랑 받은 우리가 먼저 사랑해야 한다. 부모가 아이를 위해 전적인 사랑을 해야 한다. 더불어 가르치는 것 이상으로, 먼저 덕을 실천하며, 본받게 해야 한다. 우리는 교회뿐 아니라 일상의 삶 가운데서도 덕의 형성을 위해 훈련해야 한다.

하나님께서는 우리에게 다양한 은혜의 방편을 허락하셨다.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매우 다양하다. 특히 예전에서의 다양한 형식을 통해 우리는 하나님을 새롭게 만날 수 있다. 교회와 그 안에서의 예배는 하나님을 만날 수 있는 통로다. “교회 예배가 제자도의 핵심이다(112쪽)”.

기독교 예배는 삼위일체 하나님께서 주체인 동시에 대상이 된다. 우리의 예배는 형성적이어야 하며, 그렇기에 형식은 중요하다. 단순히 새로운 예배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기독교의 오랜 전통 가운데 이미 형성적 예전의 형식은 존재했다. 우리는 이러한 예전을 재발견하고, 그 안에 내재된 의미를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특별히 죄의 고백과 신조의 낭독, 세례와 성찬은 매우 주요한 예전적 전통이다.

제임스 K. A. 스미스
▲‘문화적 예전 3부작’의 제임스 K. A. 스미스.
제임스 K. A. 스미스의 이러한 주장은 지금의 교육과 예배에 경종을 울린다. 대부분의 예배와 교육은 지식전달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또 설교가 중심이 되는 현재의 예배는 다양한 은혜의 방편이 적절하게 조화되는 예배로 변화되어야 할 것이다. 복음이 더욱 다채롭고 풍성하게 전달되고 경험되는 예전이 되어야 할 것이다.

이번 책은 ‘문화적 예전 3부작’에 비해 더욱 쉽게 다가갈 수 있다. 또한 그의 주장을 직접적으로 접할 수 있다. 조금 더 친근하고 대중적인 책이라 할 수 있다.

많은 독자들이 그의 책을 읽고, 교회와 예배를 더욱 풍성하게 경험하고, 참되고 전인격적 변화를 경험할 수 있기를 소망한다.

모중현 크리스찬북뉴스 명예편집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