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민국 칼럼] 보수 정치의 보수(保守 政治의 補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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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마철이 다가온다.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는 장맛비는 여름철마다 어김없이 한반도를 강타한다. 장마철의 대기는 눅눅한 습기로 인하여 불쾌지수를 급증시키며 길고 지루한 비내림을 반복한다. 흡사 작금의 야당 모습이 이와 같다.

대국민 사과를 하면 무엇하랴. 돌아서면 사분오열 대립하며 제 목소리들을 토해놓는 것을 장맛비 내리듯 반복하니, 그들은 정녕 국민의 요구가 무엇인지 모르고 있음이 분명하다. 설령 알고 있다 해도 개인의 사리사욕을 버리지 못한 채 국민들의 목소리는 안중에도 없다.

선거에서 참패한 다음 날부터 하나의 안건이 상정되면 반대의 목소리가 열 구멍에서 튀쳐나온다. 잘못된 부분을 기껏 보수한다고 해 봐야 정당 이름 바꾸기와 식상한 사람들의 이름이 재론되는 비대위원회 체제가 전부이니 어디에서 물이 새는지조차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다.

참으로 불쾌하다. 국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야 할 야당의 모습은 습기로 가득찬 장마철의 대기와 같다. 장맛비를 견디지 못하는 낡은 지붕처럼 여기저기에서 물이 샌다. 안방, 거실, 주방까지 침수되어 사면초가이다.

물이 새는 곳은 보수해야 한다. 보수를 하려면 당연히 어디에서 물이 새는지 진단해야 한다. 그러나 과연 야당은 물이 새는 곳을 찾아낼 수 있을까. 설령 물이 새는 곳을 찾는다고 해도 그곳을 보수할 수 있는 일꾼이 있을까.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계파 갈등의 잔영을 어떻게 지울 수 있을까. 새로운 인재 영입의 걸림돌들이 새로운 인재를 발굴한다니, 동물들도 웃을 일이다.

비가 새는 곳이 너무 많으면 보수할 수 없다. 차라리 허물로 신축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필자의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이름을 들으면 알 수 있는 중직자들은 모두 정계 은퇴를 선언하고 초·재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그들이 보수와 신축을 주도하는 것이 올바른 보수 정치의 보수라고 확신한다.

사람을 바꿔야 한다. 이 사람들 사고로, 이 사람들 체제에서 계획하는 것으로는 이제 안 된다. 도저히 안 된다. 새로운 사람이라야 새로운 비전을 제시하고 실천할 수 있다. 그러나 지금의 야당은 새로운 사람의 비전으로 결집될 수 있을까. 이 사람들 사고가 바뀌지 않는 한 새로운 것은 없다.

야당 구성원들은 당 내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때가 아니다. 당 내 대립과 갈등이 더 이상 국민들의 귀에 들려서는 안 된다. 개인의 만족을 위한 의견이 아닐지라도, 자신의 정치 철학과 대립되는 안건일지라도, 자신의 생각과 다른 현안일지라도 반드시 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이다. 목구멍이 간질거려도 한 삼 년 꿀꺽 침을 삼키며 근신해야 한다.

당내 법규와 규범을 운운하며 자신이 옳다고 생각하는 목소리를 악악거리며 토해놓을 때가 아니다. 국민들의 뇌리에 각인되어 있는 계파의 잔영이 지워지도록 웃으면서 화합하며 한 목소리를 내는 모습을 시급히 보여주어야 할 때이다.

보수 정치의 보수는 불가능하다. 신축을 해야 한다. 신축의 시작은 한 목소리를 내는 것이다. 언제 보아도 두루뭉실 허허실실 이맛살 찌푸린 모습 보이지 않는 것이 신축이다. 구태한 이름들이 거론되지 않고, 신선한 새 이름들이 활기 있게 대두되는 것이 신축이다.

성찰의 시간 중에 있어야 하는 사람들이 연신 제 목소리를 내서야 되겠는가.네 이 놈들! 국민들의 뇌성이 장맛비를 뚫고 귓전을 때린다.

하민국 목사(인천 새로운 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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