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3회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 KCSFF
▲제3회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 KCSFF 기념사진. ⓒ김신의 기자

제3회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SCSFF)가 파이오니아21(대표: 김상철 감독) 주최로 5월 26일 토요일 필름포럼에서 개최됐다.

이날 행사는 인사말 및 개회기도, 경쟁 진출작 4편 연속 상영, ‘진 자는 이긴 자의 종’ 특별 상영, 특별대담, 시상식 및 폐회 기도 순서로 진행됐다.

특별 대담은 배우 권오중, 주원규 목사(소설가, 제 14회 한겨례문학상 수상, 문화평론가), 유임근 목사(코스타 국제본부 총무)가 함께했고, 기독교 영화에 참여한 이유, 현 시점의 기독교 영화, 기독교 영화의 전망 등에 대한 프리토킹을 가졌다.

김상철 감독은 “개인적으로 기독교 영화와 관련된 대화를 나눠보는 시간을 갖고 싶었다. 감독과 제작자의 책임성이 그 무엇보다 강조된 것이 기독교 영화이기 때문”이라며 특별 대담을 준비한 이유에 대해 밝혔고, “우리가 사람 살리고자 하는 것을 잊으면 안된다. 크리스천이란 정체성, 복음의 진리를 놓치는 일을 범하지 않도록 해야한다”며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SCSFF) 4회부터 모든 게 업그레이드 될 예정인데, 어떻게든 도움을 드리려 한다. 열심히 기독교 영화 작업을 해주셨으면 좋겠고, 영화제가 하나님께 잘 쓰임 받길 원한다”고 전했다. 다음은 영화제 심사 방향 및 총평.

강진구 교수: 전체적으로 어둡고 무거우며 심각한 사회적 주제를 다루고 있다. 단편영화를 심사할 때마다 느끼는 건데 한국 청년들이 현실을 바라보는 시작을 보여주는 듯 하다. 그나마 기독교 단편영화제인 까닭에 결말 부분에 희망을 담은 것은 다행이라 생각한다. 처음부터 기독교 단편영화제를 생각하고 제작한 영화가 아니라면 기독교영화제의 성격과 다소 어울리지 않은 표현이 담겨 있을 수 있다. 심가의 핵심은 바로 영화제 성격에 얼마나 부합하는 가를 따져보는 일이다. 기본적으로 영화가 관객과의 커뮤니케이션에 문제가 없다면 주제와 표현이 영화제 성격에 맞는지를 보았다. 따라서 기술적 성취도가 비슷하다면 기독교영화제로서의 성격에 어울리는 영화를 보다 높은 순위에 올려놨다.

주원규 목사: 한국영화의 현재는 불안과 기대가 함께하고 있다. 중단 없는 기술적 발전과 흥미진진한 스토리텔링의 진화는 한국영화에 대한 기대를 고조시켰다. 하지만 무분별한 선정성과 폭력성, 성차별의 맥락이 만연하는 현실은 한국영화 미래에 대한 불안을 떨쳐버리기 어렵게 한다. 올해로 3회째를 맞는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는 기독교적 가치인 신과 인간에 대한 사랑과 존엄성 회복이란 종교적 선언가치에 문화선교가 덧붙여지는 유의미한 위치를 견고히 했다고 보인다. 더욱이 본심에 올라온 작품들이 가진 질적 수준 향상과 주제의식의 치열함이란 두 측면 모두 오늘의 한국영화를 통해 느낀 불안과 우려를 잊게 해줄 만한 대안적 방향으로 다가와 고무적이었다. 여기에 자칫 종교영화가 빠질 수 있는 획일적 선동의 함정에 넘어서서 다양한 사회적 소재를 바탕으로 전개되는 것 역시 신선했다. 물론 아마추어리즘이 갖는 완성도 떨어지는 실험성과 개연성 없이 진행되는 스토리텔링의 아쉬움은 전년도 영화제에 이어 계속되는 아쉬움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문화선교라는 가치추구 측면에서 충분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거란 기대감 고취만큼은 분명히 실감되었다. 모쪼록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를 통해 한국영화 풍토에 인간 사랑과 존엄의 회복이란 새로운 패러다임이 전개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제3회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 KCSFF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SCSFF) 수상자들, (왼쪽부터) 최명수 감독, 임동익 감독, 김신영 감독, 정재진 배우, 진요한 감독. ⓒ김신의 기자

영화제 대상은 ‘공개자살방송’을 연출한 진요한 감독이 수상했고, ‘들꽃’의 김신영 감독이 우수상을 받았다.

이에 진요한 감독은 “지난 해 여러 단편 영화제에 출품을 했는데, 기독교 색채가 있는 영화는 다 거부당했다. 하나님 이야기가 들어간단 것 자체로 메시지가 거부가 된다고 생각했는데,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에서 하나님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영화제를 만들어준 것 자체가 기독교 메시지를 담아서 전달하고자 하는 많은 감독들에게 힘이 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신영 감독은 “좋게 봐주시고 많은 분들과 나눌 기회를 주셔서 너무 감사하다”며 “개인적으로 내가 과연 이 주제를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인지, ‘불편해도 아름답다는 인생’을 전할 자격이나 있는지 너무 고민하고 힘들었던 시간이 있었다. 이런 가운데 위로를 주셔서 감사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또 ‘르방쉬-죽음의 무도’를 연출한 최명수 감독, ‘어른아이’를 연출한 임동익 감독이 단편상을 수상했다.

최명수 감독은 “거듭 감사의 말씀 드린다. 좋은 기회를 주셔서 영화를 같이 보고 나눌 장을 열어 주셨단 것이 너무 감사하다”며 “이야기 중심 네러티브를 가진 영화가 아니라 나누기 어려울 수 있는 작품인데 오늘 많은 격려를 받았고 더 좋은 영화, 더 소통할 영화를 만들어야겠단 격려를 받았다. 너무 감사 드린다”고 했다.

임동익 감독은 “같은 영화제에 두 번이나 불러주셔서 너무 감사 드린다. 함께한 스텝들 생각이 많이 난다. 수고해주신 모든 분들 그리고 하나님께 제일 감사 드린다”고 했다.

이외 한국해피타트의 후원으로 신설된 연기상에 ‘공개자살방송’에서 주연 ‘유다’ 역의 정재진 배우가 수상했다.

정재진 배우는 “하나님께 너무나 감사 드린다. 영화를 찍을 때 제가 결혼 한지 두 달 됐었는데, 지금 애기가 3살 됐다. 하나님의 때와 저의 때는 정말 다른 거 같다”며 “지금 이 자리가 저의 발판이 될 거라 믿는다. 상업이든 기독교 영화든 (기독교) 색체를 많이 띄면서 좋은 연기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감사 드린다”고 했다.

마지막 폐회 기도를 맡은 고석찬 목사(파이오니아21 이사, 대전중앙교회)는 “작은 나비들의 날개 짓이 큰 토네이도를 만드는 역사를 일으키듯, 작은 하나님의 백성들의 모임, 이 자리를 통해 조국, 세계 교회, 문화 사역을 위한 하나님의 놀라운 손길이 시작됨을 믿는다”며 축복하고 기도했다.

한편 한국기독교단편영화제는 기독교 영화에 소명을 가지고 있는 영화인들에게 용기를 주고, 함께 걸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취지와 인재 양성을 사명으로 여기며 지속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주최 측은 “신앙을 잃어버리면 배교를 하고 사명을 잃어버리면 타락한다는 말이 절실하게 와 닿는 현실에서 영상선교에 관심 있는 분들은 언제든지 연락 주시기 바란다”며 “함께 마지막 때에 가장 강력한 영적 전쟁터인 이곳에서는 믿음의 전사가 필요하다. 이번 영화제에서 수상하신 모든 분들께 축하를 드리고, 함께 영화제를 위해 헌신해 주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