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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동욱 목사(예정교회 담임, 세계복음화협의회 대표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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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이라는 소박한 묘비명을 남긴 사람이 있다. 장기려 박사다. 그는 병원 갈 형편이 못 되어서 죽어가는 불쌍한 사람들을 위해 부산에 천막을 치고 복음병원을 세워 행려병자를 치료해 준, 한국의 슈바이처 박사다. 그는 의과대학을 들어갈 때 "이 학교에 들어가게 해 준다면 의사를 한 번도 만나지 못하고 죽어가는 사람을 위해 평생을 바치겠노라"고 기도했다. 춘원 이광수의 '사랑'의 주인공 캐릭터가 될 만큼 청빈과 박애의 삶을 살다 간 성자였다.
어느 날 농촌에 살던 아낙네가 중병에 걸려 그의 병원에서 수술을 했는데, 수술비를 낼 수 없어 밤새 고민하다가 병원장실을 찾아와 도와달라고 애걸했다. 그의 대답은 "언제 기회 봐서 환자복을 갈아입고 병원을 탈출하라"는 것이었다. 그야말로 바보 천사임이 분명했다.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고이 잠든 그의 묘비에는 "주님을 섬기다 간 사람"이라는 소박한 글귀가 부끄러운 우리의 가슴을 젖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