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MS 탈북민 사역
▲세미나가 진행되고 있다.
총회세계선교회(GMS) 주최 북한사역정책 공개 세미나 '한국교회 통일목회와 북한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가 지난 4월 24일 인천 계산교회(담임 김태일 목사)에서 개최됐다.

이날 세미나에서는 '성경적 배경에서 바라본 통일목회 패러다임'을 정종기 교수(영신교회, ACTS 북한연구원)가, '한국 입국 탈북민 정착과 한국교회의 역할'을 황문규 목사(하나원 하나교회)가 각각 발표했다. 논찬에는 김영식 목사(포타미션 대표)와 하광민 목사(생명나래교회)가 나섰다.

◈"한국교회, 북한 소외시킨 채 목회"

정종기 교수는 한국교회가 지금까지 해 온 목회 패러다임을 다섯 가지로 구분하면서, 그 대안으로 '통큰목회(통일목회)'를 제시했다. 그 다섯 가지는 ①분열과 이기주의, '내 교회 우선주의'를 낳은 '개교회 중심' ②목회자를 교인들과 점점 멀어지게 한 '교회성장 중심' ③'머리 신자'를 만든 '성경공부(디다케) 중심' ④성도를 섬기는 목회, '디아코니아 중심' ⑤교회성장의 도구가 되어버린 '선교 중심' 등이다.

정 교수는 "한국교회 목회 패러다임이 실패한 이유는 외형적 성장만을 목표로 삼았고, 네비우스 정책의 잘못된 이해로 분열이 잇따랐으며, 교회성장의 논리로 선교를 지향했기 때문"이라며 "한국교회는 6·25 전쟁 후 북에서 내려온 성도들과 함께 새로운 교회의 지평을 넓혀갔지만, 대다수 보수 한국교회는 전쟁 후 반공 패러다임 속에 목회하면서 '북한'을 소외시킨 목회를 해 왔다. 이러한 목회에 방향을 전환할 때가 바로 지금"이라고 밝혔다.

그는 예수님과 바울의 '통큰목회'를 예로 들었다. 먼저 예수님에 대해선 "예수님의 통큰목회 행동지침은 윤리적·도덕적인 것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맞아 새롭게 살아야 할 행동지침이었다. 이 지침에는 하나의 목표가 있었는데, 요한복음 17장에 나오는 기도를 보면 그것은 '하나됨'"이라며 "성경에 통일의 개념을 가장 잘 표현한 것이 바로 '하나됨'이었다. 이는 예수님의 기도 제목으로 여기에는 일치와 불일치가 공존하며, 영적으로 하나 되는 것을 중요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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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종기 교수(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정 교수는 "에스겔 37장은 '하나됨'에 대한 좋은 예를 보여주는데, 이 말씀은 한반도에 살고 있는 한국교회에 위로의 말씀으로 들려진다. 남과 북이 한 임금인 그리스도의 통치와 다스림을 받고, 나아가 남북이 나뉘지 않고 한 민족으로 살게 하신다는 계시의 말씀으로 들린다"며 "이렇듯 하나됨은 우리 민족과 한국교회의 절실한 주제로, 초대교회로 가 보면 성령의 임재로 흩어졌던 언어가 하나 되는 일이 일어났다"고 소개했다.

또 "사도 바울은 교회를 설명하면서 '통일' 개념을 갖고 왔는데, 그가 말하는 통일은 그리스도를 머리로 하여 모든 성도를 한 지체로 만드는 교회를 말하는 것"이라며 "사도 바울의 대상은 인류 전체일 뿐 아니라 이스라엘이 포함된 것이었다. 이스라엘은 사도 바울에게 있어 '형제요 동족'이었고, 사도 바울은 이방인에게만 복음을 전하는 자로 부름을 받은 것이 아니었다"고 했다.

정종기 교수는 "한국교회는 7만 교회와 세계 선교 2위국으로 성장했지만, 우리의 동족이자 민족인 북한에 대한 복음은 멈춰서 있다"며 "지금 다시 한국교회의 목회를 재고해야 한다. 성경은 사도 바울의 예를 통해 '민족을 품지 않는 세계 선교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교수는 "통일목회자의 영역은 세 가지가 있다. 첫째 그리스도인, 둘째 목사, 셋째 한반도에서 교회를 담임하는 목회자로, 이 세 가지가 맞물리는 곳에 '목사와 통일'이라는 새로운 영역이 생겨난다. 여기서 우리가 고민하는 것은 목사로서 통일을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인가에 초점이 있다"며 "목사는 목회자이자 한반도에 사는 한반도인으로서 당연히 통일선교 목회를 하게 된다. 한반도에 사는 목회자의 선교 부담감으로 북한을 위한 선교사역을 하는 영역"이라고 전했다.

그는 "성경의 통일에 대한 정의는 '교회의 회복'이다. 이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한반도의 복음통일 외에는 방법이 없다"며 "복음은 정치와 외교를 뛰어넘어, 어떠한 상황과 형편이라도 갈 수 있다. 단지 복음을 들고 가는 발걸음만 있으면 된다. 이러한 발걸음에 한국교회가 함께 움직여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많은 분들이 복음통일을 위해 사역하는 방법을 묻는다. 북한선교는 다섯가지 문, '앞문, 뒷문, 윗문, 옆문, 영문' 선교를 모두 할 수 있다. 그 중 가장 손쉽게 접근할 수 있는 것이 '영문 선교'로, 북한을 위해 기도하고 통일목회를 하는 것"이라며 "'북한이 망해야 한다'거나 '김정은이 죽어야 한다'는 기도보다는 '북한이 복음화되길', '북한 지하교회 성도들이 순교적 각오로 지금의 역경을 잘 이겨내길' 기도해야 한다"고 했다.

◈"하나원 첫 주엔 60% 이상 예배 참석하지만..."

탈북민들과 소통하고 있는 황문규 목사는 탈북민들의 국내 입국 과정과 그 여정 중에서 발견되는 교회의 역할,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정착지에서 부딪치는 상황과 이 시기 한국교회의 역할에 대해 제언했다. 그는 "탈북민 3만 2천명이 북한 동포 2,400만명에 비하면 매우 적지만, 지난 20여년에 걸쳐 집중 입국한 수로 보면 결코 가벼이 넘길 일이 아니다"고 전했다.

황 목사는 "그들은 브로커를 만나거나 그 이전 중국 체류 중, 또는 난민수용소에서 집단생활을 하거나 주변 교육생들을 통해 성경책이나 찬송가를 접하는 등, 탈북 과정을 거치면서 어떤 단계에 이르러 기독교의 영향을 받는다"며 "대부분은 보호센터나 하나원에 머무는 시간 동안 교회를 찾고 신앙생활을 하게 되는데, 이런 흐름에 교회와 섬기는 이들의 지혜와 헌신이 요망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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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문규 목사(가운데)가 발표하고 있다.
그는 "보호센터 단계에서는 입소 후 절대 다수가 교회에 출석한다. 천주교나 불교는 이전에 거의 접한 바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첫 주 60% 이상 참석에서 조금씩 인원이 줄어 50% 이하로 수렴된다"며 "이들은 여러 정보와 의견을 교환하고 여러 종교활동에 참석해 보면서, 교리의 본질보다는 분위기나 선물 등에 따라 자유로이 마음을 바꾸기 때문이다. 이에 하나교회에서는 초신자에게 12주 동안 기회를 살려 다른 것이 아닌 복음의 씨앗을 심는데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황문규 목사는 "하나원 시기는 이전까지 전혀 노출되지 않았던 교육생들에게도 복음을 전할 수 있는 매우 중요한 단계이자, 한국교회와 각 지역에 정착한 교육생들을 맺어주고 신앙공동체로 인도하는 역할을 감당하는 시기"라며 "과거에는 하나원을 출입하는 교회나 단체에서 탈북민들과 개인 명함을 교환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개인정보와 보안에 대한 각별한 주의 때문에 하나원 수료 후 동포들과 연락할 방법이 그리 많지 않은 실정"이라고 보고했다.

황 목사는 "수료 후 각 지역에 배치되기 전까지 그들이 출석한 교회에서는 순전히 그들을 위한 집중적인 예배와 양육, 섬김이 이어지지만, 이후 만나게 될 교회에서는 경우에 따라 완전히 다른 분위기일 수도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북한과 탈북민에 대한 말씀과 기도 등 어떠한 관심도 없으면 상처를 받고, 새신자일 뿐 아니라 남한 사회에 대한 준비도 돼 있지 않은 상황에 대한 배려 부족을 느끼며, 취업에 대한 압박이나 취업 조건 등으로 주일성수에 대한 물리적 갈등이 있을 수 있고, 기본적으로 육신과 마음에 질병과 상처가 있어 활동에 제약을 받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각 교회는 각 지역 하나센터를 중심으로 지역사회에 거주하는 탈북민들을 확인하는 것부터 시작하고, 성별과 연령대를 고려해 직업교육, 문화강좌, 교양학습, 오락활동 등 그들의 필요와 관심을 자극하고 그것에 부응함으로써 교회 본연의 역할로까지 연결지을 수 있을 것"이라며 "아이들과 학부모를 위한 돌봄서비스 혹은 방과후 학습지도 사역,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위한 홈스쿨링 혹은 학교사역도 수도권을 중심으로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 덧붙여 20-30대 청년들을 위해 대학 진학 전반에 대한 안내와 학습지도도 요구된다"고 했다.

황문규 목사는 "하나원 입소 후 첫 주일부터, 탈북민들은 여러 갈등과 유혹 등으로 매주 조금씩 교회를 떠나고 있다. 하나원에서는 절반 이상 예배에 참석하지만, 수료 후에는 해가 갈수록 그 수가 급감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남한 정착 과정에서 또 다른 모험과 선택의 기로에 선 그들은 따뜻한 손을 기다리고 있다. 그들이 하나님을 만날 수 있도록 하나된 마음으로 필요를 채워주고 길을 안내하는 소중한 친구가 되어줄 수 있길 간절히 소망한다"고 발표를 마무리했다.

이후 정베드로 목사(북한정의연대 대표) 사회로 심양섭 목사(남북사랑학교 교장), 이무열 목사(김포예수마음교회), 정안나 선교사(북방선교센터 대표)가 사례 발표를 맡았다. 'NK 사역의 지역·영역별 공유와 네트워크 방향 모색', 'GMS 북한사역글로벌네트워크(GNN) 창립 비전' 등을 놓고 자유토론도 펼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