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유적 50주년을 맞이하여 사단법인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안금남 목사)이 5월 8일 오후 2시 현장에서 감격적인 50주년 기념예배를 드렸다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유적 50주년을 맞이하여 사단법인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사장 안금남 목사)이 기념예배를 드리는 모습. ⓒ크리스천투데이 DB
(사)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이하 보존연합)에서 선교유적 보존을 위해 유적지 3차원 광대역 영상 스캐닝을 제작했다.

지난 2월 7일 공문화유산보존기록연구소에서는 지리산 선교유적을 스캔으로 영상 작업한 것에 대해, 이사장 인요한 박사와 오정희 상임이사가  참여한 가운데 전달식을 가졌다  

이 자료는 익명의 독지가기 항공 촬영해 찍은 영상 일체를 담은 자료를 기부한 것이다.

지리산 선교유적지의 유래는 1895년 호남지역에서 선교가 시작됐을 때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미국과 영국, 호주와 캐나다 등 세계 각국 선교사들이 선교활동을 했으나, 당시 우리나라의 풍토병으로 많은 선교사들이 희생됐다. 어린 자녀들까지 총 67명이나 사망했다.

그럼에도 선교사들은 본국으로 돌아가지 않고, 풍토병이 특히 창궐하는 여름철이면 병원균 서식을 억제하는 해발 1,200m 고지 위로 올라가 생활하였다. 그곳에 수양관을 지어 성경을 번역하고 한영사전을 만드는 등, 주어진 선교 사역을 위해 최선을 다한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

최근 각 분야의 학자들은 이러한 개화기의 선교 흔적에 역사성과 장소성, 가치성을 부여하고, 꼭 보존돼야 될 문화 인류학적 자료와 현장임을 확인하기도 했다.

보존연합에서는 이번에 3차원 광대역 스캐닝 영상 자료를 확보, 지리산 선교 유적지의 건물 12채를 영구 보존하게 됐다. 이번 영상 자료는 혹시 다른 이유로 유적지가 손실돼도, 원형 그대로 복원할 수 있는 근거가 될 수 있다.

오정희 상임이사는 "선교사님들의 신앙정신을 본받아 한국교회가 초대교회처럼 건강해지고, 선교사 유적지에 대한 관심을 갖는 일에 지리산 선교유적지가 귀하게 쓰임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며 "보존연합은 이런 활동을 위해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리산 왕시루봉 선교 유적지는 2007년 8월 30일 철거 위기에 처했지만, 이를 알게 된 기독교계에서 그 해 8월 12일부터 현 이사장 안금남 목사를 중심으로 적극 나서 초교파적으로 '철거반대 기도회'를 시작, 같은 해 12월 3일 전남도청으로부터 사단법인 설립허가를 받았다.

또 국립공원으로 지정되기 전 건축물은 보호를 받을 수 있다는 '자연공원법'의 논리를 앞세워,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심포지엄을 개최하는 등 활발한 보존 활동을 펼쳐왔다.

2008년에는 한국대학생선교회(CCC) 故 김준곤 목사의 도움으로, (사)도코모모코리아(근대건축 보존회)와 용역을 체결, 620쪽 분량의 지리산 선교유적지 조사연구 용역보고서를 만들어 발간했다.

2012년 2월에는 세계적인 문화재 보존 시민단체 '내셔널 트러스트' 주최 '이곳만은 지키자' 공모전에 참가해 '소중한 문화 유산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2015년 6월 유적지 근대문화재 지정 관련 전문가 간담회에서 서울대 윤여창 교수는 "왕시루봉 유적지는 문화재적 가치가 충분히 있다"고 인정했다. 참여한 다른 전문가들도 "왕시루봉 선교 유적지가 생태계 보존 지역에 위치해 있어, 자연과 인간이 아름답게 공존할 수 있는 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오정희 상임이사는 타종교에서 선교유적지 문화재 등록을 반대하는 일에 대해 "역사라는 것은 뜻 그대로 시간의 기록이기 때문에, 개화기의 중요한 역사물과 기록 앞에 겸손해져야 한다"고 말했다.

사단법인 지리산기독교선교유적지보존연합은 현재 각 대학 교수들과 전문가들이 회원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한국대학생선교회, 한국교회언론회, 서울기독청년연합회, 에스더기도운동본부,  밥퍼다일공동체 등 다수의 단체들이 협력하고 있다.

보존연합은 선교사유적보존을 위해 외부의 활동에도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9일에는 세종시 세종센터 컨퍼런스 홀에서 '한국선교유적연구회' 주최 회의에서, 전남의 기독교 선교유적을 세계유산 목록으로 신청하기 위한 모임에도 동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