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올해도 어김없이 '전 세계 최악의 기독교 박해국가'로 선정됐다. 오픈도어선교회의 '2018년 기독교 박해 순위 50개국' 발표 결과다. 21세기 들어 '부동의 1위'를 17년째 지키고 있는 것이다. 2-10위는 여러 국가들이 들락날락하지만, 1위만은 변화가 없다. 압도적이다.

오픈도어선교회는 "(중국 내) 조선족 목회자와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공작원들이 직접 집을 방문해 테러 위협을 가하는 것이 확인됐다"며 "중국 공안이 직접 조선족 목회자들을 대피시키는 일이 발생했는데, 그만큼 공작활동이 심각하게 일어나는 것을 알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자기네 땅뿐 아니라, 국경 너머로까지 기독교 핍박을 시도한 것이다. 실제로 납북당한 故 김동식 목사부터 2015년 피살당한 장백교회 한충렬 목사, 그리고 지난해 석방한 임현수 목사까지, 중국 땅에서 북한이 자행한 테러들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장마당이 생기고 우리나라의 한류 같은 각종 문화가 스며드는 등 북한은 분명 이전과는 다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우리나라의 평창올림픽 개최를 계기로 유화 제스처도 보내고 있다. 그러나 그들의 핵개발과 미사일 발사 의지가 변한 게 없듯, 기독교 박해 역시 달라진 것이 하나도 없다. 얼어붙은 땅에 '희생과 헌신과 사랑'이 들어갈 때, 어떤 결과가 초래되는지 북한 정권이 가장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들은 핵무기만큼 성경을 두려워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더 이상 '북한의 기독교 박해 순위 1위'는 뉴스거리가 되지 않고 있다. '개가 사람을 무는' 게 아니라 '사람이 개를 물어야' 뉴스가 되는 것이 세상 이치라지만, 그만큼 한국교회 성도들의 관심이 줄어든 탓일 것이다. 더 이상 분노하지도, 안타까워하지도 않는다. 4차 산업혁명을 향해 달려가는 21세기에, 17세기 봉건군주와 다를 바 없는 포악과 압제를 저질러도, 직접 보고 겪지 않아서인지 별다른 감흥이 없다.

예수님은 이런 세태를 "피리를 불어도 너희가 춤추지 않고 우리가 슬피 울어도 너희가 가슴을 치지 아니하였다(마 11:17)"고 한탄하셨고, 그의 제자 바울은 "즐거워하는 자들과 함께 즐거워하고 우는 자들과 함께 울라(롬 12:15)"고 권면했다. 우리의 무관심과 무덤덤과 무반응은 분명 죄(罪)이다. 이 죄를, 하나님은 후일 한국교회에 물으실 것이다.

특히 이 땅의 작은 불의(不義)에도 '인권과 정의와 평화'를 부르짖고 촛불을 꺼내드는 기독교 진보 인사들에게, '목회 세습'을 비난하며 '북한 3대 세습'을 더 이상 비판할 자격이 없다고 말하는 일부 목회자들에게, 30년 전 민주화 기록도 '상업 영화'로 훌륭하게 만들어 파는 문화계 인사들에게 부탁한다.

북한에서 '인권'이라는 단어조차 들어보지 못한 채 폭압 정권의 노예로 살아가는 2천만 주민들을 위해 촛불을 들어달라. 그들을 위해 1천만 국민이 함께 눈물 흘릴 수 있는 영화를 만들어 달라. 지하교회 교인들을 비롯한 2천만 주민 모두가 그 나라에선 '블랙리스트'인데, jtbc 손석희 앵커는 왜 이러한 엄청난 '특종'들을 눈앞에 두고도 '팩트체크'와 '앵커브리핑'을 하지 않는 것인가.

한국오픈도어선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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