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 총회
▲유엔 총회가 진행되고 있다. ⓒKBS 캡처
예루살렘의 지위에 대한 어떤 결정도 거부하는 '예루살렘 결의안'이 21일(현지시간) 오후 유엔총회를 통과했다. 결의안을 예루살렘을 '이스라엘 수도'로 선언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선언을 정면 반박하는 내용이다.

이번 투표는 비슷한 내용의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이 미국의 거부권(veto) 행사로 무산되자, 유엔총회로 '직행'해 이뤄졌다.

결의안은 예루살렘의 지위를 바꾸는 어떤 결정도 법적 효력이 없으며, 따라서 폐지해야 한다는 내용이다. 또 "예루살렘의 지위에 관한 최근 결정에 깊은 유감을 표명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회의는 아랍권 국가들과 이슬람협력기구(OIC)를 대표한 터키와 예멘의 요청으로 개최됐다.

유엔총회는 이날 특별 본회의를 열어 이른바 결의안을 표결에 부쳤으며, 과반수 채택에서 128개국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반대는 미국과 이스라엘 등 9개국 뿐이었고, 35개국은 기권했다. 이번 결의안에는 유럽 각국과 우리나라와 일본, 중국도 모두 찬성표를 던졌다.

유엔총회 결의안은 법적 구속력이 없지만, 국제사회의 비판 여론을 공식 확인했다는 상징적 의미가 있다. 앞서 안보리 표결에서도 미국을 제외하고 상임·비상임 이사국 14개국이 결의안 채택에 찬성하기도 했다.

표결을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과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 대사가 유엔 회원국들을 노골적으로 압박했지만, 통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통상 표결에서도 20-30개국의 반대·기권 표가 나오는 것으로 볼 때, 미국의 노력이 효력을 발휘했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하고 있다.

전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 각료회의에서 "우리를 반대하는 표를 던질 테면 던져라. 그러면 우리는 그만큼 돈을 아끼게 될 것이다. 신경 안 쓴다"고 말했다.

헤일리 대사도 "미국은 (찬성 회원국) 명단을 만들 것"이라며 "우리가 대사관을 어디에 둘지 결정했을 때, 그동안 우리가 도와준 국가들이 우리를 겨냥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