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년사역네트워크
▲오후 시간 김동영 목사가 이야기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청년사역네트워크(의장 김동영 목사) 주최 2018년 목회계획 세미나가 6일 서울 봉천동 명성교회(담임 김인환 목사)에서 개최됐다.

세미나에서는 '오감성경으로 목회하기: 쉽게 재밌고 빠르고 바르게 창세기부터 계시록까지'를 주제로 오감성경 1-3년 교육 커리큘럼 소개와 프로그램 체험, 청년사역의 실제: 사역자와 청년의 관계, 청년에게 들려주는 메시지(설교), 청년사역 현장 이야기 등에 대해 함께 나눴다.

오후에는 김동영 목사(바람길교회)가 강의와 함께 참석한 청년 사역자들의 질문과 고민을 듣고 함께 답을 찾아가는 시간이 마련됐다.

김동영 목사는 "중대형교회 청년부서 등에서 오래 사역하는 동안 청년사역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다"며 "청년부는 교회학교와 달리 교육의 대상으로 여기지도 않고, 남·여선교회처럼 독립된 기관으로 보지도 않는다. 애매모호하고 어정쩡한 위치에 있다 보니 청년들은 점점 자신들이 가진 정체성에 혼란을 느끼고, '왜 교회를 다녀야 하는지' 스스로 질문하기에 이르렀다"고 말했다.

김 목사는 "한 교회에 부임해서 청년부를 맡게 된 이유도, 교역자들이 아무도 하지 않으려 했기 때문이다. 교회에 청년부원이 없었다. 청년들이 없는 게 아니라, 아무도 청년예배를 드리러 오지 않았다"며 "청년들은 그렇게 교회를 떠나고 있는데, 부교역자로서 교회와 부딪치고 갈등하면서 실망하는 일도 있었다"고 털어놓았다.

이런 고민들을 SNS에서 나누다, 비슷한 사연을 가진 청년 사역자들이 함께 모이게 된 것이 청년사역네트워크의 출발이었다. 특히 중소형교회 청년들의 신앙 성장을 놓고 함께 고민하고 해결책을 모색하면서 가시적인 성과들도 거두기 시작했다.

그는 "개교회로서의 한계 때문에 모였는데, 함께 사역하다 보니 중소형교회의 한계를 뛰어넘을 수 있었다"고 소개했다. 이들은 'BIG CAMP'라는 이름으로 여름캠프를 함께 개최하고, 분기별로 '브랜드 세미나'를 열면서 청년들이 실제로 삶 속에서 부딪치는 문제들을 다루고 있다.

김동영 목사는 "교회에서는 청년들을 양육이나 성장의 대상이 아니라, 봉사자나 일꾼으로만 여긴다"며 "신앙 좋다는 청년들은 직분을 서너 개씩 맡고 있고, 교역자들보다 많은 예배를 드리면서 하루종일 '투입'되고 있다. 그러다 보니 에너지가 고갈되지만, 기본 하드웨어가 약하니 흔들리고 갈등이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김 목사는 "부교역자 시절 이런 문제를 제기해도, '일꾼이 없다', '그럼 누가 할 거냐'는 답이 돌아오더라"며 "청년들이 계속 영적 체험 없이 이런 식으로 사용되다 보면 교회를 떠나게 될 것이고, '허리'가 없어진 교회는 결국 문을 닫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는 "각 교회는 담임목사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곳에 초점을 맞춰 사역하기 마련인데, 담임목사는 보통 교육부서에 큰 관심을 갖지 않는다. 헌금이 많이 나오지 않기 때문"이라며 "그래서 보통 사역자들에게 맡기는 구조인데, 그렇게 사역이 되지 않으면 그 책임을 사역자들에게 돌려 버린다"고도 했다.

청년사역자들의 분발도 촉구했다. 그는 "교회에서 부교역자는 새신자보다 못한 존재이긴 하다. 당회에서 나가라면 나가야 한다"면서도 "자리가 위태로워서 바른 소리를 하지 못한다는 건 직무유기 아닐까. 교회가 하라는 대로 하면서 그저 흘러가듯 사역한다면, 한국교회에서 청년들이 살아날 수 없다. 그러면서 청년들 탓만 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김동영 목사는 "그렇다고 비판만 할 수는 없다. 성장이 일어나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기 위해 네트워크를 만든 것"이라며 "청년들은 조금만 관심을 보여도 금방 알아보고 다시 모인다. 함께 모이니 정체하던 중소형교회들의 신앙이 살아나는 것이 느껴진다"고 했다.

김 목사는 "청년들은 세상 가운데서 치열한 고민을 안고 찾아오는데, 교회는 '기도가 부족하다', '신앙이 부족하다'는 말로 끝낸다"며 "청년들은 우리 사역자들보다 더 치열하게 살고 있다. 그걸 몰라서 물어보는 게 아니다"고 말했다. 또 "교회에 붙어있다 해서 신앙이 좋은 게 아니라, 세상 속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다하는 것이 진정한 신앙인의 모습"이라고 했다.

그는 "오늘날 사역자들은 신대원에 가는 순간 '전도사'라는 타이틀이 달리다 보니, 스스로를 전문가라고 착각한다. 그래서 주변의 조언을 듣지 않는다"며 "우리는 습관적으로 누군가 사역에 관여하려 하면 굉장히 기분 나빠 하고 '제가 알아서 하겠다'고 하지만, 배우려는 마음을 품어야 한다. 청년들이 처한 환경은 하루 하루 달라지고 있는데, 어떻게 배우지 않을 수 있는가"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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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시간 김성찬 목사가 오감성경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대웅 기자
청년들이 교회를 떠나는 이유로는 2가지를 언급했다. 먼저 '말씀에 대한 갈급함'이다. 그는 "아이러니한 일이다. 우리는 말씀을 열심히 전하고 있는데, 그들은 말씀을 들으러 떠나간다"고 했다.

둘째로는 '세상 가운데 신앙인으로서 바로 설 수 있는 해답을 주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는 "청년들은 교회가 자신의 노동력을 착취하는 것 같이 느낀다. 그러면서 더 열심히 하라고 한다"며 "사역자들도 치열하게 고민하고 반성하고 공부하면서, 세상과 교회를 연결해줄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미리 받은 질문에 김동영 목사를 비롯한 청년사역네트워크 실행위원들이 답하는 시간도 마련됐다. '설교 말씀에 청년들이 관심이 없다'는 고민에 대해서는 "그들의 직장에 심방을 가 보라"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그들의 고민과 질문을 설교로 풀어내야 하기 때문이다. 그들의 삶에 밀접하게 다가가지 않으면 위로해줄 수 없다"며 "청년들 속으로 들어가서 그들의 깊은 고민을 알아내야 한다. 저는 예전에 성도들을 집으로 초청해 요리를 대접하면서 이야기를 들었는데, 너무 감격하더라. 장년 성도들은 울기도 했다. 교제는 특별한 게 아니라, 밥 한 끼 함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혼 남성으로서 여성 청년들을 어떻게 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에는 "여성들의 경우, 저는 결혼한 뒤에도 절대 혼자 상담하지 않는다. 그 자매를 못 믿는 게 아니라, 저를 못 믿기 때문"이라며 "피치 못하게 혼자 만날 경우 공개된 곳에서 만나면서, 아이들과 아내 사진이 있는 휴대전화와 지갑을 꺼내놓는다. 저도 예쁜 청년들 만나면 남자인지라 이상한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그래서 절대로 옆자리에 앉지 못하게 한다"고 했다.

이에 '일대 일로 상담을 해야 깊은 이야기가 나오지 않느냐'는 질문이 다시 나오자, 김 목사는 "저는 자매들의 깊은 이야기는 잘 듣지 않는 편이다. 심각한 이야기가 나오면 이성관계도 나오고, 이를 풀어놓고 나면 어색해지기 때문"이라며 "이성친구와 관계를 맺고 죄책감을 가진 청년과 만난 적이 있었다. 그런 내용은 미리 감이 오는데, 여성의 경우 사모나 여성 사역자들에게 데려다준다"고 전했다.

'담임목사의 목회 방향 속에서 청년 목회를 해 나가는 것'에 대한 고민도 나왔다. 이에 김 목사는 "부교역자로서 가장 어려운 문제이지만, 담임목사님도 100% 다 맞는 게 아니고 우리 고민을 100% 이해할 수도 없다"며 "지금 할 수 있는 말이지만, 그때 저는 담임목사님이 원하시는 대로 답변을 드리고 제 마음대로 했다. 어차피 담임이 원하는 것은 결과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담임목사의 비위보다는 양의 비위를 맞춰야 하지 않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럼에도 청년들의 교회 봉사 문제는 쉽지 않다'는 토로에 김동영 목사는 "청년들로만 돌리는 데는 분명 한계가 있기에, 근본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저는 교육부서 디렉터일 때 부모학교 등 장년층을 대상으로 세미나를 많이 열어 교회학교 봉사를 유도했고, 부부가 함께 사역하도록 했다"고 했다.

네트워크 실행위원 김성찬 목사(봉천 명성교회 청년담당)는 "중소형 교회는 교회학교 교사들을 장년들로만 채울 수 없다. 그리고 청년들의 경우 영아부와 유·초등부는 기피하고 상대적으로 친근한 중·고등부로만 가고 싶어하는 '쏠림 현상'도 있다"며 "저는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편이다. '이 교회는 너희들 교회이고, 결혼하고 10년 있으면 남·여선교회 회원들이 된다. 그때 유·초등부 아이들이 청년이 될텐데, 모델이 필요하지 않겠는가'라고 했다"고 말했다.

청년들의 생활지도 노하우에 대해서도 김성찬 목사는 "노하우라면 솔직하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담배를 피는 경우 '너 하루에 몇 갑 피냐? 3개월 후에 한 갑으로 줄여보자'고 하는 식"이라며 "좀 더 심도있게 이야기하려고 '현자의 밤'이라는 것도 했다. '현숙한 여자들의 밤'이라는 뜻으로, 여청년들만 모여서 수다를 떨면서 푸는 것이다. 남자들끼리도 모여서 '야동을 최근에 언제 봤나? 왜 볼 수밖에 없나?' 등을 솔직하게 묻고 답했다"고 했다.

김동영 목사는 "청년 사역에 있어 뚜렷한 색깔이 필요하지 않을까 한다. 우리가 가진 색깔에 맞게 청년들이 오는 것 같다. 100명이 있다면, 100명을 모두 완벽하게 케어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버리는 게 어떨까"라며 "저는 떠난다고 하면 축복해 주고 환송식도 해 줬다. 물론 담임목사님은 이해하지 못하셨겠지만(웃음). 내가 충족시킬 수 없다면 다른 교회로 보낼 수 있는 마음, 그런 '배포'도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앞선 오전 시간에는 청년사역네트워크와 협력하고 있는 오감성경 대표 김성찬 목사가 오감성경 프로그램과 활용 방안에 대해 이야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