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공동대표 함준수)가 최근 낙태죄 논란에 대한 입장을 3일 밝혔다.

협회는 "'원치 않는 출산이 출산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는 생각은 매우 주관적인 생각으로서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극히 위험한 반생명적 발상"이라며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모든 인간생명은 천하를 다 합한 가치보다도 언제나 무거운 가치"라고 했다.

이어 "원하지 않는 출산을 통하여 얻은 아기도 임산부의 행복추구권과 비교했을 때 절대적으로 무거운 가치"라면서 "이 고귀한 인간 생명을 임산부의 행복추구를 위하여 파괴했을 때 임산부가 과연 평생 양심이 편하고 행복할 수 있는지는 쉽게 단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했다.

또 "원하지 않는 출산을 통하여 태어났다고 해서 아이가 자신의 태어남을 후회하고 항상 불행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극히 편향된 생각"이라며 "비록 원치 않는 출산이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엄마와 아기는 깊은 모정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다. 오늘날처럼 출산율이 저하되어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에 한 명의 생명이라도 건강하게 탄생하여 삶을 이어가는 것은 국가적인 축복이 되는 것이지 국가적인 비극이 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가는 낙태반대운동연합, 홀트아동복지회, 생명윤리 관련 종교단체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힘을 모아서 원치 않는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다른 정상적인 아이들과 다름없이 자라날 수 있게 하고 또한 미혼모들도 다른 기혼여성들과 다름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인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힘써야 할 것"이라고 촉구했다. 아래는 입장 전문.

낙태죄 폐지 청원에 대한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의 입장

지난 9월 30일 최초 청원인은 청와대 국민 소통 광장코너에 '원치 않은 출산은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국가 모두에 비극적인 일'이라며 '낙태죄 폐지와 자연유산 유도 제의 국내도입을 부탁한다'는 청원글이 등록되고 20만 명이 넘는 청원 참여인을 확보 하면서 청와대가 입장을 발표하기로 하는 등 한국 사회는 연약한 생명을 파괴하는 안전하지 않은 사회로 만들고자 하는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이에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다음과 같이 입장을 밝힙니다.

1.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는 인간은 수정 순간부터 하나님의 형상으로 창조된 영혼을 소유한 존엄한 생명이 시작된다는 생명관을 확고하게 견지하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밝히며, 인간생명이라는 가치를 능가할 만한 더 중요한 가치가 아닌 한 수정 순간부터 시작되는 모든 인간 생명을 파괴하는 행동은 살인행위라는 점을 재차 천명합니다.
 
2. 현재 생명의 시작점에 있는 초기의 인간생명에 관련된 한국의 법률들은 심각한 반생명적인 조항들을 담고 있습니다. 모자보건법이 임산부의 행복추구권을 우위에 두고 임산부에게 찾아올 것으로 예상하는 다양한 질병과 유익하지 않다는 것으로 임산부를 보호한다는 명목으로 낙태권을 광범위하게 허용하고 있으며, 생명윤리 및 안전에 관한 법률은 초기 배아를 인간생명이 아닌 세포 덩어리로 보고 배아 실험을 허용함으로써 인간생명파괴를 정당화하고 있습니다. 이런 차제에 다른 반생명적인 법률과 조화를 이룬다는 명목으로 그나마 형법상으로 남아 있는 초기 인간생명 보호 조항인 낙태죄 조항까지 폐기해 버린다면 초기의 미약한 아기의 생명은 한국에 있는 어떤 법률로도 보호받지 못하는 지경에 이르게 될 것입니다.

3. "원치 않는 출산이 출산 당사자와 태어나는 아이 그리고 국가 모두에게 비극적인 일"이라는 생각은 매우 주관적인 생각으로서 사실과 다를 뿐만 아니라 극히 위험한 반생명적 발상입니다. 원하든지 원하지 않든지 출산은, 모든 인간생명은 천하를 다 합한 가치보다도 언제나 무거운 가치입니다. 원하지 않는 출산을 통하여 얻은 아기도 임산부의 행복추구권과 비교했을 때 절대적으로 무거운 가치입니다. 이 고귀한 인간 생명을 임산부의 행복추구를 위하여 파괴했을 때 임산부가 과연 평생 양심이 편하고 행복할 수 있는지는 쉽게 단정할 수 있는 일이 아닙니다. 원하지 않는 출산을 통하여 태어났다고 해서 아이가 자신의 태어남을 후회하고 항상 불행하다고 단정하는 것도 극히 편향된 생각입니다. 비록 원치 않는 출산이라 할지라도 얼마든지 엄마와 아기는 깊은 모정 안에서 행복하게 살 수 있습니다. 오늘날처럼 출산율이 저하되어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에 한 명의 생명이라도 건강하게 탄생하여 삶을 이어가는 것은 국가적인 축복이 되는 것이지 국가적인 비극이 된다고 볼 수 없습니다. 또한, 청원자가 제안한 자연유산 유도제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인간생명을 인위적으로 살해하는 반생명적이고 의학적으로도 매우 위험한 발상입니다.

4. 국가의 소명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생존권을 확보하되 특별히 스스로 생존하기 어려운 계층의 생존권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있습니다. 초기 배아는 국민 가운데 가장 연약한 계층에 있는 국민인 동시에 장차 국가의 미래를 책임지고 이끌어나갈 미래 세대의 모판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국가는 초기 배아 단계에 있는 아기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증진하는 데 최우선 순위를 두고 정책을 입안하고 추진해 나가야 합니다. 국가의 고유한 소명이 이러한데도 불구하고 현실적인 이익과 행복을 먼저 확보하고자 하는 이기적인 성인들의 요구에 휘둘려서 장차 국가를 이끌어 나갈 차세대인 아기의 생명을 파괴하는 데 법률과 공권력을 행사한다는 것은 국가 본연의 소명에 반하는 행동입니다.

5. 오히려 국가는 낙태반대운동연합, 홀트아동복지회, 생명윤리 관련 종교단체 등과 긴밀하게 협력하고 힘을 모아서 원치 않는 출산으로 태어난 아이들도 다른 정상적인 아이들과 다름없이 자라날 수 있게 하고 또한 미혼모들도 다른 기혼여성들과 다름없이 아이를 키울 수 있는 사회적, 제도적인 환경을 마련하기 위하여 힘써야 할 것입니 다. 특히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죽었던 생명을 살리는 사역이 바로 교회 사역의 본질 이라는 사실을 다시 한 번 상기하면서 이 땅의 연약한 아기들이 부당하게 희생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현실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교회 차원에서라도 원치 않는 출산의 당사자들과 아기들이 보호받을 수 있는 기구들을 만드는 일에 관련 단체들이 함께 힘을 모을 것을 약속합니다.


2017년 11월 3일
한국기독교생명윤리협회 함준수 공동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