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충렬 인터뷰
▲김충렬 교수. ⓒ크리스천투데이 DB
제45장 꿈 분석의 일반기법

꿈 분석에서는 기법의 성격에 따라 방법적인 기준이 달라진다. 꿈 분석에서 방법적 기준은 치료에서 분석자가 환자에게 대응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인간이 하나의 정신체계를 갖고 있지만, 인간 정신체계가 환자에게 작용할 때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을 중요시한 결과이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분석심리학은 이전의 틀에 박힌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1. 꿈 분석에 대한 기초이해


꿈 분석은 기본적으로 무의식을 의식화하는 것을 전제로 한다. 의식에서 일어나는 모든 정신의 문제는 무의식에 그 뿌리를 두고 있다는 것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다. 이런 이유로 분석을 한다는 것은 의식과 무의식을 구분하여 의식의 근본적인 문제를 발견하여 치료한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무의식을 알기 위해서 꿈을 분석하는 것은 물론이다.

1) 꿈 분석의 방법론적 차이

분석기법은 환자의 심리학적인 이해를 바탕으로 발전한다. 이것은 환자의 심리가 고정된 것이 아니기에 그 심리가 누구나 동일한 것으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이런 것은 다음의 두 가지의 이율배반을 바탕으로 하는 것이다. 그 하나는 "정신은 신체에 의존하고 신체는 정신에 의존한다"는 것이다. 이것은 다른 것이 아니라 신체와 정신은 어느 정도 연결성을 갖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른 하나는 심리학에서 "개별적인 것은 보편적인 것에 아무런 의미가 없고, 보편적인 것은 개별적인 것에 대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것이다. 이것은 사람마다 그 심리가 동일하지 않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심리적 특성을 기반으로 하는 분석은 치료의 목적에 따라 크게 기술적인 분석치료와 대화적인 분석치료로 나눌 수 있다. 기술적인 분석치료란 어떤 한 가지 증상을 목적으로 사용하는 분석법이다. 단순한 증상의 소실, 고통의 일시적 경감, 직업이나 환경에 적응하는 것을 목적하는 요법들이다. 여기에는 최면술, 동물자기설(animal magnetism), 전기자극법, 약물치료, 암시요법(suggestiv therapy) 등이 해당한다.

반면에 대화적인 분석치료(dialog psychotherapy)는 인격의 심층을 살피며, 인격의 근본적인 변화를 일으켜 보다 성숙한 사람으로 만드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통찰요법(insight therapy), 집중적 정신분석(intensive psychotherapy), 분석적 정신분석 등이 여기에 속한다. 이런 분석에 대해서 융은 그 범위에 따라 기술적인 분석치료를 작은 분석(kleine Psychotherapie)이라 부르며, 대화분석치료는 큰 분석(gross Psychotherapie)이라 부른다. 기술분석치료는 질병의 부분을 다루는 것이라면, 대화분석치료는 전체성과 관련된 인간의 본질을 다루기 때문이다.

2) 꿈 분석의 학문적 차이

기술분석을 '과학적 분석'이라 한다면, 대화를 통한 분석치료는 '철학-심리적 분석'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이러한 분석치료는 그 성격적인 기준으로 분류하는 것이기에 명백하게 구분하여 사용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분석치료는 본질상 정신의 전체성과 관계하고, 그리고 분석법은 분석자의 인격에 관계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환자의 증상의 요건에 따라 합당한 요법을 사용하여 효과를 거두는 것이 중요할 뿐이라는 점에서 분석심리학이 치료에서 열린 치료관을 지향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것은 정신을 분석하고 또 거기에 분석의 효과를 나타내는 것이면, 가치가 있다고 보는 입장이기 때문이다.

분석에서 열린 치료관이란 누구든지 자기의 분석방법을 확신하고, 진지하고도 인내성을 가지고 참여해야 함을 전제로 한다. 환자에게 분석에 대한 모든 노력을 다하면 분석적인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의미한다. 그러나 분석치료 역사상 영향력을 행사해 온 것은 역시 암시기법과 대화기법이 주류를 이루었다. 따라서 우리는 암시기법과 융이 새롭게 고안해 낸 대화기법 중의 변증법적 대화치료를 중요시해야 한다.

2. 암시 분석의 기법

암시의 방법은 의학에서 가장 오래도록 사용되어온 측면이 있다. 그것은 인간이 심리적인 존재이기에 암시의 방법이 그만큼 들어맞았다는 데에도 관련이 있을 것이다. 암시의 방법은 치료법이 획기적으로 발전된 오늘에도 여전히 사용되고 있다는 점에서 그 중요성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암시의 방법에 대해서 우리는 다음의 몇 가지로 구분하여 기술하고자 한다.

1) 암시요법의 발단

치료 초기에는 주로 암시분석기법이 사용되었다. 암시치료(Suggestive Psychotherapie)는 암시적인 방법을 활용하여 치료의 효과를 기대하는 기법이다. 암시기법은 초기에는 최면술, 최면정화법 등에서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다양한 분야에까지 확대 및 발전되고 있다. 실제로 암시의 방법은 일종의 최면적인 성격을 포함하고 있는 편이다.

최면은 겉모습만 보면 수면상태와 비슷하고 의식이 있는 통상적 상태와는 다른 의식 수준에서 피술자가 기능하도록 하는 특별한 심리적 상태이다. 이 상태의 특징은 감수성과 민감성이 증가되어, 일반적으로 내부의 경험적인 지각이 외부의 현실만큼 중요하게 되는 것이다. 최면에서 피술자는 오직 시술자의 지시에만 주의를 나타내는데, 이때 피술자는 시술자가 그에게 지적한 것 이외에는 환경의 모든 양상을 무시하며 판단력이 없이 자동적으로 반응하는 것처럼 보인다.

그는 시술자의 암시에 따라 보고 느끼고 냄새 맡으며, 비록 그 암시가 그에게 가해진 자극에 명백하게 모순된다고 해도 그 암시에 따른다. 심지어 최면에서는 피술자의 기억이나 자아의식이 암시에 의해 바뀔 수도 있으며, 암시의 효과가 피술자가 깨어난 후의 활동(최면 후)에까지 연장되기도 한다.

융과 프로이트 역시 초기에는 최면술을 사용하였다. 그러나 최면술의 한계를 깨닫고는 이 방법을 거부하고 다른 방향으로 분석법을 개발한 것이다. 융은 그에 대하여 이렇게 말한다. "최면에서는 분석효과가 얼마나 지속되는지 알 길도 없고, 나는 또한 확실치 않은 일에 참여하는 것에 저항을 느끼고 있었다. 환자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내가 나서서 결정하는 것을 나는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환자가 그의 본성대로 어디로 발전해 나갈 것인가를 환자 자신으로부터 아는 일이었다."

2) 암시요법의 원리

암시요법은 환자를 치료하는데 폭넓게 사용되어 온 측면이 있다. 암시요법은 다른 사람의 개성에 관해 알고 있거나 해석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적용하는 모든 방법을 포함한다는 점에서다. 물론 이것이 얼마나 전문적인 방법인가에 대해서는 그다지 상관이 없다. 융은 암시요법의 기본적인 원리는 "개별적인 것은 보편적인 것에 대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시각에서 보았기 때문이다. 이런 시각에서 암시요법은 원래 기술을 중시하는 모든 방법에서 두루 사용되어 왔는데, 여기서는 하나하나의 대상이 모두 같은 종류라는 것을 전제로 한다.

앞에서 우리는 암시요법은 그 효과적인 측면에서 일종의 최면적인 성격을 갖는다고 전술했다. 이런 최면은 마술이나 요술, 의학의 역사만큼이나 오래되었는데, 최면은 이들의 한 방법이었다. 그것은 최면이 물리적인 힘이나 생리적 과정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으며, 암시에 대해 심리적으로 매개된 반응이 결합된 것이기 때문이다.

암시요법이 중심이 된 최면의 역사는 18세기 후반에 시작되었다. 그 당시에 환자를 치료하는데 최면을 사용한 사람은 독일의 의사 프란츠 메스머(Franz Anton Mesmer)였다. 그는 최면이 시술자를 통해 피술자에게로 동물자기(動物磁氣)라는 불가사의한 힘의 형태로 흐른다고 잘못 생각했기 때문에 불신을 당했지만, 최면 또는 그의 이름을 딴 메스머리즘(mesmerism)은 계속 개업하는 의사들의 관심을 끌었다. 19세기 중반 영국의 의사 제임스 브레이드(James Braid)가 최면의 현상을 연구하고 최면과 최면상태라는 용어를 만들어내기 전까지는 많은 의사들이 최면의 본질을 잘 알지 못한 채 이용했다.

최면요법은 다시 미국에서 각광을 받기 시작한다. 대체로 암시요법으로 많이 사용되는 형태로 발전하는 것이 최근의 동향이다. 이 암시요법에 준하는 것들에는 크리스챤 사이언스(Chritian Science)의 암시적 방법, 1870년 미국에서 창설된 기독교의 한 종파인데, 정통교단에서는 이단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는 점에서 진정한 기독교로 인정하지 않는 편이다. 이 종파는 신앙의 힘으로 병을 고치는 것을 특징으로 한다.

정신치유(Mental Healing), 사상교정(Thought cure), 종교와 의료 기술자의 암시방법, 심지어는 이데올로기와 학설, 정치운동, 전쟁 등에 이르기까지 수없이 많다. 그러나 융은 이러한 방법들이 정신에 영향을 미친다는 점에서 넓은 의미의 분석적 효과를 인정하는 편이다. 그것은 전쟁의 발발이 많은 강박신경증을 치유해주었고, 기적이 행해졌던 장소는 태곳적부터 신경증적인 상태를 사라지게 하였고, 그리고 크고 작은 민중 운동도 개인에게는 치유적인 영향을 끼쳤기 때문이다.

이처럼 정상적이지 않은 치료의 효과까지도 인정하는 태도는 단순히 융의 열린 분석의 치료관에 의에 근거하는 것으로서 그 기법이 과학적이고 체계적인 분석기술인가 아닌가의 문제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이것은 단순히 정신적 효과를 중시한다는 점에서일 뿐이며, 환자의 인격과 개성을 얼마나 고려하는 치료법인가와는 별개의 문제이다. 이것은 모두 암시적인 방법을 통해서 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심리 및 정신에 치료의 효과가 가능하다는 점에서는 단순치료법으로 인정을 받는 편이다.  

3) 암시요법의 유형

암시적 요법은 대상의 구별에 따라 또 다른 구별이 가능해진다. 개인을 대상으로 하는 개인암시분석과 자기 자신을 위한 자기암시분석, 그리고 집단을 대상으로 하는 집단암시분석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는 대상의 특성에 따라 암시방법이 달라지는 것이다. 개인암시는 분석자가 한 개인을 대상으로 하여 암시를 거는 방법이다. 그러니까 분석자가 한 개인을 대상으로 개입하여 암시를 활용하면서 정신을 치료해 내는 것이다. 자기암시분석은 분석자가 개입하는 것이 아니라 환자 자신이 암시의 방법을 활용하여 치료적인 효과를 올리는 방법이다.

인간은 심리적인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긍정적인 측면으로 자신을 암시하여 좋은 결과를 얻는 경우가 많은 반면에, 부정적인 측면으로 자신을 암시하여 나쁜 결과를 얻는 경우가 있음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리고 집단암시분석은 분석자가 여러 명을 한꺼번에 암시를 사용하여 치료해 내는 방법이다. 집단암시는 여러 명이 같은 생각으로 모인 경우에는 그 분위기에 압도되어 더 강한 암시의 효과가 일어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암시요법은 암시의 특성이 동일하다고 해도 대상의 따라 방법적인 것이 조금씩 다르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여기에 융은 이러한 방법들의 일반적인 한계를 지적한다. 암시요법은 개인의 인격을 대상으로 하지 않는 일반적인 한계를 드러낸다는 점에서다. 이런 암시의 방법들은 각기 다른 인간의 개성과 특성이 중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이런 암시의 방법은 때로 환자의 개성을 중시하지 않는 점에서 해로운 영향을 초래하며, 경우에 따라서는 잠재성 정신병에서 증상의 발현, 악화를 일으킬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암시요법은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분석법으로 인정받기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이에 따라 암시요법에서는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분석법이 연구 및 개발되어야 함이 강조된다. 인간은 대체로 원시적 성질을 갖고 있으며, 집단적 인간이나 군중심리가 지닌 무감각한 잔인성, 히스테리성 감상(感傷)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전체성과 개인성을 감안하는 분석의 기술이 요구되는 것이다. 융은 그 분석의 대안으로 변증법적 대화분석기법을 제시하여 발전시켰다.

3. 변증법적 대화분석의 기법

변증법은 사물이 운동하는 과정에서 내부에 존재하는 모순으로 인해 자신을 부정하게 되고, 다시 이 모순을 지양함으로써 다음 단계로 발전해 가는 논리적 사고법이다. 이것을 두고 우리는 대체로 정(正)-반(反)-합(合)의 원리로 이해하고 있는데, 그 의미는 세계 안팎에 존재하는 모든 것은 대립되거나 모순되어 있고, 이 모순에 의하여 변화 발전한다는 논리이다.

따라서 변화하지 않는 것은 발전할 수 없는데, 이는 대립물의 상호침투의 법칙, 양(量)과 질(質)의 상호전화의 법칙, 그리고 부정(否定)의 부정(否定)의 법칙이 바로 그것이다. 이런 변증법이 융이 계발한 치료법으로 알려지게 되었는데, 이것이 정신을 치료하는 데서는 어떻게 활용되고 있는가에 대해서 우리는 알아야 한다.

1) 상호 대화를 지향하는 방법

변증법적인 분석기술이란 환자가 분석자의 전제로 인해 제약을 받지 않고 환자가 자신의 소견을 완전히 표현하는 기회를 갖도록 해주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표현을 통해 환자의 정신체계는 분석자의 정신체계와 연결되고, 분석자의 정신체계 속에서 어떤 작용이 일어나게 된다는 점에서다.

이런 시각에서 보면 변증법적인 분석기술이란 분석가와 환자가 상호대화를 중심으로 하여 치료하는 새로운 치료방법이라고 보아야 한다. 이 방법은 융이 분석치료란 변증법적 과정, 즉 분석가와 환자가 서로 대화나 토론을 통해서 이루어진다는 것을 전제로 한다는 것에 착안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변증법은 원래 고대 그리스 철학의 대화술의 하나였는데, 예로부터 새로운 합성(合性)을 만들어내는 과정을 일컫는 명칭이 되었다. 이는 인간이란 하나의 정신체계로 구성되었다고 할 때. 그 정신체계가 다른 인간에게 작용하는 과정에서 다른 정신체계와 상호작용을 하게 된다는 것을 상정한다. 그러면 이런 변증적인 방법이 분석자와 환자 사이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는 것에서 그 중요성을 살리게 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변증법적 대화분석은 자기실현으로 향한 분석자와 환자간의 순수한 대화의 방법을 지향한다. 자기실현이란 분석심리학에서 보는 인간의 본질인 '자기'의 실현이란 의미로, 그 '자기'란 개인의 고유한 개성을 의미한다. 다만 개인의 개성은 개인마다 다르기 때문에 암시분석에서처럼 분석목표나 분석방향을 미리 설정할 수는 없다. 그러기에 치료과정에서 분석자는 모든 전제, 지식, 권위, 작용하고자 하는 의지 등을 포기해야 한다.

변증법적 대화치료는 분석의 주체가 분석자가 아니라, 환자와 나란히 하는 입장평행적인 방법이다. 그것은 분석자가 환자에게 암시를 통한 지배의 위치나 권위의 방식을 취하는 것이 아니라, 분석자와 환자가 서로의 소견(Befund)을 비교하는데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분석자의 생각이나 어떠한 전제로 환자를 제약하지 않는 방법임을 의미한다. 다만 이 치료에서는 분석자와 환자가 서로 자료를 충분히 제시하는 것이 전제되어야 한다. 변증법적 대화치료는 상호간의 순수한 대화를 통해서 이루어지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2) 공체험자로서 분석자세

변증법적 대화의 치료에서 분석자 또는 분석가는 순수한 대화를 통해 오직 환자의 의식과 무의식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 특별히 분석가는 환자의 무의식에서 나오는 소리에 집중하여 그 의미를 이해하고 거기서 나오는 처방에 따라야 한다. 이와 같이 변증법적 대화분석에서 분석가는 환자의 발달 과정의 공체험자(Mitlebender)이다. 분석가는 더 이상 분석하는 주체가 아니고 환자와 함께하는 체험자이기 때문이다.

변증법적 대화치료에서 분석가는 환자라는 미지의 인간을 대하여 환자 자신도 모르는 그의 인격의 측면을 함께 탐색해 나가야 한다. 이 과정은 분석가가 환자에 관계된 인격의 총체, 즉 의식과 무의식을 환자와 함께하는 공체험의 과정이기 때문이다. 이런 점에서 분석가는 환자의 의식과 무의식의 세계, 환자의 성격유형과 무의식의 표현, 즉 꿈이나 그 밖의 무의식의 표현 내용을 살펴나가는 것이 필요하게 된다.

변증법적 대화분석에서는 분석가의 '변증법적 자세'가 중요하다. 변증법적 자세란 분석하는 분석가의 특정한 방식에 치우치지 않는 자세이다. 이것은 분석가인 분석자가 환자와 대등한 위치에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방식인 것이다. 분석가는 환자와 대화를 통하여 이제까지 생각하지 못했던 전혀 새로운 치료를 할 수 있다. 이것은 환자의 개성이 다양하다는 것이며, 그만큼 환자의 개인적인 인격과 개성이 중시되어야 함을 말한다.

그 때문에 분석자는 환자의 인격과 개성에 대한 일반적인 선입견이나 고정관념을 갖지 말아야 한다. 융은 환자의 개성이 분석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이렇게 말한다. "어떤 경우에나 개인적인 분석자 불가피하며, 이것이 학문적으로 책임질 만한 유일의 것으로 보인다." 그러기에 분석치료란 분석자의 인격을 통한 '환자에 개성에 따라'분석하는 것이다.

3) 변증법적 대화분석의 치료목표

변증법적 대화분석에서 궁극적으로 지향하고 있는 것은 환자에게 원형적 체험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것은 환자로 하여금 내적으로는 의식과 무의식의 대극관계, 외적으로는 주객의 대립관계를 초월하여 원래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체험케 하는데 있다. 그 체험은 신성력(神性力, Numinosum)의 체험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런 체험이야말로 진정한 의미의 치유로 연결된다는 점에서다.

융은 "나의 분석작업의 주된 관심은 노이로제의 분석에 있지 않고 신성력(Numinosum)의 접근에 있다. 누미노줌에로의 접근이 원래적인 분석치료이고 누미노줌의 체험에 도달하는 한 질병으로부터 해방된다. 누미노줌적인 성격은 질병 자체를 받아들인다."고 하였다.

분석심리학에서 분석가 양성을 위한 교육분석은 한편으로는 환자 자신의 신경증적 문제의 해결, 다른 한편으로는 이런 원형적 작용의 체험을 요구하고 있다. 교육분석의 후반에 적극적 명상(aktive Imagination)을 권유하는 것은 이런 체험을 위한 것이다.

융의 수제자인 폰 프란츠는 교육분석의 의미와 관련하여 "내 경험에 의하면 교육분석이 개인적인 문제의 해결에만 머문다면 분석자는 후에 환자에게 결코 실제적으로 효과적인 도움을 주는 자가 될 수 없다. 원형적 체험이 없는 분석치료는 좋은 충고, 지적 해석, 정상인이 되도록 하는 선의의 추천 등 오직 하찮은 것들만을 제공할 수 있다"고 하였다.

그러나 융은 기술분석인 암시치료를 결코 소홀히 하지 않았는데, 이는 분석치료는 '환자에 따라' 분석하는 것이기 때문에 가급적이면 많은 분석기법을 습득할 것을 권고한 것이다.

4. 정리

지금까지 우리는 꿈 분석의 일반기법에 대하여 기술했다. 꿈 분석에서는 기법의 성격에 따라 방법적인 기준이 달라진다고 했다. 꿈 분석에서 방법적인 기준은 치료의 방법적인 것이기는 하지만, 분석자가 환자에게 대응하는 방법에 따라 달라지는 것을 의미한다는 점에서다.

이것은 인간이 하나의 정신체계를 갖고 있지만, 인간 정신체계가 환자에게 작용할 때 상호작용을 한다는 점을 중요시한 결과였다. 이런 점을 고려하여 분석심리학은 이전의 틀에 박힌 방식으로 적용하는 것에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는 점에서 우리는 일반적인 분석기법에 대해서 몇 가지로 구분하여 기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