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동욱 목사(서울 예정교회 담임, 한국지역복음화협의회 대표회장).
▲설동욱 목사(서울 예정교회담임, 연세총동문부흥사협의회 대표회장). 
실존 인물인 스필만의 이야기를 그려낸 '피아니스트'라는 영화가 있다.

제2차 대전 나치 점령 하의 폴란드 바르샤바에서 간신히 목숨만을 구한 스필만이 사람들의 눈을 피해 숨어 다니느라 폭격으로 폐허가 된 건물에서 자신의 은신처를 만들어 허기와 추위, 고독과 공포를 이겨내고 있었다. 마지막까지 끈질기게 생존을 지켜나가던 중, 우연히 순찰을 돌던 독일 장교에게 발각되고 만다. 첫눈에 도망자임을 눈치챈 장교가 그에게 신분을 대라고 하자, 스필만은 작은 목소리로 "피아니스트"라고 밝힌다. 한참 침묵이 흐른 뒤, 장교는 스필만에게 연주를 명령한다. 어쩌면 지상에서 마지막 연주일지 모르는 그 순간, 스필만은 온 영혼을 손끝에 실어 건반을 두드리는데 이 연주에 감동을 받은 장교는 결국 그 피아니스트를 살려주었다. 실제로 스필만은 89세인 2000년까지 살다가 세상을 떠났다.

만약 저와 여러분이 생의 마지막 갈림길에서 신분을 "크리스천"이라고 밝힐 때 무엇으로 다른 사람을 감동시킬 수 있을까? 신앙생활이란 신앙인들만의 리그에서 자신들만의 잔치가 되어서는 안 된다. 교회 밖에서 빛이 되고 소금이 되어야 한다. 신앙인의 모습에서 상대를 감동시킬 그 무엇을 우리는 보여 주어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