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덕영 박사. ⓒ크리스천투데이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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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구절을 예수님이 50세가 다 되어 돌아가셨다는 증거로 쓸 수 있을까? 간혹 그렇게 해석하려는 시도가 있다. 크리소스톰은 이 숫자를 예수께서 복음을 전하기 시작한 나이가 30세쯤 되었다는 눅 3:23과 조화시키고자 50이 아닌 사십이라고 해석한다. 하지만 이 구절을 가지고 예수님의 나이를 추론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본다.
50은 유대인들에게 있어 완숙된 나이를 말한다(민 4:3, 39; 8:24-25). 즉 50은 남자의 노동 연한의 마지막을 가리키는 나이였다. 간혹 20세 이상 봉사한 경우도 있었으나(대상 23:24) 레위인은 대체로 25세 또는 30세부터 시작하여(민 4:3) 50세까지 성전 일에 봉사하였다. 그리고 50세가 되면 정년으로, 그 형제와 함께 '회막에서 모시는 직무'를 지키고 공적인 봉사 '일'은 하지 않아도 되었다(The Levites ceased to officiate). 오늘날로 보면 일종의 성전 봉사의 정년퇴직이요 명예퇴직이었다.
▲영화 ‘선 오브 갓’에서 간음한 여인을 용서하는 예수. ⓒ영화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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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에도 간혹 어른이 자기와 나이 차가 많이 나는 젊은 사람과 언쟁을 벌이는 경우가 생길 때 '나이도 어린 것이', '머리에 피도 안 마른 00이', '새파란 00이' 등등 자기보다 연하의 사람에게 자신이 상대방보다 더 연장자임을 내세울 때 쓰는 세속화된 말이 있는 것처럼, 겁도 없고 거침없이 대답하는 청년 예수의 말과 모습을 본 유대인들이 예수님을 함부로 대하면서 질문하는 가운데 나온 말투였다. 정말로 오십이 된 사람에게는 유대인들이 함부로 이런 말투를 사용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따라서 이 구절을 가지고 예수님 나이가 오십쯤 되었다고 추론하는 것은 타당하지가 않음을 알 수 있다.
창조신학연구소(kict) 조덕영 박사(조직신학, Th.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