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디 황 박사.
▲앤디 황 박사. ⓒ강혜진 기자

“처음엔 아무것도 모르고 시작했는데 하나님의 은혜를 맛보고, 계속 오다보니까 하나님께서 나를 택하셔서 지금까지 지키고 인도하셨다는 확신이 더욱 분명해졌다. 지금도 잘 모르는 것이 많다. 언젠가 하나님과 독대해서 물어보고 싶다. ‘하나님 그 때 저한테 왜 그러셨어요?’라고(웃음).”

영화치료 전문가인 앤디 황(황인식) 박사. 도미 유학, 골드만 삭스 근무, 사업가, 일본 선교사, 스타 영어강사, 영화치료 전문가로 활동 중인 그는 누구보다 파란만장하고 치열한 삶을 살아왔고, 이같은 삶은 지금도 현재진행형이다.

무엇보다 그의 삶을 관통한 것은 하나님을 향한 신앙이었다. 자유로운 성격에 자신감과 도전 정신으로 충만했던 그가 상처받은 영혼을 치유하는 상담가가 되기까지 하나님은 그를 연단하시고 훈련하셨다. 마음 좋은 이웃집 큰 형과 같은 인상을 가진 그가 풀어낸 이야기는 다름 아닌 하나님의 뜻을 발견하고 그 뜻대로 순종해서 살기 위한 몸부림이었다. ‘환난은 인내를, 인내는 연단을, 연단은 소망을 낳는다’는 말씀처럼 현재 그는 영화치료라는 새로운 영역 가운데 두신 하나님의 뜻을 바라보면서 하루하루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음은 앤디 황 박사와 일문일답이다.

-도미하셔서 골드만 삭스에서 일하시다가 갑자기 일본에 선교사로 가셨다.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치고 뉴욕대학교에 입학을 하게 됐다. 뉴욕대에서 대학원 공부까지 마친 후 골드만 삭스에 취업해 일을 하다가 일본으로 건너갔다. 그때까지 내 힘으로 살았는데 이제 하나님의 뜻을 찾고 싶었기 때문이다. 나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하다 선교를 가기로 결심을 하게 됐다. 일본에서는 유학생들을 가르치는 사역을 했다. 사역이 잘 되면서 청년들의 양육을 맡기 시작했다. 그곳에서 너무나 놀라운 체험들을 많이 했다. 그 어느 때보다 내면이 충만해지는 걸 느꼈다. 그 때 깨달았다. ‘내가 해야 할 일은 바로 이거다!’ 일본에서 선교 사역을 정리하고 바로 상담 공부를 시작했다. 선교지에서 크게 느끼고 지금도 간증하는 것은 하나님께서는 이미 영적·물질적 축복을 다 열어주셨는데, 하나님의 뜻에 순종하려는 의지가 있느냐 없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한국에 오셔서 상담코칭학을 공부하시며 교수 활동, 방송 활동 등 다양하게 활동하셨다.

“20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저는 아는 사람이 전혀 없었다. 서울과 경기도에 있는 문화센터를 다 돌아다니며 영어를 가르치기 시작했는데, 영어를 잘 가르친다는 소문이 나서 삼성 임원단, 국가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하게 됐고, 청담동에서도 강의했다. 그렇게 강의해서 대학원 등록금을 감당하며 박사까지 마쳤다.

대학교에서 영어강의를 하는데 제대로 된 영어 교재가 없었다. 단지 학교뿐 아니라 교회현장에서도 ‘특수한 목적을 가진 영어’인 선교영어에 대한 매뉴얼이 필요했다. 분주한 일정 가운데도 이 분야의 전문가인 두 명의 공동집필진과 의기투합하여 「선교영어입문」을 출간했다. 또 영어로 고통받는 이들을 위한, 제대로 된 영어교재를 만들어보자 해서「영어딕션스피치코칭」을 연이어 출간했다. 단행본 출간에 앞서 ‘교회에 도움이 되는 지적 재산을 만들어야 하지 않겠는가’ 하는 마음으로 매일 기도하면서 준비했고, 돈도 굉장히 많이 투자했다. 기독교 서적이지만 국내 최고의 어학분야 출판사 중 하나인 ‘씨앤톡’(대표 이진곤)에서 출판 및 기획을 총괄했다. 독자들의 반응도 되게 좋았고 책도 잘 팔렸다. 무엇보다 한국교회를 위해서 기도하면서 만든 책이라 애정이 간다.”

앤디 황
▲강의를 진행하고 있는 앤디 황 박사. ⓒ앤디 황 박사 제공

-앞으로의 활동 계획과 비전에 대해 말씀해달라.

“현재는 영화와 심리를 합쳐서 영화치료를 하고 있다. 한국에는 영화치료하시는 분들이 거의 없는데, 20년 만에 한국에 와서 한국어로 공부하기도 쉽지 않았다. 그러나 영화치료는 제가 시작해야 했던 사역이고, 제가 해야할 분야라고 생각한다. 영화치료는 일단 영화를 보는 관점이 다르다. 영화 속에는 무조건 등장 인물을 둘러싼 사건·사고들이 등장하는데 갈등 요소들이 어떻게 해결되는지 지켜보면서 간접 경험을 하게 한다.

먼저, 영화를 보면서 어떤 힐링적인 요소들이 있는지 살핀다. 일단 지식적 접근은 지식적으로 끊어서 보여준다. 영화 속의 좋은 모델과 나쁜 모델을 찾아서 보여주는 것이다. 연상적 접근은 영화 속의 어떤 장면을 보고 떠오르는 것을 자연스럽게 말하게 한다. 내담자가 자기의 이야기를 끄집어 낼 수 있도록 돕는 것이다. 정화적 접근은 영화를 보면서 많은 이들이 우는데 그러한 요소를 끄집어 내는 것이다. 내담자를 먼저 안 상태에서 영화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영화치료 강의는 꼭 여러 번 진행하는데 기적과 같이 치유의 역사가 일어난다. 영화라는 매체를 통해서 그들에게 동기를 부여하고, 하나님의 역사하셔서 치유가 일어나는 것을 보고 느낀다. 지금도 내가 한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서 하신다고 생각한다.

현재로서는 같이 일을 할 사람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앞으로 하나님께서 이 사역을 어떻게 키우실 지 모르겠지만 현재의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대부분의 영화 심리는 심리쪽을 많이 강조하는데 영화도 잘 알아야 한다. 미디어 사역을 하시던 분들이 지금은 많이 없다. 팀으로 사역을 해야 하는 게 맞다고 본다. 앞으로 저를 포함한 4명이 함께 협동조합을 세워서 영화치료를 보다 전문적으로 진행하고 싶다. 그리고 초심으로 돌아가 영화와 관련된 책도 쓰고 있다. 하고 싶은 영역은 많은데, 기다리고 있는 영역도 있다. 할 일이 너무나 많다.”

-오늘날 기독 청년들과 나누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성경에 달란트의 비유가 나온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각각 한 달란트, 두 달란트, 다섯 달란트를 주셨다. 적어도 나한테 한 달란트가 있다. 한 달란트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역을 안 하고 그냥 갖고 있다. 하나님은 ‘내가 너한테 지극히 작은 것을 맡겼다’고 말씀하신다. 한 달란트를 오늘날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14억 정도 된다. 하나님께서 기본적으로 14억을 주셨는데, 이것이 절대 적지 않다. 게다가 장사하기만 하면 최소한 2배인 28억을 주시는데 사용하지 않는 것이 문제다. 우리 모두에게 다 이러한 달란트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야 한다.

무엇인가를 도전해보고 갈급함도 느껴야 한다. 물은 항상 있지만 24시간 갈증을 느끼고 땀을 뻘뻘 흘린 후 마시는 물은 그 시원함의 깊이가 다른 것이다. 그러나 우리 앞에는 이미 너무 많은 것들이 펼쳐져 있어서 갈급함을 느끼지 못하는 것 같다. 우리에게 주신 달란트를 발견하고 열심히 장사하여 많은 것들을 남기는 삶을 살라고 말씀드리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