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어 이창우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우리는 지난주부터 비물질적인 선물에 대하여 살펴보고 있습니다. 이번 시간은 비물질적인 선물 중에서도 지식의 선물을 생각해 보겠습니다. 아마도 키에르케고어는 목사님이나 교수님들이 교만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이런 생각을 한 것처럼 보입니다. 그럼, 그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당신은 목사일 수도 있고 신학교 교수일 수도 있습니다. 당신은 진리를 알고 있고, 게다가 설명도 아주 잘 하지요. 모든 진리를 꿰뚫을 줄 압니다. 이 사상의 힘으로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도 압니다. 당신에게 그런 지적인 힘을 주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것도 압니다. 대단합니다.

당신의 메시지가 얼마나 인기가 많은지, 이미 방송도 타고 있고요,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에 올린 글에는 좋아요가 수백 개, 아니 수천 개나 달리고 있군요. 많은 사람들은 당신의 설교와 사상에 열광하고 있습니다. 많은 사람들은 당신의 메시지와 글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그런 방식으로 많은 대중들과 당신은 하나이며, 하나로 묶여 있지요.

그러나 문제는 그들은 당신의 도움 없이 진리를 파악할 수도 없고, 볼 수도 없다는 겁니다. 당신은 자신을 제거하지 못했고, 그들이 당신 없이 진리 가운데 머물 수 있도록 하지 못했습니다. 당신의 영향력은 더욱 커져만 가고 있지요.

당신은 그렇게 대단한 사람입니까? 당신이 그런 사람이라면, 내가 비천한 자도 가르칠 자격이 없는 사람인데, 하물며 당신을 가르칠 수 있겠습니까? 나는 다만 여기에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말할 뿐입니다.

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좋고 완전한 선물은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옵니다. 인간이 터득했다는 확실한 진리도 확실히 의심스럽습니다. 왜냐하면 처음에 진리를 터득한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진리를 터득하지 않는다면, 그냥 자리에 앉아서 지식으로 배운 진리가 어찌 진리겠습니까!

예수 그리스도는 진리입니다. 그분은 선포한 대로 삶을 살았습니다. 선포한 사람은 자신이 가르친 대로 살아야 합니다. 당신은 진리를 가르치고 도대체 원하는 것이 무엇입니까? 맞습니다. 당신은 진리를 가르치고도 돈을 받지 않았습니다. 거저 받은 은혜를 거저 주었지요.

그러나 당신은 지금 가르침의 대가로 대중들의 존경, 그들의 감사, 그들의 감탄, 그들의 환희, 그들의 영광으로 돌려받고 있지 않습니까! 슬프다! 사람이 먹고 마시는 것뿐 아니라, 세상의 명예와 존경과 감사와 감탄 등으로 영혼을 먹여 살려야만 하는 건가요? 세상의 명예가 다 무엇입니까? 화장한 얼굴은 아닌가요? 인간의 존경은 다 무엇입니까? 이 존경이 의인에게 공급되는 것만큼 경건치 못한 것은 없습니다!

아이가 부모에게 칭찬을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무거워집니다. 왜냐하면 칭찬받은 만큼 살지 못하기 때문이지요. 마찬가지로 존경받는 당신은 마음이 무거워져야 정상일 겁니다. 왜냐하면 진리의 가르침을 선포한 대로 살아야 하기 때문이지요.

아마도 당신이 선포한 진리 앞에 제대로 섰다면, 두려워 떨었을 것입니다. 존경받는 당신, 진리를 가르치고 존경과 감사와 찬양을 즐기면서 자신이 선포한 대로 진리를 살아내는 데에는 관심이 없는 그런 파렴치한이 되지 마십시오.

따라서 당신이 선포할 어떤 진리가 있다면, 그때 당신의 영향력을 최소화하십시오. 당신은 아무 것도 아닌 존재가 되게 하십시오. 당신을 희생하십시오.

그래서 당신이 선물을 줄 때, 사람들이 선물 대신 당신을 취하는 일이 없도록 하십시오. 선물 대신에 당신을 칭찬하거나 존경하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그들이 진리 안에 있지도 않으면서, 마치 당신이 선포한 이야기를 듣고 진리 안에 있는 것처럼 착각하는 일이 없게 하십시오.

당신은 이미 진리가 무엇인지 잘 알고 있는 지식인이요, 설교자요, 목사요, 교수입니다. 당신은 이미 이것이 어떻게 완성돼야 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능력 있는 사상가이기 때문입니다. 당신이 이것을 할 수 있다면, 당신은 정말로 선물을 주는 자이고 선물보다 못한 자입니다. 그 선물이 당신으로부터 왔다 할지라도,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갖 좋고 완전한 선물은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 옵니다.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