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에르케고어 이창우
▲이창우 목사. ⓒ크리스천투데이 DB
선물에는 물질적인 선물만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충고, 안내, 상담, 위로, 동정, 지식과 같은 비물질적인 선물도 있지요. 예를 들어, 이 중에서 충고를 선물해 주는 경우를 생각해 봅시다. 물질적인 선물과 비교할 때, 충고의 선물은 어떤 점이 다를까요?

이미 말씀드렸다시피, 물질적인 선물의 경우, 주는 자는 받는 자가 발견하지 못하도록 숨어야 합니다. 그러나 충고를 선물하려는 경우, 충고를 주는 자는 받는 자 모르게 숨을 수가 없습니다. 또한 충고보다 충고하는 사람이 더없이 훌륭해 보입니다. 왜냐하면 그는 많은 역경을 극복하고 그와 같은 충고를 할 수 있는 위치에 왔으니까요.

비유로 말씀드리자면, 충고는 마치 기름을 짜내듯 역경 속에서 쥐어짜낸 엑기스였지요. 누가 이런 충고를 낭비할 수 있겠습니까? 아마도 독자, 당신은 비싼 대가를 주고 산 이 충고를 가치 있게 하는 방법을 알았을 겁니다. 그렇게 비싼 대가를 주고 산 것, 그것은 바로 당신의 인생이었으니까요.

예, 당신은 경험을 통해 비싼 대가로 충고를 얻었고, 누군가에게 충고하려 합니다. 그때 당신이 충고하려는 의미는 무엇입니까? 당신이 비싼 대가를 주고 여기까지 왔으니, 상대도 그래야 한다는 이야기인가요? 당신이 줄 수 있는 충고가 있다고 칩시다. 그렇다면, 그 충고는 당신의 경험과 분리할 수 있나요? 선물은 주는 것인데, 당신의 자신과 충고를 분리할 수 없다면, 그것은 선물일 수 있을까요?

어쩌면 당신은 어려움을 겪었을 때보다 충고가 덜 필요한지도 모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충고를 받는 자는 당신의 충고가 얼마나 영향을 끼쳤는지 느끼고 있습니다. 그럼 충고는 약해진 걸까요? 혹은 이 충고는 약해진 것이 아니라 더욱 생생해졌습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충고의 엑기스를 얻었을 때보다 더욱 충고를 반복해야 하고, 다른 사람에게 "교훈해야 하므로" 충고가 더욱 필요해졌지요.

그때, 이 충고는 당신에게 약해진 걸까요, 더 강해진 걸까요? 충고가 더 강해진 것이라면, 당신은 충고보다 못한 자입니다. 왜냐하면 당신은 충고에 기생하고 있는 기생충에 불과하니까요.

따라서 당신이 충고를 선물로 주려거든, 재판을 하듯 머리를 뻣뻣이 들지 마십시오. 충고를 필요로 하는 자에게 꼬치꼬치 캐물으며 응시하지 마십시오.

당신은 고개를 숙이고 충고보다 눈을 낮게 뜨십시오. 그래서 충고가 당신이 아니라, 위로부터 오는 것이 될 수 있도록 준비하십시오. 다른 사람뿐 아니라 자신을 위해서라도 그리하십시오. 온갖 좋고 완전한 선물은 위로부터 빛들의 아버지로부터만 온다는 것을 인정하십시오(약 1:17).

당신이 줄 수 있는 가장 좋은 충고를 선물로 줄 수 있을지라도, 그 충고가 사람에게 약이 될지 독이 될지 당신은 알 수 없습니다. 당신의 충고가 충고를 받는 자에게 똑같이 적용될 수 있을 거라고 어떻게 호언장담할 수 있겠습니까! 당신의 충고가 그에게 구원이 될지, 아니면 오히려 멸망이 될지 당신은 알 수 없습니다.

따라서 충고를 하기 원한다면, 당신은 충고보다 못한 자임을 인정하고 충고가 올바로 작용할 수 있도록 골방에 들어가 기도하십시오. 당신의 충고가 당신의 경험과 분리될 수 없다면, 당신의 충고가 좋고 완전한 선물이 될 수 있도록 하나님께 기도하십시오.

이창우 목사(키에르케고어 <스스로 판단하라> 역자, <창조의 선물> 저자)